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사망 90만 돌파...펜스 "대선 결과 못 뒤집어" 트럼프 비판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 의료시설에서 숨진 코로나 환자 가족과 간호사가 포옹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가 9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내고 코로나 백신 접종을 촉구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각은 잘못됐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지난 1월 미국의 고용 건수가 46만7천 건으로 집계되면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90만 명을 넘어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 초,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시작된 이후 약 2년 만에, 코로나 누적 사망자가 90만 명을 넘겼습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미국 내 코로나 사망자 수는 90만 명을 돌파했고요. 7일 현재 90만2천600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망자 90만 명 돌파는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 세계 코로나 누적 사망자가 574만여 명이니까요. 전체 사망자에서 미국이 자치하는 비중이 약 15% 정도 되는 겁니다. 브라질의 사망자 63만여 명, 인도의 50여만 명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인데요. 다만, 단순 수치로 봤을 땐 미국이 코로나 사망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인구당 비율로 따지면 전 세계 20위 수준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내 코로나 사망자가 80만 명을 기록했다고 전해드린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80만 명을 기록한 게 두 달도 채 되지 않습니다. 미국 내 코로나 사망자 추이를 살펴보면요.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12월 중순, 사망자 수는 약 30만 명 선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1년 6월 중순에 사망자 60만 명을 기록했고요. 10 월 1일 70만 명을 기록한 데 이어, 12월 14일에 80만 명을 넘어섰고 이후 단 51일 만에 90만 명까지 돌파한 겁니다.

진행자) 추이를 보니까, 사망자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는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두 달 만에 이렇게 사망자가 10만 명이나 급증한 이유는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작년 12월 미국에선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됐는데요.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에 비해 중증도는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염력이 강해 코로나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게 됐고요. 확진자 숫자가 워낙 커지다 보니 입원 환자와 사망자 수도 함께 증가한 겁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망자 90만 명 소식에 정부는 어떤 반응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4일 밤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이 팬데믹으로 인한 정서적, 육체적, 심리적 무게는 감내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희생자들과 국민들을 위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미국인들이 백신 접종에 더 나설 것을 촉구했는데요. “최소한 한 차례 백신을 접종한 2억5천만 명의 미국인은 자신들과 가족, 지역 사회를 보호하러 나선 것”이라며, “그 덕에 1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백신 접종을 인구 비율로 따지면 어느 정도 되는 겁니까?

기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소 1차 백신을 맞은 비율은 전체 인구 가운데 75%가 넘고요.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비율은 64%가 조금 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 많은 백신과 추가 접종 즉 부스터 샷까지 맞을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하면서 “백신과 부스터샷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효과적이며 가장 높은 수준의 보호를 제공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미크론 확산 현황은 어떻습니까? 확진자가 계속 급증하는 추세인가요?

기자) 수치를 보면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순 일일 확진자가 80만 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는 50만 명대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2주간,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미크론 확산으로 입원환자도 많이 늘었다고 하던데요?

기자) 입원 환자 역시 지난달 중순 이후 15%가량 줄어들면서 현재 일일 코로나 입원 환자 수는 12만4천 명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일일 사망자만 현재 평균 2천400명으로 작년 겨울 이후 최고 높고 수치를 있는데요.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확산이 이제 잡혀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다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일상을 기대해도 된다는 건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또 다른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 오미크론이 정점을 지나면서 팬데믹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 예로 아이오와 주지사는 지난 4일, 보건 재난 포고령과 특별 안전 조처를 2월 15일로 마무리한다고 밝혔는데요. 킴 레이놀즈 주지사는 트위터에 “독감과 다른 전염병이 일상의 일부인 것처럼, 코로나바이러스도 비슷하게 다뤄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코로나바이러스도 이제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백신을 맞고 치료는 하지만, 생활은 완전히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겁니다. 한편, CDC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을 8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CDC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회의에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 접종 간격을 8주로 늘리는 권고에 대해 논의했다며, 첫 2회 접종 간격을 늘리면 백신의 효과가 더 높아지고, 심근염이라는 심장 염증의 부작용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현재 화이자는 3주, 모더나는 4주 간격으로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4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오랜만에 공개석상에 나왔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20년 대선은 사기였고,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펜스 전 부통령이 반박했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4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 단체 집회에서 연설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틀렸다”라며, “나에겐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펜스 전 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앞서 지난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낸 성명에 대해 반박한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자신의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에 불복해 의사당을 난입한 이른바,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의회가 조사하는 데 대해 불만을 보이며, “왜 마이크 펜스가 재인증 또는 승인을 위해 투표를 되돌려 보내지 않았는지 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가 상원의장으로서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하필 펜스 전 부통령이 선거 결과를 바꿀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겁니까?

