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동서남북] "목표만 높고 인프라는 부족"… 북한 경제계획의 3가지 문제

  • 최원기

2026년 3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상원의 한 시멘트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 내각이 경제계획을 점검한 것을 계기로 경제계획의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 내각이 경제계획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었군요?

기자) 네. 북한은 5일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어 3분기 경제계획 상황을 평가하고, 경제계획을 완수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회의에는 박태성 내각총리와 김덕훈 제1부총리, 박정근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 전현철 부총리, 리철만 부총리 겸 농업위원장 등이 참가했습니다.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 보도를 보면 ‘일부 단위의 결함과 편향이 있었고, 소극적이고 보신주의적인 업무 행태를 혁신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이것은 경제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간부들이 책임을 지지 않고 회피했다는 뜻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여기서 북한 전문가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상범 북한연구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상범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예를 들면, 중앙에서 병원을 건설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해보죠. 그러면 병원을 지을 시멘트와 철강 같은 건설자재뿐 아니라 의료장비와 설비, 이를 구입하기 위한 외화, 장비를 가동할 전력, 그리고 의료진과 기술자까지 필요합니다. 그런데 상부에서 건설 인력이나 일부 자재만 보내고, 의료장비를 구입할 외화나 전력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다면 현장 간부로서는 계획을 그대로 이행하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간부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몸을 사리는, 이른바 ‘보신주의적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정권은 전에도 경제계획을 추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김정은 정권은 지난 2016~2020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2021년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이 계획에 대해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했다”며 스스로 경제계획이 실패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그 이후에 또다시 경제계획을 세웠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2021~2025년 기간 중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 계획이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구체적인 수치와 생산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계획이 실패했거나 부분적인 달성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어 북한은 올해부터 새로운 5개년 경제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경제계획을 계속 세워 추진하는데, 왜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문제를 지적합니다. 첫째, 경제계획 자체의 목표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입니다. 둘째,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전력과 원자재, 자본재, 교통, 통신 등 경제적 기반과 환경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셋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그에 따른 외화 부족, 그리고 시장의 물가와 환율 불안 등이 경제계획을 추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나씩 짚어보죠. 경제계획 목표가 너무 높다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북한의 실제 생산능력이나 자본, 설비, 원자재 조달 능력에 비해 생산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는 겁니다. 다시 김상범 북한연구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상범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이 사회주의 계획경제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계획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기관의 이익이나 진급을 위해 우리가 더 많은 성과를 내겠다고 목표를 부풀려서 위에 보고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집행이 안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비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한 겁니다.”

진행자) 또 경제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은 어떤 뜻입니까?

기자)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무엇보다 전력과 에너지, 석유 같은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이 필요합니다. 또 도로, 철도, 항만, 통신망 같은 사회기반시설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런 사회기반시설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시 김상범 북한연구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상범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아무래도 에너지입니다. 전력인데요. 아무리 경제계획을 촘촘히 만들었다고 해도 공장이 돌아가야 하는데, 전력이 공급되지 못하면 공장은 돌아가지 못합니다. 특히 전력 사정이 대표적인데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북한의 전력 생산량은 2016년 239억 kWh에서 2025년 251억 kWh로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10년 동안 12억 kWh, 증가율로는 약 5% 늘어난 겁니다. 거의 제자리걸음을 한 것입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물가 오름세, 인플레이션 등을 해결하지 못한 것도 큰 문제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2017년을 계기로 크게 강화돼 북한은 석탄과 철광석 등 핵심 수출품을 수출할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북한의 수출은 크게 줄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수출은 2016년 약 28억 2천만 달러였으나 2021년에는 약 8천만 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2016년과 비교하면 약 97% 감소한 것입니다. 이후 중국과의 무역이 일부 회복되면서 북한의 수출은 2024년 3억 6천만 달러, 2025년에는 약 4억 7천만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제재 이전과 비교해서는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수출이 감소하면 북한으로 들어오는 달러와 위안화도 감소합니다. 이렇게 되면 경제계획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나 기계, 설비를 중국에서 구입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결국 대북 제재 문제를 풀지 못하면 북한은 경제계획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뉴스 동서남북, 오늘은 북한 경제계획의 문제점을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