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25일 약 1년간의 해외 체류를 마치고 베네수엘라로 귀국했습니다.
마차도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미래를 둘러싼 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귀국해 정치 무대에 복귀했습니다.
마차도는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제가 여기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귀국 사실을 알렸습니다.
마차도는 25일 베네수엘라 서부 라라주의 한 교회에 모습을 나타냈고, 현장에서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은 뒤 수도 카라카스를 향해 육로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목격자들과 마차도 측 공보팀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동 경로 곳곳에 환영 인파가 모였습니다.
마차도의 소속 정당에 따르면, 그는 앞서 여러 차례 베네수엘라 재입국을 시도했습니다. 이번 귀국은 베네수엘라의 차기 대통령 선거 일정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마차도는 논란이 된 2024년 대통령 선거 이후 약 1년간 은신 생활을 하다가 2025년 12월 베네수엘라를 떠났습니다. 당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부에 맞서 야권 운동을 이끌었던 마차도는 노벨평화상을 받기 위해 노르웨이로 향했습니다.
마차도는 2023년 베네수엘라 야권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가 금지됐습니다. 이에 따라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마차도를 대신해 야권 대선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야권은 자체 확보한 투표 기록을 근거로 곤살레스가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지만, 베네수엘라 선거 당국은 마두로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마두로는 2026년 1월 미군 작전으로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됐으며, 마약 테러 공모와 코카인 수입 관련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마두로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후 마두로의 측근으로 부통령을 지냈던 델시 로드리게스가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에 올랐습니다.
곤살레스는 X에 올린 글을 통해 마차도의 귀국을 환영했습니다.
곤살레스는 "오늘은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우리의 주권적 목소리가 이 과정을 이끌고 안내하기 위해 마차도와 함께 돌아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조만간" 마차도와 합류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정부 반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마차도의 귀국에 관한 질문에 귀국 경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의 안전을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나는 그 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마차도는 매우 좋은 여성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녀가 안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베네수엘라 임시 정부 아래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전환을 위한 미국 지원 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반면 마차도와 그의 동맹 세력은 자유롭고 공정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기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할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마차도의 안전한 귀국이 미국의 지원을 받는 화해 협상의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X에 게시한 성명에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안전한 베네수엘라 귀국을 가능하게 한 여건은 미국이 지원하는 화해 협상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협상을 통해 이미 수백 명의 정치범이 석방됐고, 수백 명의 야권 인사들이 망명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의 정치 세력들이 협상을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이 베네수엘라가 수십 년 만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와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차도의 귀국에 대해 미국 의회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공화당의 마리아 엘비라 살라사르 연방 하원의원은 마차도의 귀국을 환영하며 "베네수엘라에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살라사르 의원은 X에 "이제 어떤 나라를 만들고 누구에게 지도자의 역할을 맡길지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결정할 차례"라고 밝혔습니다.
살라사르 의원의 지역구인 플로리다주 남부에는 베네수엘라계와 쿠바계 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는 마차도와 베네수엘라 야권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왔습니다.
민주당의 팀 케인 연방 상원의원도 마차도의 귀국을 환영하면서 미국이 그녀의 안전을 보장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향한 진전을 이루도록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케인 의원은 페이스북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미국은 베네수엘라 정권이 마차도의 안전을 보장하고, 가능한 한 조속히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실시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베네수엘라 국민에게는 자국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주의로 향한 한 걸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베네수엘라와 남미 남부 지역 담당 국장을 지낸 벤저민 게단은 VOA에 니콜라스 마두로의 권력 퇴진과 대법원, 선거 당국 등 주요 기관에 대한 신뢰 회복 노력이 진전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마차도가 그동안 베네수엘라에 부재했던 것은 정치적 전환 과정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단 전 국장은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만이 베네수엘라 당국이 진정으로 다당제 민주주의 회복에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VOA에 말했습니다.
VOA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