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억 달러' 사상 최대 암호화폐 탈취...북한 해킹조직 배후 지목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로고.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3억 달러의 가상자산이 탈취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미국의 블록체인 분석업체는 북한의 해킹조직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미국의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 랩스는 30일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탈취 사건의 배후로 북한의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습니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약 15억달러의 가상자산을 탈취한 북한의 해킹 활동을 지칭할 때 사용한 명칭입니다.

TRM 랩스는 온체인 거래 기록과 기타 정보를 분석한 결과, 공격자가 지난 29일 바이낸스 거래소의 자체 암호화폐 지갑에서 약 63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을 빼냈으며, 대부분의 자산이 약 20분 동안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TRM 랩스는 이번 공격에서 과거 북한 해킹조직이 사용한 수법과 비슷한 특징이 발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격자는 먼저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서비스인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를 이용해 소액의 가상자산을 범행에 사용할 가상화폐 지갑으로 옮겼습니다. 이 같은 준비는 실제 자산을 탈취하기 최소 36시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또한 공격에 사용할 프로그램을 미리 시험하고 오류가 없는지 확인한 뒤 실제 공격에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TRM 랩스는 이처럼 사전에 자금을 옮기고 공격을 준비한 방식이 2025년 북한 해킹조직이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약 15억 달러를 탈취했을 당시의 수법과 유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낸스는 앞서 지난 29일 해킹으로 약 63억달러 규모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바이낸스는 초기 조사에서 자사 ‘데브옵스(DevOps)’, 즉 개발·운영 담당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공격자는 이를 통해 서비스 컨테이너에 접근한 뒤 승인되지 않은 출금 거래를 제출했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바이낸스는 업계와 협력해 약 30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동결했으며, 피해액 전액을 보호기금과 회사 자금으로 보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안 점검을 위해 중단했던 입출금 서비스는 단계적으로 재개할 방침입니다.

북한 해킹조직이 가상자산 탈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지난 2025년 2월에 발생한 바이비트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바 있습니다.

FBI는 당시 탈취된 가상자산이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자산으로 전환된 뒤 수천 개의 주소로 분산됐으며, 추가 자금 세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제이미 콜리어 구글 클라우드 유럽·중동·아프리카 담당 수석 위협 정보 고문은 지난 3월 VOA에 북한 해킹 조직이 기존 공격 수법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격 전술 체계 자체를 바꾼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금융망 공격에서 랜섬웨어와 가상화폐 탈취, IT 노동자 위장 취업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 왔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제이미 콜리어 / 구글 클라우드 유럽·중동·아프리카 담당 수석 위협 정보 고문]
"The thing that stands out to me about North Korea is the pace of innovation. In North Korea's case, it's not just different tactics or techniques—it's a completely different playbook. We don't fully understand what North Korea will do next."

콜리어 고문은 특히 북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혁신의 속도이며, 북한의 사례는 단순히 개별 수법이나 기술이 달라진 것에 그치지 않고, 차원이 다른 전혀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접근 방식은 지속적으로 진화해 왔으며, 최근에는 암호화폐 분야로 그 초점이 옮겨졌다면서, 암호화폐 내에는 분명히 막대한 자금이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가상화폐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유통되고, 익명성과 자금세탁에 활용될 수 있는 인프라가 존재하며, 보안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스타트업, 즉 신생기업들도 많다는 점을 북한 해커들이 가상화폐 업계를 노리는 배경으로 지목하고, 탈취한 자금은 북한 정권 유지에 사용된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