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첫 입주계약 10년…누적 생산액 23억 달러

지난해 9월 개성공단 내 SK어패럴에서 근로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 사업인 개성공단이 오는 14일로 첫 입주계약을 맺은 지 10년이 됩니다. 그동안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은 첫 해의 30 배를 넘었고, 근로자도 6천여 명에서 5 2천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착공한 지 1년 만인 지난 2004년 6월 14일 개성공단 입주를 희망한 15개 기업이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 해 12월 중순 공단에서 첫 제품이 생산되면서 사상 최대의 남북 경제협력 사업인 개성공단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습니다.

한국 통일부가 12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개성공단의 누적 생산액은 23억 달러, 교역액은 94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5개였던 개성공단 입주업체는 지금 125개 업체로 늘었습니다. 업종별로는 섬유가 가장 많은 73개 업체로 60%를 차지했고, 기계금속 24개, 전기전자 13개, 화학 9개 업체 등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출범 당시 6천 명 정도였던 북측 근로자는 5만2천여 명으로 9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여성 근로자의 비율이 70%로 높고 평균 나이는 37.9세로 20~40대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한 달에 50 달러였던 최저임금은 해마다 5%씩 올라 지금은 평균월급이 130 달러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에 각종 사회보험료를 합치면 근로자 한 명의 한 달 평균임금은 144 달러 수준입니다.

연간 생산액은 지난 2005년 천491만 달러에서 시작해 지난 2012년 30배가 넘는 4억6천950만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에는 가동중단 사태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올해 1분기 현재 생산액은 1억681만 달러로 가동이 중단되기 전 추세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동중단 사태의 후유증을 겪은 개성공단의 최대 과제는 ‘발전적 정상화’로 요약됩니다.

남북한은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면서 통신, 통관, 통행의 이른바 3통의 개선과 국제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설치와 전자출입체계 구축 등 3통 개선 작업은 기술적인 준비를 거의 마치고 시행 단계에서 당국간 협의만 남겨 놓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이와 함께 인력난 해소 대책을 비롯해 수출 판로 확보를 위한 역외가공품 인정, 해외기업 유치 등 경영환경 개선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들면서 북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말미암아 발전적 정상화는 몇 달째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기마다 한 번씩 열기로 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도 한 번 밖에 열리지 못했고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이희건 수석부회장입니다.

[녹취:이희건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수석부회장] “북한 리스크를,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죠. 이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또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국제규범에 맞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얘기죠. 이러한 환경에 대해 정치, 군사적 관점에서 볼 게 아니라 경제교류 차원에서 분리하는 정책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개성공단은 재가동 이후 제3국의 상공인과 외교사절이 10여 차례 방문했고 독일의 공업용 바늘 제조회사인 그로쯔 베커르트가 외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다음달 현지에 영업점을 낼 예정입니다.

올 하반기에는 한국의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에 외국인 투자지원센터도 설치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