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미 해군 푸에블로호 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거액의 배상 판결문을 공식 전달했습니다. 또 북한과 러시아, 이란을 상대로 제기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소송에서는 소장과 소환장이 러시아 외무부에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가 미 해군 푸에블로호 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거액의 배상 판결문을 공식 전달했습니다.
20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푸에블로호 승조원과 가족들이 북한 정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법원 문건을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확인했습니다.
국무부가 법원에 제출한 서한에는 지난 7월 23일 외교공한을 작성해, 8월 8일 뉴욕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전달됐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공개된 문건. 이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푸에블로호 승조원과 가족들이 북한 정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법원 문건을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확인했다.
전달된 문건은 법원의 명령과 의견문, 궐석 판결문, 판결 통지서 등입니다.
앞서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지난 5월 28일 공개한 판결문에서 푸에블로호 승조원과 가족 등이 신청한 궐석 판결을 받아들여 북한에 약 4억 달러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푸에블로호는 1968년 1월 23일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군에 나포된 미 해군 정보수집함입니다.
북한에 의해 억류된 승조원 82명은 약 11개월간 구타와 고문, 가혹한 심문 등을 겪은 뒤 그해 12월 23일 풀려났습니다. 나포 당시 승조원 1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습니다.
승조원들과 가족들은 북한이 승조원들을 장기간 억류하고 고문해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혔으며, 그 여파가 가족들에게도 이어졌다며 2023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푸에블로호 승조원과 가족들이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세 번째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 나온 것입니다.
앞서 미국 법원은 2008년 승조원 4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북한에 약 9천700만 달러를 판결했습니다. 이어 2021년에는 또 다른 승조원들과 가족, 유족 등 171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약 23억1천만 달러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번 세 번째 소송에는 승조원 15명과 이들의 상속인, 가족 등 119명이 참여했습니다.
법원은 승조원들의 억류 기간 중 피해와 석방 후 정신적 고통 등을 인정하고 가족과 유족에게도 배상금을 책정했습니다.
이처럼 미국 법원의 거액 배상 판결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자발적으로 돈을 지불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러나 판결문 등 주요 사법 문건이 외교 경로를 통해 공식 전달되면서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구제 절차에는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미국 법원에서 북한 등 테러지원국을 상대로 최종 승소한 피해자들은 미 법무부가 제재 위반 자금 등으로 운영하는 '테러지원국 피해기금(USVSST Fund)'을 통해 정부 보상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에 전달된 판결문을 바탕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기관이나 해외에 흩어져 있는 북한의 동결 자산을 추적해 압류하고 배상금으로 회수하는 강제집행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숨진 우크라이나 군인의 가족이 북한과 러시아, 이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법률 문건이 전달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21일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켈시 킴벌린과 가족들이 제기한 소송의 소장과 소환장, 소송 통지서가 외교공한 형식으로 지난달 4일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관을 통해 러시아 외무부에 전달됐습니다.
국무부는 이같은 내용을 지난 9일 미 법원에 통보했습니다.
원고 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북한산 무기가 사용됐으며, 이에 따라 민간인과 군인 사망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러시아와 북한, 이란을 공동 피고로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확인된 법원 서류는 러시아 외무부에 우선 전달된 것으로, 북한 측에도 동일한 서류가 전달되었는지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5일 VOA에 보낸 서한에서, 킴벌린 사건 관련 소송 서류를 접수했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국무부는 최근 소송 전달 창구로 이용 중인 뉴욕 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북한 측에도 관련 서류를 송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