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신 미접종' 어린이 입원율 2배...미 인프라 사업에 미국산 사용 권고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어린이 종합병원에서 10세 어린이가 코로나 백신을 맞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 시기에 코로나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아이들의 입원 비율이 백신을 맞은 어린이보다 2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정부가 미국산 제품 사용을 강화하는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연방 에너지부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원자력발전소를 지원하기 위해 6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아이들의 입원율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던 시기, 5살~11살 사이 어린이들의 코로나 입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이들의 입원 비율이 백신을 맞은 아이들보다 2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어떤 연구를 통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겁니다?

기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작년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 말까지 미국 내 14개 주에서 400건에 가까운 어린이 입원 사례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CDC는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이들은 10만 명당 약 19명이 입원한 반면, 백신을 맞은 어린이들의 경우 10만 명당 약 9명이 코로나로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코로나로 입원한 아이 중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이 훨씬 많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연구 대상이 된 약 400명의 아이 가운데 87%가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어린이 입원 환자 가운데 1/3은 기저 질환이 없었고, 약 20%는 집중 치료가 필요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입원 기간에도 차이가 있었을까요?

기자) 네, 보고서는 백신 미접종 어린이의 평균 입원 기간은 사흘이었던 반면, 백신을 맞은 아이들의 입원 기간은 이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백신을 맞은 아이들은 입원해서도 인공호흡기 등 호흡을 지원하는 기계적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 보건 당국이 5살~11살 사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백신을 승인한 시점은 언제입니까?

기자) 작년 10월 말입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사의 백신을 성인 투약분의 1/3로 줄여서 두 차례 아이들에게 접종하도록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인 작년 12월부터 전염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했습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18세 이하 어린 연령층의 입원율이 급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이번 CDC의 보고서를 보면, 앞서 델타 변이 확산 때 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때 어린이들의 입원율은 실제로 더 높았습니다.

진행자) 해당 연령 어린이들의 백신 접종률은 현재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CDC에 따르면, 5살~11살 가운데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어린이는 약 800만 명으로 비율로 따지면 28%에 불과합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은 별다른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백신 접종률은 성인보다 낮은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지금은 또 오미크론 하위 변위가 확산하고 있죠?

기자) 네, BA. 2 변이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정점을 찍은 후 계속 감소세를 보여오다가 BA. 2 변이가 확산하면서, 최근 몇 주간 뉴욕 등 미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CDC는 19일, 신규 확진자 가운데 BA. 2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도 중요하지만, 마스크 착용도 중요하다고 보건 당국이 강조해 왔는데요. 미국에선 이제 마스크는 완전히 벗는 쪽으로 가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18일 미 연방 법원이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연방 정부의 조처를 무효화 하면서 대중교통 시설에서도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CDC는 일반 실내 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해제했지만, 대중교통 시설에서는 5월 3일까지로 의무화를 연장했는데, 플로리다주 연방 법원이 즉각 해제 결정을 내린 겁니다.

진행자) 법원 판결에 바이든 행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방침인가요?

기자) 법무부가 19일 성명을 내고, “법무부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공중보건을 위해 의무화 명령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CDC의 결론이 나오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명령은 공중보건을 보호하기 위해 의회가 CDC에 부여한 권한의 타당한 행사라고 여전히 믿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전날(18일) 연방 법원은 왜 마스크 의무화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던 겁니까?

기자)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임명된 캐슬린 킴벌 미젤 판사는 CDC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법이 위임한 권한을 넘어서는 조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법무부는 CDC에 충분한 법적 권한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진행자) 정부의 항소 결정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군요?

기자) 네, CDC 가 검토에 들어가서 마스크 의무화 조처의 연장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리면 항소하겠다고 법무부가 밝혔기 때문에 언제 정확히 항소가 이뤄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편, 마스크 의무화가 종료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고 또 항소해도 정부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항소를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진행자) 만약 정부가 항소한다면, 어떨까요?

기자) ‘뉴욕타임스’ 신문은 정부가 항소할 경우 제11 연방 순회 항소 법원에서 심리하게 되는데, 이 법원의 판사 대부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들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연방 대법원에 올라가더라도 현재 대법원은 보수 6대 진보 3으로, 보수 절대 우위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 바이든 행정부에 불리한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 있는 농업·기술주립대학교에서 국내 생산 확대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앞으로 미국의 인프라 건설 사업에 미국산 자재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18일, 17페이지 분량의 지침서를 발표하고 앞으로 인프라 건설 시 이에 들어가는 철강 등을 포함한 자재는 미국에서 제조된 부품이나 자재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지침은 오는 5월 14일부터 적용됩니다.

