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층에 반인도범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해 왔습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한 필레이 전 최고대표의 활동을 이조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9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북한 인권 문제에서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제고하고 유엔 차원의 조사를 이끌어 낸 인물입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역임한 필레이 전 최고대표는 재임 중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설립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2013년 특별성명…COI 설립 계기
필레이 전 최고대표는 2013년 1월 특별성명을 내고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북한 인권 상황을 유엔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조사하는 COI가 설립됐습니다.
필레이 전 최고대표는 2022년 3월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네바에서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민들의 증언을 들은 뒤 후속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수준의 기아, 소위 '하층민'에 대한 차별을 본 적이 없다"며 "전쟁 중인 르완다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인터뷰에서 필레이 전 최고대표는 COI 보고서의 권고가 거의 이행되지 않고 무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필레이 전 최고대표] “I’m sorry to say there has been very little implementation. In fact, the recommendations have been ignored. And of course, number one, action should be taken by North Korea when these violations have been documented. They have a responsibility to protect their own citizens, and they have not carried that out.”
필레이 전 최고대표는 "유감스럽게도 이행된 것이 거의 없다"며 "인권 침해가 기록됐다면 무엇보다 북한이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자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목소리 없는 희생자들을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이 문제에 집중하고 폭로하고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등 최고위층 책임 물어야"
필레이 전 최고대표는 북한 정권에 책임을 묻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국제특별법정 설립, 일부 국가의 '보편적 사법권' 행사,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의 직권 조사 개시 등을 거론하며 "이 모든 방안들을 탐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인권 범죄와 관련해서는 유엔 안보리 거부권이 행사돼서는 안 된다며, 거부권을 없애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인권 침해 책임자들에 대한 맞춤형 제재도 강조했습니다.
필레이 전 최고대표는 "제재는 특정한 인물들을 겨냥해야 하고 일반 주민들을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재는 갈수록 강력해져야 하며, 효과가 없다면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필레이 전 최고대표는 2022년 3월 4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구금시설 반인도범죄 모의재판의 재판장을 맡았습니다. 당시 "최고위층의 개인 형사 책임을 가리키는 방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해 보고서 발표회에서는 "김정은이 로마규정에 따른 반인도범죄 11가지 가운데 10가지를 자행했다고 결론 내릴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필레이 전 최고대표 등 전직 국제형사재판소 판사들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김정은 위원장 외에 조직지도부, 국무위원회, 사회안전성, 국가보위성 관리들도 반인도범죄 혐의로 기소할 근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유엔이 북한의 반인도범죄를 ICC나 국제특별법정에 회부하고, 책임자들에게 맞춤형 제재를 부과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