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특사 “예멘, 광범위한 역내 분쟁 휘말릴 위험 커”

예멘 사나에 모인 후티 반군 지원자들 (자료사진)

유엔과 미국 외교관들이 13일, 예멘이 더 광범위한 역내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예멘 내 전투가 재개된 가운데 이란과 연계된 후티 반군이 상업용 선박에 대한 공격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엔의 한스 그룬드베리는 예멘 담당 특사는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예멘이 폭력 사태로 되돌아갈 위험이 2022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당시 유엔의 중재로 휴전이 성사되면서 예멘 내전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바 있습니다.

그룬드베리 특사는 후티 반군의 해상 선박 공격과 함께, 마리브주와 하드라마우트 주, 모카시 인근 전선에서 후티 반군과 국제 사회가 인정하는 예멘 정부군 사이에 다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측 간의 교전으로 인해 선원들뿐만 아니라 군인과 민간인들 사이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룬드베리 특사는 안보리에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역내 무역과 에너지 공급망이 이미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안사르 알라(후티 반군)’가 홍해와 아덴만의 상업용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재개한 것은 예멘이 보다 광범위한 역내 대립에 더욱 깊이 휘말릴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 다시 긴장이 고조되기 전까지는 유엔의 중재로 이뤄진 휴전이 예멘 내 전선에서의 교전을 억제했지만, 휴전이 대화와 포괄적인 정치적 해결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룬드베리 특사는 “지금 예멘에서 대규모 전투가 다시 벌어진다면 더없이 가혹한 시기에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10년이 넘는 분쟁으로 예멘의 국가 기관이 분열돼 있고, 경제는 또 다른 충격을 감당할 여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데다, 역내 전체가 전쟁에 휩싸인 상황”이라며 “전쟁이 재개되면 공부하고, 일하고, 삶을 꾸려가려는 평범한 예멘인들의 모든 희망과 계획이 다시 전투의 결과에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한 고위 외교관은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연계된 상업용 선박 7척 이상을 공격하고 예멘 정부군을 공격한 것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유엔 주재 특별정무 대리 대표인 제니퍼 로세타 대사는 안보리에서 최근의 긴장 고조가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후티 반군의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핵심 해상 운송로를 방해하기 위한 조직적인 활동”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로세타 대사는 “후티 반군은 이란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역내 불안정을 키우고 세계 무역을 위협하는 테러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후티 반군의 활동은 예멘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역내 분쟁으로 예멘을 끌어들일 위험이 있다”며, 후티 반군에 역내 국가들과 홍해에서의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가 7월 13일 사나 공항을 공격해 이란 항공기의 예멘 입국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단행했습니다.

로세타 대사는 유엔에서 지난 7월 3일 이란 항공기 한 대가 후티 고위 인사들을 이란의 전 최고지도자 장례식에 실어 나른 항공기로 위장한 채 사나에 착륙했으며, 이 항공편을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속 드론·미사일 전문가들이 후티 반군에 합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예멘군은 13일 타이즈주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른 전선에서도 양측 간 교전이 계속됐습니다. 일주일 전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을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룬드베리 특사는 예멘 분쟁을 종식시킬 출구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분쟁 당사자들에게 즉각 긴장을 완화하고 휴전을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예멘 전역의 전선에서 다시 평온을 되찾고, 선박에 대한 공격과 위협을 중단하며, 항행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