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 노동당 창건 81주년을 맞아 김정은 정권의 경제 성적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81주년에 연설을 안 했네요?
기자) 네, 북한은 노동당 창건 81주년인 10일, 지난해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에서 당 창건일을 보냈습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딸 김주애와 함께 평양체육관에서 경축 공연을 관람했으며, 연설이나 담화 등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노동신문은 1면에 ‘위대한 어머니 조선로동당’이라는 제목의 정론을 게재했는데요. 노동신문은 2026년 9월 취역한 5천 톤급 구축함 ‘강건호’와 평양 화성지구 건설을 경제적 성과로 내세우며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올해는 노동당 창건 81주년이자 김정은 위원장 집권 15년이 되는 해인데, 전문가들은 북한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북한을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북한 정권은 주민 2천600만 명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핵과 미사일 개발로 경제난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전문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영종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무엇보다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일성 때부터 비단옷에 쌀밥에 기와집에 살게 해 주겠다고 했는데, 80년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내세웠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은 15년 전 집권하면서 주민들을 잘살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첫해인 2012년 4월 15일 자신의 첫 공개 연설에서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겠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집권 15년이 지난 지금도 식량난과 전력 부족, 낙후된 산업 등 북한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집권 15년간 북한 경제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통계로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집권 초기인 2011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0.8%, 2012년은 1.3%였습니다. 이후에도 저성장과 마이너스 성장이 반복됐습니다. 2017년에는 -3.5%, 2018년에는 -4.1%를 기록했고,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에는 -4.5%까지 떨어졌습니다. 2021년에는 -0.1%, 2022년에는 -0.2%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다 2023년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 3.1%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3.7%, 2025년에는 3.5%를 기록했습니다.
2011~2025년의 성장률을 연결하면 경제 규모의 누적 증가율은 약 5%입니다. 15년간 경제가 꾸준히 성장한 것이 아니라 몇 차례의 성장과 여러 해의 역성장을 반복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가 지난 15년간 제자리걸음을 하며 정체 상태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진행자) 1인당 소득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11년 약 1천204달러에서 2025년 약 1천318달러로 다소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물가를 반영하지 않은 명목 소득입니다. 따라서 이 수치만으로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개선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북한의 높은 물가 상승과 물가 수준 등을 고려하면 북한의 1인당 소득이 지난 15년간 실질적으로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분야별로 짚어보죠. 먹는 문제가 중요한데, 농업 문제는 좀 개선됐나요?
기자) 북한에서는 식량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2012년 467만 톤에서 2025년 490만 톤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13년간 23만 톤, 약 4.9% 증가한 셈인데요. 북한의 식량 수요는 550만~590만 톤이기 때문에 여전히 50만~100만 톤 정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에서 약 1천70만 명이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또 WFP는 북한 아동의 약 18%가 만성 영양실조로 인한 발육 부진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정권은 공장 현대화와 지방 발전을 강조하고 있는데, 광공업 등 산업 생산은 좋아졌나요?
기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2011년 광업과 제조업 부가가치는 약 12조 2천억 원이었고, 2025년에는 약 10조 7천억 원이었습니다. 즉, 2025년 광공업 생산 규모는 2011년보다 약 13% 낮은 수준입니다. 광업과 제조업 생산이 2011년에 비해 후퇴했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물가, 인플레이션도 큰 문제 아닌가요? 쌀값을 기준으로 보면 얼마나 오른 겁니까?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평양의 쌀값은 2025년 무려 200% 이상 상승했다고 하는데요. 다시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영종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환율은 1달러에 6만 9천 원까지 치솟고, 쌀값은 1kg에 4만 원 후반에서 5만 원, 그러니까 북한 노동자 평균 월급인 5만 원을 가지고는 쌀을 겨우 1kg 사는 수준입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의 경제 성적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의 경제 성적표에 ‘낙제점’을 주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경제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더라도 경제를 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초래해 경제난을 가중시켰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뉴스 동서남북’, 오늘은 김정은 정권의 경제 성적표를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