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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대표부, ‘웜비어’ 법원 통지 수령 거부…법원, 동결자산 정보 공개 허용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가 VOA와 인터뷰 하는 모습. (자료사진)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가 VOA와 인터뷰 하는 모습. (자료사진)

뉴욕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보낸 법원 통지 서류를 수령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법원은 웜비어 부모가 재무부를 통해 북한 관련 동결자산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북한에 억류됐다 뇌사 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 부모가 보낸 법원 통지 서류의 수령을 거부해 발송인에게 반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웜비어 부모의 변호인은 19일 뉴욕 북부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지난 6일 뉴욕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자산 이전 신청과 관련 절차를 알리는 통지 서류를 페덱스(FedEx)로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대표부는 바로 다음 날인 7일 오전 10시 14분 이 서류에 대한 수령을 거부했고, 곧바로 해당 우편물은 발송인에게 반송됐습니다.

이번 통지는 뉴욕주 감사원이 보관 중인 뱅크 세파(Bank Sepah)의 북한 관련 자산 약 242만 6천 달러를 웜비어 부모에게 넘겨달라는 신청과 관련된 것입니다.

웜비어 부모는 이 자금이 동결될 당시 이란 은행인 뱅크 세파가 북한의 기관 또는 대리기관에 해당했다며, 북한을 상대로 받은 손해배상 판결을 집행하기 위해 자산 회수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변호인은 북한 측에 의해 서류가 거부됐지만, 법원 명령에 따른 통지 절차는 이행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령인이 서류 인도를 거부하더라도 법적으로는 통지가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기존 판례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앞서 VOA는 웜비어 부모가 지난달 22일 북한대표부에 같은 자산과 관련된 별도의 집행영장 사본과 한국어 번역본을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배송 기록에는 ‘K. Kim’이라는 인물이 서명해 정상적으로 서류를 수령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후 웜비어 부모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해당 자금을 자신들에게 넘겨달라는 자산 이전 명령(Turnover Order)을 신청해 현재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수령이 거부된 서류는 지난달 전달된 집행영장과 달리 자산 이전을 신청한 사실을 북한 측에 고지하기 위한 별개의 문건입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지난 20일 북한 관련 동결자산 정보 공개와 관련해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신청한 보호명령을 승인했습니다.

앞서 웜비어 부모는 지난 8월 해외자산통제국에 소환장을 보내 미국 내에서 동결된 북한 관련 자산과 이를 보유한 개인, 금융기관 등의 명단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해외자산통제국은 정보 제공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동시에 자료 공개가 미국의 영업비밀법(Trade Secrets Act)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며 법원에 보호명령을 요청한 것입니다.

해당 법률은 정부 직원이 직무상 취득한 특정 영업, 금융 정보를 법적 근거 없이 외부에 노출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번에 해외자산통제국이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다만 공개되는 정보는 비밀자료로 철저히 취급해 웜비어 부모가 기존 손해배상 판결을 집행하는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또 변호인과 법원, 자산 추적을 돕는 전문가 등 보호명령에서 정한 승인된 관계자 외에는 자료를 열람하거나 공개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앞서 웜비어 부모는 해외자산통제국에 대한 소환장을 통해 북한 자산을 찾아낸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미국 정부 등이 동결한 북한 자산을 찾아내 회수 절차에 나설지 주목됩니다.

웜비어 부모는 지난 2018년 북한 당국의 부당한 억류와 고문으로 아들이 사망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12월 약 5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판결 이후 미국 전역에 동결된 북한 관련 자산을 추적하며 배상금 회수를 이어왔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뉴욕주 감사원이 동결한 북한 조선광선은행 소유 자금 약 24만 달러를 회수했으며, 북한산 석탄을 불법 운반한 혐의로 압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의 매각 대금 일부에 대해서도 배상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이어 2023년에는 뉴욕멜론은행에 예치된 북한 고려항공의 대리기관 관련 자산 약 220만 달러의 권리를 인정받았습니다.

최근에도 실질적인 회수 절차가 이어지면서, 지난 6월 미 법원은 파키스탄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의 네트워크와 연계된 자산 약 1천713만 달러를 웜비어 부모에게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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