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각국 산업과 사회 각 분야는 인공지능 AI, 또는 ‘초지능 SI(super intelligence: 미국 정부 공식 명칭)’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우리의 생활 양상과 일하는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군은 이미 군정책과 야전에서 초지능 SI를 적극 활용하면서, 더욱 월등한 군사용 초지능을 개발해 실전 배치하는 목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미국 군사· 안보 백브리핑’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오종수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포괄적인 질문부터 해보죠. 미국의 군사·방위 분야에서 초지능 활용이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기자) 현재, 전쟁부가 일하는 방식부터 초지능이 필수입니다. 전쟁부 소속 군인들과 군무원들이 사용하는 초지능 플랫폼이 있는데요. ‘젠 에이아이 닷밀(GenAI.mil)’이라는 전쟁부 전용 생성형 초지능입니다. 지난해 12월 9일 출범했는데요, 첫 번째로 구글 클라우드의 ‘제미나이 포 가번먼트(Gemini for Government)’가 올라갔습니다. 전쟁부용 첨단 초지능 모델 중 첫 번째인데요. 모든 미군 시설의 민간 직원과 계약업체, 병력들이 쓸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이 플랫폼에 전쟁부가 계속 추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펜타곤의 책상마다 초지능 활용 도구가 깔려있는 거네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것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기자) 일단 보안 기능이 탁월합니다. 플랫폼 이름에서 ‘닷밀(.mil)’이라는 부분이 중요한데요. 미군 기관만 쓸 수 있는 도메인입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쓰는 초지능들은 ‘챗지피티’의 경우 ‘오픈에이아이 닷컴’, ‘제미나이’의 경우 ‘구글닷컴’, 이렇게 ‘닷컴(.com)’ 챗봇인데요. 이게 아니고 ‘닷밀’이 붙은 건, 군 전용망 안에서만 돌아가는 별도 플랫폼이라는 뜻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젠 에이아이 닷밀 플랫폼에 올라간 모든 도구는 ‘통제대상 비기밀정보(CUI)’와 ‘영향도 5등급(IL5)’ 인증을 받았습니다.
앵커) 군사 보안을 위한 인증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CUI는 기밀은 아니지만 함부로 공개해서는 안 되는 정부 정보를 말하고요. IL5는 전쟁부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매기는 보안 등급 중 이런 정보를 다룰 수 있는 높은 단계입니다. 쉽게 말해, 기밀 문서까지는 아니어도 일상 업무에서 오가는 민감한 정보를 초지능 도구에 넣어도 되는 수준의 보안을 갖췄다는 의미인데요. 반대로 기밀 자료는 이 플랫폼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밀(classified)로 분류된 모든 정보는 초지능 플랫폼에 입력이 금지됐습니다.
앵커) 우리가 쓰는 일반 초지능 도구보다 기능도 월등합니까?
기자) 결과물의 품질은 물론이고, 정확도도 훨씬 높다고 전쟁부는 밝혔습니다. 현재 초지능은 전반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실수가 잦다는 점인데요. 잘못된 결과물을 내놓은 경우도 흔하고요. 자기도 잘 모르는 사안에 관해, 그럴듯하게 지어내 거짓 답변을 산출하는 ‘환각(hallucination)’ 위험이 상존하거든요. 그래서 중요한 업무에는 초지능을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전쟁부 직원들이 쓰고 있는 전용 플랫폼은 이런 실수를 원천 차단하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자연어 대화, ‘검색증강생성(RAG)’, 그리고 ‘웹 기반 검증’ 기능을 장착했는데요. RAG는 초지능이 답변을 내놓기 전에 먼저 관련 문서와 증거들을 찾아보고, 그걸 근거로 답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추측하거나, 말을 지어내지 못하도록 하는 겁니다.
앵커) 실수가 없는 초지능 도구다, 그렇게 보면 될까요?
기자) 환각 위험을 크게 줄였다고 전쟁부는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실제 업무에 써보니 얼마나 초지능의 실수가 감소했는지 저희가 전쟁부 실무자에게 문의했는데요. 외부에 발언할 수 없는 사항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앵커) 이 초지능 플랫폼에 새로운 모델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고 서두에 말씀하셨죠?
기자) 네. 첫 모델인 제미나이 포 가번먼트에 이어 지난 8월 31일, ‘스타실드 AI(Starshield AI)’의 ‘그록 포 가번먼트(Grok for Government)’가 플랫폼에 추가됐습니다. 이것도 CUI와 IL5 인증을 받았는데요, 심층 추론, 자동·빠른·전문가의 세 가지 추론 모드, 맞춤형 작업공간, 지속형 프로젝트, 그리고 조직의 노하우를 담아 반복해서 쓸 수 있는 ‘플레이북’ 기능을 갖췄다고 전쟁부 측이 저희에게 소개했습니다.
