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재개...중국-니카라과 수교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현장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재개됐습니다. 한편 이란은 지난주 자신들이 제안한 방안에 근거해 회담에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미에 있는 나라 니카라과가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었습니다. 뉴질랜드가 담배 구매 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중인데요. 2008년 이후 출생자는 영원히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게 된다는 소식 등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재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련 회의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9일 재개됐는데요. 이날 회의는 한 시간 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회의가 지난주에 시작된 뒤에 이날 다시 열린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에 시작했다가 3일에 일단 마무리됐는데요. 그러다가 9일에 다시 열린 겁니다.

진행자) 회담 재개와 관련해서 이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란 대표단을 이끄는 알리 바게리카니 외무부 차관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에 기자들에게 “이란은 기존의 위치에 근거해 회담을 진지하게 이어가겠다는 뜻을 강조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기존 위치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지난주에 회의를 시작하면서 자신들이 제안했던 방안을 언급한 겁니다.

진행자) 이 방안을 두고 협상 당사국들이 반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일 협상이 종료된 뒤에 회담에 참여한 서방 나라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말이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이란이 새로운 조건을 첨가함으로써 협상 타결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미국이 특히 반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회담과 관련해서 ‘로이터통신’ 등 언론에 “이란이 지난 4∼6월 6차례 진행된 회담에서 자신들이 제안해 어느 정도 타협을 이룬 사항에 대한 의견을 모두 철회하고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라고 비난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이란이 이번 협상을 도발적인 방식으로 핵 프로그램에 계속 박차를 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무력화하는 시간으로 사용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회담 당사국으로 그간 이란에 유화적이었던 러시아와 중국도 이란 측 태도에 당황했다는 말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회담에 참여한 미국과 유럽 나라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도 이란의 태도에 당혹감과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란은 오히려 미국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은 미국이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란 외무부 고위 관리는 지난 5일 이란 관영 ‘타스님 통신’에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회담 진전에 있어서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미국 정부가 ‘최대 압박’ 정책을 철회하고, 유럽 국가들이 정치적 의지만 보여준다면 즉각적인 협상 타결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쪽에서는 이란에 대해 계속 경고하는 말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만일 회담이 실패하면 다른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 재개와 관련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핵 프로그램이 진전하는 상황에서 외교가 실패해 다른 방안을 고려하는 상황에 대비할 것을 참모들에게 주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프로그램 진전이라는 건 이란이 핵 합의를 점진적으로 무력화하고 핵 능력을 고도화하는 것을 뜻하죠?

기자) 맞습니다. 이란은 지난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에서 이탈한 이후 우라늄 농축 농도와 농축량을 늘리고 우라늄 농축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등 이란 핵 합의를 무력화하는 조처를 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가 원래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란에 부과했던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란 핵 합의는 지난 2015년 당시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주도로 체결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핵 합의에서 이탈한 뒤에 대이란 경제제재를 부활하고 이란이 핵 합의를 점진적으로 무력화하자 핵 합의가 좌초될 위기에 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란은 미국이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지난 4월 초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러시아·중국·프랑스·영국·독일과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6차례 했습니다. 그런데 이 협상은 지난 6월 이후에 잠정 중단됐다가 5개월여 만인 지난달 29일에 다시 열린 겁니다.

진행자) 이란 주변국 가운데 하나로 이란과 적대적인 이스라엘은 이란 핵 합의에 대해서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만났군요?

기자) 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나라 국방부 수장은 이란 비핵화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장관의 만남과 관련해서 최근 ‘로이터통신’이 눈길을 끄는 보도를 했죠?

기자) 네. 소식통을 인용한 로이터통신 단독 보도였는데요. 두 장관이 이란 핵 합의가 좌초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두 나라가 군사 훈련을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보도였습니다. 하지만, 미 국방부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라우레아노 오르테가 무리요(왼쪽) 니카라과 대통령 보좌관과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10일 톈진에서 수교 공보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과 수교하는 나라가 하나 더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미에 있는 나라 니카라과가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다고 9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수교한다는 건 타이완과 단교한다는 것을 뜻하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자국과 수교하려는 나라들에 전제 조건으로 타이완과 단교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니카라과도 9일 발표에서 타이완과 단교하고 어떤 접촉이나 공식적 관계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타이완과의 단교를 요구하는 건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에 근거한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이 중국 영토 가운데 하나로 독립국이 아니라는 원칙에 따라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현재 타이완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죠?

기자) 네. 이번에 니카라과의 단교로 14개 나라로 줄었습니다. 지난 2016년 차이잉원 현 타이완 총통이 취임한 이후 타이완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21개에서 14개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가장 최근에 타이완과 단교한 나라가 어디였나요?

기자) 네. 지난 2019년에 태평양에 있는 나라인 키리바시와 솔로몬 군도가 타이완과 단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타이완과의 외교 관계를 격상한 나라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동유럽 리투아니아가 사실상 대사관을 개설하는 등 타이완과의 관계를 격상했습니다. 그러자 중국은 보복으로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했습니다.

진행자) 니카라과의 이번 조처에 대해 중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니카라과의 결정이 국제적 경향에 부합한 옳은 결정이라면서 니카라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타이완 외무부는 타이완이 계속 실용적인 외교를 진흥할 것이라며 타이완은 다른 나라들과 외교 관계를 개발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미국 국무부는 현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정권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로 탄생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처는 니카라과 사람들의 뜻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민주 제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든 나라는 타이완과 관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한 여성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뉴질랜드 정부가 지난 2008년 이후 출생자에게 ‘평생’ 담배 판매 불법화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뉴질랜드가 올해 만으로 13살 이하 인구는 평생 담배를 합법적으로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포함한 혁신적인 금연 대책을 내놔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조처는 법으로 강제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법으로 강제하는데요. 의회를 통과하면 이 법은 내년에 발효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2008년 이후 출생자는 그러면 내년부터 담배 관련 제품을 일절 살 수 없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vaping’, 즉 ‘전자담배’는 살 수 있습니다. 전자담배는 맛과 모양 따위를 담배와 유사하게 만든 전자 기구로 특히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특정 연령대의 담배 구매를 평생 금지한 사례가 다른 나라에도 있었던가요?

기자) 아닙니다. 뉴질랜드가 처음입니다. 아이샤 베럴 뉴질랜드 보건부 차관은 “우리는 젊은이들이 흡연을 시작하는 것을 막는 것을 확실히 하길 원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 성인 흡연율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AP통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성인 흡연율은 약 11%에 달하고요. 매일 담배를 피우는 비율은 9% 정도 됩니다. 반면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흡연율은 평균보다 높아 22%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전국 평균 흡연율을 5% 아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의 흡연율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게 높은 건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흡연율은 14%, 그리고 한국의 흡연율은 20%에 달하는데요. 참고로 북한의 흡연율은 15%로 집계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의 흡연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지만, 그래도 흡연으로 인한 사망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암 발생 건수 4건 가운데 하나가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또 흡연이 여전히 뉴질랜드에서 예방 가능한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 정부가 특정 연령층에 대한 평생 담배 판매 금지 외에 다른 대책도 내놨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반 담배에 들어가는 니코틴 함량을 줄이도록 했고요. 담배를 파는 장소도 대폭 줄이도록 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 관리는 현재 담배를 파는 곳이 8천 개에 달하는데 앞으로 이를 500개 미만으로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에 대한 뉴질랜드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공보건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이번 조처를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소매업체 등 담배를 파는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이 조처로 일부 상점이 문을 닫는 등 소상공인들에게 너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담배 판매 금지로 암시장이 형성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