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싱크탱크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기업에 부과한 평균 과징금이 한국 기업의 21배에 달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가 향후 미한 통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기업에 부과한 평균 과징금이 약 392억 원으로, 한국 기업 전체 평균인 약 19억 원의 21배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외국 기업의 평균 과징금 약 24억 원과 비교해도 미국 기업의 과징금이 약 16.6배 높았습니다.
‘미국 혁신 기업이 직면한 한국의 경쟁법상 제약’이라는 제목의 이번 보고서는 해당 기간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 자료 3천157건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보고서는 미국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이 특정 기업에 대한 대형 제재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퀄컴·구글·쿠팡 3개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은 지난 10년간 미국 기업에 부과된 전체 과징금 총액 약 1조7천600억원의 96.5%를 차지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 국회에서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안’ 등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이 규제 대응에 자본과 인력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의원이 대표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은 과징금 상한을 관련 매출액의 10%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0일 온라인으로 열린 보고서 토론회에 참석한 트레버 와그너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수석 경제학자 겸 연구센터장은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공정위의 재량권을 확대해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레버 와그너 /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수석 경제학자 겸 연구센터장
“There are certain areas where US companies tend to do relatively well, which include digital champions and also include mutually beneficial high tech trade. An issue with these platform bills, however, is that they tend to operate on the provisions where the KFTC is already fining American firms at multiple times the Korean rate, and it gives the commission more discretion over them in most cases. And as we've seen where the FTC has more discretion, it tends to be to the detriment of US companies.”
와그너 수석 경제학자는 공정위의 재량권이 커질수록 미국 기업에 불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경향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이절 코리 전 ITIF 무역정책 담당 부국장은 한국의 규제 강화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조치를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나이절 코리 / 전 ITIF 무역정책 담당 부국장
“If the administration and Parliament go ahead with these new legislative changes, then they can expect, I think they can expect a reaction from the Trump administration. And I've said much the same in relation to sort of the headline grabbing, eye watering fines that the KFTC is considering under some of its cases, given obviously the reaction we saw from the Trump administration to the half billion dollar fine of Google in Europe and that they should expect some sort of similar reaction if they follow that same path.”
코리 전 부국장은 한국 정부와 국회가 신규 입법을 추진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유럽이 구글에 5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을 때 트럼프 행정부가 보인 반발을 언급하며, 한국 공정위가 검토 중인 천문학적 규모의 과징금이나 미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법안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준의 보복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과징금 격차를 곧바로 차별 의도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홍대식 /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장
“I was also alarmed and the figures, yeah, figures are some magic. I didn't expect US companies got so higher penalties compared with the Korean companies or Chinese companies. But I don't think that is related to discretion or discrimination. For platform regulation, the first cases went to Korean companies such as Naver and Takao. And then their focus is directed to the US companies, the Korean company first and then US companies. Yes, I have an opportunity idea with the Korean analysis framework, but based on the analysis of every case, I have an opportunity idea, but I don't think there are such strong intentions.
홍 원장은 미국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이 한국이나 중국 기업보다 높다는 수치에 놀랐다면서도, 이것이 곧바로 차별이나 의도적인 재량권 행사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또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한국 기업이 먼저 규제 대상이 된 뒤 미국 기업으로 관심이 확대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개별 사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이 플랫폼 규제 확대를 재검토하고 공정위의 제재 절차를 더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이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경우, 미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할 명분이 충분하다며, 서비스 수수료 부과나 무역 양허 중단 같은 통상 대응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VOA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보고서 내용에 관한 입장을 문의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진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