앵커) 이런 고성능 초지능 도구를 전쟁부 직원들이 주로 어떤 일을 하는데 씁니까?
기자) 군수 당국의 공급망 관리와 수요 예측에서부터, 획득 담당자의 시장 조사 분석까지 다양한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고 전쟁부가 밝혔는데요. 전투 임무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이란을 상대로 진행 중인 군사작전에, 앞서 전쟁부가 앤트로픽의 ‘클로드’ 초지능 모델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었는데요. 전쟁부는 완전한 군사 전용 초지능 모델을 별도로 개발해 실전 배치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완전한 군사 전용 초지능 모델 개발 계획,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시죠.
기자) AI 포지(Forge)라는 사업입니다. 정보수집과 전술 확립을 비롯한 군사정책과, 야전에서 두루 사용할 초지능의 개발을 목표로 하는 4천만 달러(한화 약 537억 원) 규모 사업인데요. 전쟁부 산하에 다양한 연구기관이 있습니다. 이 중에,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다파)라는 조직이 있는데요. 이 다파는 전미과학재단(NSF)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군사 정책과 야전에서 초지능을 두루 사용한다, 구체적인 방향이 잡혀있습니까?
기자) 네. 이미 상세한 계획에 따라 연구개발이 진전되고 있는데요. 초지능을 전군이 적극 활용하되, 고위험 환경에서 훨씬 더 신뢰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하며, 운용자가 이해하기 쉽고, 경합 환경에서 안전한 초지능을 향한 진전을 가속화하는게 AI 포지 사업의 목표입니다. ‘경합환경(contested environments)’이란, 전투를 비롯한 위험 상황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앵커) 미군 당국이 초지능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전쟁부는 초지능 뿐 아니라, 양자 컴퓨터를 비롯한 미래 기술을 군사 방위 전반에 빠르게 적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런 노력을 집대성한 계획을 8일 전군에 배포했습니다. 단순히 더 좋은 무기나 장비를 장착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미군 전체가 첨단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빠르게 혁신하도록 연구소와 장학금, 특허까지 포괄하는 주제입니다.
앵커) 전쟁부가 8일 발표한 미래 기술 집대성 계획,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전쟁부는 과학의 황금기를 위한 백악관의 전략을 집행한다(Department of War Executes White House Strategy for a New Golden Age of Science)’는 제목의 정책 지침인데요.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마이클 크라치오스 실장이 작성한 보고서 ‘과학: 새로운 황금기’의 권고안을 전쟁부가 실행에 옮기는 계획입니다. 전체 군사 조직과 관련 단체들의 연구 지원과 평가 방식을 현대화하고, 핵심 국방과학 과제에 새로운 인재를 끌어들이면서, 발견과 혁신을 국방 전반으로 이어주는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전쟁부는 밝혔습니다.
앵커) ‘전쟁부가 과학의 황금기를 위한 백악관 전략을 집행’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이 나와있습니까?
기자) 네. 크게 세 축이 정책 지침에 명시돼 있습니다. 첫째, 국방 연구체계의 활성화, 둘째, 과학 인재에 대한 투자, 셋째, 국방 혁신의 가속화와 보호인데요. 첫 번째 항목인 국방 연구체계 활성화를 위해, 앞서 소개해드린 전미과학재단과 협약을 맺었습니다. 과학·기술·혁신 분야에서 전쟁부와 과학재단이 서로 이익이 되는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양해각서(MOU)인데요. 첫 협력 관심 분야로 ‘X-랩스’, ‘프로그래머블 클라우드 랩 네트워크’, 그리고 앞서 소개해드린 AI 포지 사업이 꼽혔습니다.
앵커) AI 포지 사업은 앞에서 이야기 했고요, ‘X-랩스’와 ‘프로그래머블 클라우드 랩’은 뭔가요?
기자) X-랩스는 양자 시스템을 연구하는 게 핵심사업입니다. 양자 기술은 차세대 컴퓨터로 기대되고 있는 분야인데요. 프로그래머블 클라우드 랩(Programmable Cloud Labs)은,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클라우드로 원격 제어하고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자동화 실험실을 뜻합니다. 연구자가 직접 실험실에 있지 않아도 실험을 설계하고 돌릴 수 있게 해서, 연구 속도를 높이고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게 목적인데요. 전쟁부는 이걸 위해서 2028 회계연도부터 향후 국방계획 기간에 걸쳐 2억 달러(약 2천683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전쟁부가 군사 정책과 야전에서 두루 사용할 군사 전용 초지능 개발에 몰두하는 동시에, 양자컴퓨터와 자동화 실험실까지 만들고 있는 상황 살펴봤습니다. ‘미국 군사·안보 백브리핑’ 오종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