진행자) 지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기자) 네, 이번 지침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1조 달러의 인프라 법에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이번 지침은 앞으로 모든 정부 기관이 인프라 법에 따라 다리나 도로, 혹은 수도관이나 인터넷망 구축 등을 위해 필요한 철강 등의 건축 자재를 구입할 때 미국산 제품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침서는 특히 철강 사용과 관련해 용융 초기 단계부터 코팅 적용까지의 모든 제조 공정이 미국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각 기관은 건설 사업에 사용되는 모든 제조 제품의 구성 요소 대부분이 미국산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이 같은 미국 내 제조업 강화 조치에 나선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AP’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공급망 문제를 완화하며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를 늘리는 것은 궁극적으로 가격 압박을 낮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한 바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를 방문한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미국 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자신의 모든 정책은 하나의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그것은 바로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방 정부가 단지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미국산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과거 미국은 제조업 강국이었지만 현재는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가 많이 줄었죠? 이 분야의 일자리 현황은 어떻죠?

진행자) 말씀하신 대로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2019년 1천280만 개의 일자리가 현재 17만 개 줄어든 상태이고요. 그리고 제조업이 한창 부흥했던 1979년에 비해서는 무려 690만 개의 일자리가 줄었는데요. 이는 공장의 해외 이전, 그리고 자동화 작업으로의 전환 등에 따른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건설 프로젝트에 미국산 부품이나 자재가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파악되나요?

기자) ‘AP’ 통신은 연방 정부가 올해 건설 사업에 3천 5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면서 이 가운데 미국산 자재가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통신은 다만, 이번에 발표된 지침은 얼마나 많은 자금이 미국 노동자들과 공장에 들어갔는지 정부가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지침에 예외는 없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지침 적용이 예외 되는 조건이 크게 3가지인데요. 우선 미국산 자재 구입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엔 지침을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건축에 필요한 자재가 미국 내에서 충분하게 생산되지 않거나 질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에도 적용이 제외되고요. 끝으로 미국산 자재를 구입함으로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25% 이상 증가하게 될 경우 미국산 자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클레멘테 남쪽에 위치한 샌오노프레 원자력 발전소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원자력 에너지 산업을 돕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에너지부가 19일, ‘민간 원자력 신용 프로그램(Civil Nuclear Credit Program, CNC)’ 이행을 위한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총 60억 달러가 투입되는 대규모 정부 사업인데요. 이날 에너지부가 신청 접수를 시작함에 따라, 자금난으로 인해 원전 보수나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 원전 업체는 연방 정부에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민간 원자력 신용 프로그램(CNC)’이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입니까?

기자)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원자력발전소를 지원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정부 프로그램입니다. 에너지부의 평가를 통해 선정된 원자력발전소의 소유주 또는 운영자는 4년간 지원금을 받게 되는데요. 지원 신청을 위해 원자력발전소는 재정적 원인에 의한 폐쇄 또는 폐쇄로 인한 대기 오염 증가를 증명해야 합니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해당 사업에 대해 발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100% 청정 전력 수급과 천연가스, 재생에너지와의 시장경쟁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의 조기 폐쇄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전력 생산에 있어 원자력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미 전역에서 탄소배출이 없는, 탈탄소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원전이 차지하고 있다고 에너지부는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 내 28개 주에서 93개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3년 이후 천연가스와 재생 에너지와의 경쟁에서 밀려 12개의 원전이 폐쇄했고요. 또 지난 2001년 대형 쓰나미로 인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 비용도 크게 오른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원전 업계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돕겠다고 나선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 1차 신청 기간은 오는 5월 19일까지인데요. 이미 폐쇄 의향을 밝힌 원전이 우선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60억 달러는 4년마다 순차적으로 원전에 배정이 되는데요. 첫 4년은 12억 달러가 배정될 예정으로 오는 2035년에 해당 프로그램이 종료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청정에너지 확대를 위해 여러 차례 관련 목표들을 내놓은 바 있죠?

기자) 맞습니다. 그랜홈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을 꾸준히 가동할 계획”이라며, 오는 2035년까지 청정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원전 우선 지원을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업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최대의 전기∙가스 공급회사인 ‘퍼시픽가스전기(PG&E)’는 오는 2024년과 2025년에 디아블로캐년에 있는 원전 두 곳을 폐쇄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는데요. 이미 주 정부와 주 당국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연방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자사의 계획을 즉각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전은 규제 공익사업으로 주의 에너지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그 외 상당수 원전업체는 정부의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