기자) 부통령이 선거인단 투표를 확인하고 대통령 당선인을 인증하는 의례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의사당 난입 사건 당일에도 상, 하원 합동회의에서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인증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펜스 전 부통령은 당시 자신에겐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성명까지 내놓았지만, 시위대는 “마이크 펜스를 목매달아라”라고 외치며 대통령 인증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부통령에게 실제로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선거는 의회가 아닌 주차원에서 진행된다”는 헌법 내용을 인용하면서, “의회의 역할은 선거 인단을 존중하여, 각 주에 의해 인증되고 제출된 선거 결과를 공개하고 집계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그러면서 “어느 한 사람이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다는 개념만큼 반미국적인 생각이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전 부통령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틀렸다”라고 말한 데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미 언론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선 긋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이 오는 2024년 대선에 출마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공화당 경선에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펜스 저 부통령의 비판에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시 성명을 내고 펜스 전 부통령의 연설을 다시 반박했는데요. “부통령의 지위는 선거 사기나 부정의 징후가 명백하게 있을 때, 자동 컨베이어 벨트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문제가 있다면, 당선 인증을 자동으로 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겁니다. 이에 펜스 전 부통령의 최측근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다시 비판했는데요. 마크 쇼트 전 부통령 비서실장은 6일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뱀 기름 장사꾼들’, 즉 사기꾼들의 잘못된 법적 조언을 받아들였다면서, 부통령이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며 펜스 전 부통령을 옹호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취업 박람회 현장.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1월 미국의 고용 실적이 전망치보다 더 높게 나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미국 노동부는 4일 발표에서 지난 1월 비농업 부문에서의 고용 건수가 46만7천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망치보다 얼마나 더 높게 나온 건가요?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이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1월 고용 건수가 15만 건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실제로는 이보다 3배 이상 높게 나온 겁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이 전망치를 낮게 잡았던 이유가 뭔가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으로 고용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12월 초에 국내 감염이 처음 확인된 이후, 확진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왔습니다. 많을 때는 하루 확진자 수가 100만 명이 넘기도 했죠. 이 같은 확진자의 폭발적인 증가가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예상이었는데요. 이번 수치는 이런 예상을 깨고 나온 겁니다.

진행자)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고용 건수가 높게 나온 것에 대해서 어떤 해석이 가능하죠?

기자) ‘AP’ 통신은 미국 노동 시장에서 특히 고용주들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많은 사업체가 코로나 팬데믹이 계속해서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고용에 나섰음을 보여줬다며, 이는 고용주들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인 것으로 보고 장기적 경제 성장에 더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고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긴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여전히 고용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도 역시 사실이죠?

기자) 맞습니다. 노동부는 이번 발표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업장 폐쇄 등으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지난 1월 60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310만 명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인데요. 오미크론 변이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발표된 고용 수치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부문에서 고용이 활발했는지 볼까요?

기자) 레저·접객업이 고용을 이끌었습니다. 이 부문에서 15만1천 건의 고용이 이뤄졌는데요. 특히 이 중에서도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과 바 등에서 10만8천 건의 고용이 일어났습니다. 이 외에 숙박 분야에서의 고용은 2만3천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외에도 전문 비즈니스 부문에서 8만6천 건, 그리고 운송, 창고업 부문에서 5만4천 건, 또 소매업 부문에서 6만1천 건의 고용이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또 이번 1월 발표에서는 앞서 지난해 말에 발표된 고용 건수 역시 상향 조정됐죠?

기자) 맞습니다. 원래 첫 발표에서 지난해 11월 고용 건수는 24만9천 건, 그리고 12월은 19만9천 건으로 발표됐는데요. 노동부는 이번에 이를 각각 64만7천 건, 그리고 51만 건으로 대폭 수정했습니다.

진행자) 1월 고용까지 포함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고용 회복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3월과 4월에 미국에서 2천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요. 1월 현재 코로나 팬데믹 이전 상황보다 약 290만 개의 일자리가 모자란 상황으로 87%가량 회복됐습니다.

진행자) 이날 함께 발표된 실업률도 살펴볼까요?

기자) 네, 노동부는 지난 1월 미국의 실업률은 앞선 달보다 0.1%p 오른 4.0%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경제활동 참가율인데요. 지난 1월 경제활동 참가율은 62.2%로 지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참고로 지난 2020년 2월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3.4%였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도 함께 살펴볼까요?

기자)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연율은 6.9%를 기록했는데요. ‘AP’ 통신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2022년 1분기 성장률은 이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1%대의 성장률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이는 1월 미국인들의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