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동서남북] 북한 지방발전 20×10 정책…실효성은?

  • 최원기

지난 2025년 1월 북한 재령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방공업공장을 방문하는 모습 (자료사진)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이 3년째 추진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의 동향과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지방발전 20×10 정책이 언제 시작됐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북한의 '지방발전 20×10 정책'은 2024년 1월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공식 발표하며 시작됐습니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지방 경제가 초보적인 조건도 갖추지 못하고 한심한 상태에 있다"며 이례적으로 지방의 경제난을 시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면서,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 공장을 지어 10년 안에 인민의 물질문화 수준을 비약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한심하다”고 했을 정도면 지방 경제가 상당히 낙후된 모양이죠?

기자)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양 이외의 지방 공장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설비 노후화와 심각한 전력난으로 가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또 공장 건물만 껍데기로 남아 있고 내부 기계나 전선은 자재로 팔려나간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또 지방 주민들은 국영 상점이나 배급을 통해 간장, 된장, 비누, 신발 같은 기본 생필품을 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중국산 물품이나 장마당에서 민간인들이 만든 제품을 사서 써야만 합니다. 또 평양의 경우에는 하루 12~18시간 전기가 들어오지만 지방에서는 하루 1~2시간 정도인 전기 공급도 감지덕지하고 있고, 아예 며칠씩 정전되는 '비공급 지역'도 다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한마디로 낙후된 지방에 공장을 짓자는 것인데, 누가, 어떤 방식으로 공장을 건설하는 것인가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자신의 측근이자 노동당 실세인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장을 책임자로 하는 전담 기구를 신설했습니다. 그것이 2024년 1월에 출범한 '지방발전 20×10 비상설중앙추진위원회'입니다. 또 북한은 공장 건설을 위해 ‘조선인민군 제124연대’라는 조직을 만들어 지방 현장마다 약 1천~1천500명 안팎의 군 인력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약 2만~3만 명 규모 군병력이 지방 공장 건설에 동원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공장을 지으려면 기계를 구입해야 하는데,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나요?

기자) 북한 정부는 일단 "건설 자금은 당 중앙이 100% 보장한다"고 호기롭게 선언했습니다. 정부가 시멘트나 철강 같은 기본 자재를 대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장을 가동할 원자재나 자금에 대해 지방 당국에 '자력갱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방 간부들과 주민들이 '농작물 바치기', '외화 벌이', '자금 갹출' 같은 방식으로 돈을 걷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방발전 정책이 시작되고 3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공장이 몇 개나 건설됐나요?

기자)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정책 시행 3년 차인 현재까지 총 60개 시·군에서 사업이 추진 중이며, 이 중 1~2차 연도 대상지인 40개 시·군의 공장이 완공돼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2024년도에는 간장, 된장 같은 식품과 옷, 일용품, 종이, 신발 등을 만드는 기초 경공업 공장이 주로 건설됐습니다. 그리고 2025년도에는 경공업 공장 외에도 병원과 종합봉사소, 그리고 양곡관리시설도 건설됐습니다.

진행자) 지난해부터는 경공업 공장 건설에 더해 병원 등이 추가됐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현재 북한 지방의 병원들은 약품은커녕 전기도 오지 않고, 수술 도구조차 위생 관리가 안 될 정도로 완전히 파탄 난 상태입니다. 따라서 된장 공장 몇 개 지어주는 것만으로는 지방 주민들의 민심을 잡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병원을 짓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방발전 정책의 문제점으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기자) 북한이 추진하는 지방발전 정책은 3~4가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데요. 첫째는 전력난입니다. 군대를 동원해 공장의 건물과 설비를 갖추더라도, 북한 지방은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장은 건설했지만 공장 가동이 불가능한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진행자) 두 번째 문제는 무엇입니까?

기자) 원자재 공급이 잘 안되는 겁니다. 간장, 된장 같은 식료품이나 옷이나 신발 같은 경공업 제품을 만들려 해도 농축산물 원료나 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공장 건설 후 생산이 중단되거나 가동률이 떨어질 위험이 큽니다.

진행자) 그밖에 또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렸지만 공장 건설을 위해 지방 주민과 간부들에게 현금 갹출, 자재 바치기 등을 강요하고 있다는 문제입니다. 또 군인 동원 외에도 지역 주민과 청년들을 주말과 야간 공사에 동원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 공장에서 생산된 물품의 품질과 수량이 이미 자리를 잡은 장마당(시장)의 상품을 대체하기도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이 추진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은 김정은 위원장의 '선전용 치적 사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북한이 추진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대해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