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 “북한 안보리 서한, 국경선 요새화 정당화 목적”

지난 20일 한국 경기도 파주의 한 전망대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북측의 북한군 초소와 군사 철책.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을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서한을 유엔 안보리에 보낸 데 대해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 조치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 단절을 강조하는 동시에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6일 “유엔 주재 북한 대표가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발송한 것은 우리 정부가 얼마 전에 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해서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이 26일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내용적으로는 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자신들의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추가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며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5일 북한이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한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서한에서 한국이 조작한 지뢰 폭발 사건은 북한의 남부 국경 요새화 작업을 군사적 침범으로 몰아 지연시키거나 저지하려는 방해 책동이라며, 이번 사고가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18년 10월 철원에서 한국군 장병들이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를 제거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22일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북한의 지뢰 도발을 규탄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 제14차 회의에서 한국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비난했습니다

북한 대표는 “8월 1일부터 10월 17일까지 한국군은 2천870차례의 도발적인 확성기 경고방송과 201차례의 경고사격 도발을 감행했다”며 “조작된 지뢰 폭발 소동 이후 더욱 노골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이러한 적대적 도발은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대남 압박은 접경지역에서의 군사적 움직임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5일 서부전선 최전방에서 북한이122mm로 추정되는 자주포 3대를 전진 배치한 모습이 포착된 가운데, 자주포 포신이 한국 쪽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는 26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 단절을 강조하는 동시에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
“북한은 분명히 정치전 전략을 실행하고 있고 그 목표 중 하나는 미한동맹을 이간질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한국의 대북 관여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내고 있습니다.”(I think North Korea’s executing a political warfare strategy that one objective is to drive a wedge in the ROK US alliance. North Korea is signaling that it’s not going to accept South Korea’s engagement policy.)

북한의 전략적 의도와 별개로,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우발적 충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은 26일 VOA에 과거 남북 간 군사적 대치 사례를 언급하며, 작은 군사적 행동이 예상치 못한 충돌로 이어질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
“북한이 실제로 한국을 공격할 의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긴장이 높아지면 의도하지 않은 우발적 충돌의 위험도 커집니다. 과거에도 한쪽에서 소총 한 발을 발사하고 상대방이 대응 사격을 하면서 상황이 확대될 위험이 있었습니다.”(Whether North Korea is intending to initiate a tactical level attack on the South or not, when tensions are higher, there's always a greater risk of even inadvertent clashes. We've seen cases where, you know, when one rifle is fired by one side and the other side retaliates, it runs the risk of the situation escalating.)

한국 정부는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지난 23일 북한에 군사분계선 위치를 상호 확인하고 군 통신선 복원과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군사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아직 호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