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

한국을 방문한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오늘(14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예방하고, 미-한 동맹은 안보 동맹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자리에선 한반도 정세와 미-북 협상 재개 방안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방한 중인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 국장(DNI)이 14일 청와대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헤인스 국장의 문 대통령 예방에는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헤인스 국장은 양국 간 현안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측은 또 두 나라 동맹의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습니다.

헤인스 국장은 “미-한 동맹은 안보 동맹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도 “두 나라는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미-한 동맹은 안보 동맹을 넘어 이런 보편적인 가치의 동맹까지를 의미한다”고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헤인스 국장이 재임하는 동안 양국의 정보협력 관계가 더 발전하고 동맹도 공고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헤인스 국장이 미국 최초의 여성 국가정보국 국장이자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상원에서 가장 먼저 인준된 분”이라고 했고, 이에 대해 헤인스 국장은 “문 대통령이 인권과 평화를 위해 걸어온 길에 존경을 표한다”고 화답했습니다.

헤인스 국장의 청와대 예방은 오는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을 일주일 가량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를 통해 미-한 양측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전략을 공유하고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헤이스 국장이 북 핵 관련 정보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기 때문에 미-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문제 접근법에 대한 막판 조율이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헤인스 국장이 직접 바이든 대통령에게 직보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의중을 갖고 왔을 수 있어요. 그래서 여기서 조율이 좀 되고 그 조율된 결과를 갖고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가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고요. 이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북한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겁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러면 사전에 조율된 형식으로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 거거든요.”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정보수장이라는 직책 상 대북정책 조율 보다는 한반도 정세와 중국 문제 등과 관련한 의견 교환이 주로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신 센터장은 헤인스 국장의 방한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게 잡히면서 앞서 13일 비무장지대와 판문점을 방문한 데 이어 청와대 예방 등을 소화하면서 공고한 양국 동맹을 재확인하고 북한에 도발하지 말라는 경고메시지를 보내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미국의 정보수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통령 예방을 실현함으로써 한-미 동맹에 대한 한국의 신뢰를 보여줬다 이렇게 볼 수 있겠고요. 헤인즈의 경우에도 2박이나 한국에 머물면서 판문점도 방문하고 대통령과 다른 고위급 인사들을 면담함으로써 동맹 강화 차원에서

한국에서 충분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런 의전적 차원에서의 동맹 강화 노력은 평가할 수 있다고 봐요.”

조한범 박사는 헤인스 국장의 행보가 대북 경고에 그치지 않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화 의지도 시사하는, 양면성을 띤 메시지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헤인스 국장이 굳이 판문점이나 JSA를 갈 이유는 없거든요. 그것도 정보수장이 공개적으로. 그 얘기는 북한에 대한 경고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최초로 판문점 넘어서 북한에 갔다 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결국 경고도 하지만 대화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고요.”

미-한 동맹이 안보 동맹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헤인스 국장의 발언에 대해선 북한 문제를 넘어선 대중 견제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는 관측입니다.

조한범 박사는 바이든 행정부는 가치 기반 국제주의를 지향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들과의 전

지구적 차원의 연대를 통해 중국, 북한 등 권위주의 세력에 대응하려고 한다며, 이에 대한 한국 측의 역할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헤인스 국장은 이날 박 원장과 따로 만나 대북 정보 교류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12일 일본 도쿄에서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정보관과 미-한-일 3국 정보기관장 회의를 했는데 이틀 만에 다시 대면한 셈입니다.

헤인스 국장은 지난 12일 일본에서의 3국 정보기관장 회의 직후 한국으로 이동해 13일 비무장지대 판문점 현장을 찾고 용산 합동참모본부 청사를 방문해 이영철 국방정보본부장 등 정보 분야 인사들과 면담했습니다.

또 13일 저녁엔 서울 시내 호텔에서 서훈 실장과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대사 대리 등과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헤인스 국장은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14일 오후 한국을 떠났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