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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경봉쇄 장기화 속 대북제재 면제 연장 승인 잇따라


지난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지난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 조치가 장기간 계속되는 가운데 유엔 안보리가 국제기구와 대북 구호단체들의 제재 면제 연장 신청을 잇따라 승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보리의 연장 승인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주목됩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국제기구와 비정부 기구 등 지원 단체들의 대북제재 면제 연장 신청을 잇따라 승인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3일에는 환자용 인공호흡기와 산소 농축기, 산소 농도계 등 75만 9천 920달러 상당의 의료 장비를 북한에 보내는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의 대북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가 1년 연장됐습니다.

이에 따라 유니세프는 관련 물품을 내년 8월 13일까지 북한에 반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유니세프는 이와 별도로 지난 5일에는 응급 분만과 신생아 치료를 위한 인큐베이터, 산소발생기, 백신 냉장고 등 441만 달러 상당의 대북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제재 면제를 연장 받았습니다.

두 사례 모두 유니세프가 최종 승인을 받는데 걸린 시간은 사흘로, 최종 승인까지 1~2개월이 걸렸던 과거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승인이 이뤄졌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본부를 둔 보건의료 비정부기구 ‘샘복지재단’도 지난 10일 평양 제3인민병원에서 사용될 의료 장비와 의약품, 식료품 대북 반입에 대한 제재 면제 연장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단체의 제재 면제 연장은 지난해 2월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도 지난달 23일 손수레 7천500개와 삽 5천 개, 곡괭이 5천 개 등 11만 달러 상당의 대북지원 물품에 대한 제재 면제 연장 승인을 받았습니다.

유엔인구기금은 3차례 대북 제재 면제 연장 승인을 받았습니다.

신종 코로나 대유행 발발 이전인 2019년 10월 승인된 토요타 자동차 2대, 자동차 엔진에 필요한 부속품 등을 북한의 국경 봉쇄로 반입하지 못함에 따라 지난해 4월과 10월, 올해 4월에 각각 면제 연장을 신청해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들 단체들은 모두 신종 코로나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 여파를 이유로 제재 면제 연장을 신청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 방역을 주장하며 국경을 봉쇄함에 따라 지원 물품을 북한에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20년 째 북한에서 의료 보건 사업을 벌이는 미국의 한 구호단체는 24일 VOA에, 올 여름 안보리로부터 내년 가을까지 제재 면제 연장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신청 접수 후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승인이 떨어졌다며, 특히 길게는 8개월까지 걸리던 미국 재무부의 대북 제재 면제 승인도 3주일 만에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대북 지원 물자는 1년 넘게 북중 국경 지역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 내 취약 주민들을 지원할 모든 준비가 갖춰졌다며, 관건은 북한 당국이 다시 국경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국경 봉쇄로 인한 지원 물품 조달에 어려움이 따르자 기존의 제재 면제 기간인 6개월을 9개월로 늘린 바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를 막겠다며 국경을 봉쇄한 북한 당국의 조치가 신종 코로나 백신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입니다.

앞서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은 VOA에 신종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 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로부터 백신 배정을 받고도 공급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준비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코백스와 북한 당국 간 협상에 정통한 한 소식통도 북한이 백신 지원을 받기 위해 필요한 행정절차 7개 가운데 2개만 완료해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백스로부터 백신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법정 책임 면제 합의서, 백신 전달을 위한 국제요원 입국 허용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최근 코백스로부터 중국산 백신인 시노백 297만 회분을 배정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배정된 백신은 올해 초 배정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9만 2천 회분을 포함해 총 500만 회분으로 늘었습니다.

코백스 대변인은 24일, 북한에 대한 코로나 백신 공급 진행 상황을 묻는 VOA의 서면질의에, ‘코백스 6차 백신 배정’에서 북한에 백신이 할당됐다며, 현재 북한 측과 지원을 위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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