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부모, 이란 은행 동결자금 327만 달러 지급 요청

북한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지난 2016년 3월 평양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이번에는 이란 은행 소유의 동결 자금 약 327만 달러를 회수하기 위한 최종 법원 명령을 요청했습니다. 북한 연계 자산을 끈질기게 추적해 온 웜비어 부모가 이번에도 아들의 죽음에 대한 배상금을 추가로 회수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가족이 이번에는 이란 은행 소유의 동결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최종 법적 절차에 나섰습니다.

웜비어의 부모 신디와 프레더릭 웜비어는 지난 3일 뉴욕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뉴욕주 감사원이 보관 중인 자금과 누적 이자 약 327만 달러를 자신들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자산 인도 명령과 최종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번에 회수를 요청한 자금은 이란 세파은행(Bank Sepah) 소유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의해 동결된 자산입니다.

웜비어 부모 측은 해당 자금이 동결됐을 당시 세파은행이 북한의 기관 또는 수단에 해당했다며, 미국의 테러위험보험법(TRIA)에 따라 북한에 대한 배상 판결을 집행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법원은 지난 9월 웜비어 부모 측이 신청한 압류영장을 발부하면서 해당 자금이 세파은행 소유이며, 세파은행은 자금이 동결됐을 당시 북한의 기관 또는 수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신청서에 따르면 해당 자금의 원금은 약 242만6천 달러입니다. 그러나 누적 이자를 포함한 전체 금액은 지난달 6일 기준 약 326만6천 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신청은 북한과 세파은행이 법원이 정한 기간 내에 자금 인도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웜비어 부모 측은 지난 9월 압류영장과 번역본을 뉴욕의 북한 유엔대표부에 전달했으며, 배송 기록에는 해당 서류가 9월 22일 ‘K. Kim’이라는 이름으로 수령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후 추가로 발송한 자산 인도 청원 관련 서류는 지난달 7일 북한 유엔대표부가 수령을 거부해 반송됐습니다.

같이 보기:

북한 유엔대표부, ‘웜비어’ 법원 통지 수령 거부…법원, 동결자산 정보 공개 허용

웜비어 부모 측은 법원이 승인한 방식에 따라 서류를 발송했기 때문에 북한 유엔대표부가 수령을 거부했더라도 통지는 유효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이의제기 기간은 10월 7일부터 시작됐지만, 북한은 정해진 21일의 기간 안에 법원에 출석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란 세파은행에도 관련 서류가 전달됐지만, 은행 역시 정해진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자금 보관 기관인 뉴욕주 감사원도 웜비어 부모 측의 이번 신청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웜비어 부모 측이 법원에 제출한 명령안에는 법원이 이를 승인할 경우 뉴욕주 감사원이 명령 발령 후 영업일 기준 10일 이내에 약 327만 달러와 추가 이자를 웜비어 부모 측 변호인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지난 2018년 북한 당국의 부당한 억류와 고문으로 아들이 사망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12월 약 5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이후 웜비어 가족은 판결에 따른 배상금을 회수하기 위해 미국 내 북한 관련 동결자산을 추적해 왔습니다.

2019년에는 북한산 석탄을 불법 운반한 혐의로 압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의 매각 대금 일부에 대해 배상 권리를 확보했으며, 2020년에는 뉴욕주 감사원이 동결한 북한 조선광선은행 소유 자금 약 24만 달러를 회수했습니다.

이어 2023년에는 뉴욕멜론은행에 예치된 북한 고려항공의 대리기관 관련 자산 약 220만 달러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았습니다.

최근에도 자산 회수 성과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6월 미 법원은 파키스탄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의 네트워크와 연계된 자산 약 1천713만 달러를 웜비어 부모에게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이번에 요청한 이란 세파은행 관련 자금의 최종 지급 명령도 승인될 경우, 웜비어 가족이 미국 법원의 대북 배상 판결에 따라 추가로 배상금을 회수하는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