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압승했습니다.
민주당은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의석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의회 권력 구도를 바꿨습니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4년의 중간 시점에 실시되는 선거로, 대통령과 집권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를 가늠하는 선거로 여겨집니다.
미 동부 시각 4일 오전 10시 현재, 상원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당 계열이 54석, 공화당이 44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민주당 계열 의석에는 민주당과 함께하는 무소속 의원 2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민주당은 상원 100석 가운데 35석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보유했던 상원 의석 최소 7석을 가져왔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오하이오, 캔자스, 아이오와, 메인주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는데, 이들은 대체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했던 주입니다.
메인주에서는 민주당의 트로이 잭슨 후보가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현역 상원의원을 꺾었습니다.
텍사스주에서는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의 켄 팩스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후보가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입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민주당의 애니 앤드루스 후보가 공화당의 달린 그레이엄 후보를 꺾었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배출되는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입니다.
아직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은 상원 선거는 알래스카와 미시시피주 두 곳입니다.
미시시피주에서는 민주당의 스콧 콜럼 후보가 공화당 현역 신디 하이드스미스 상원의원을 상대로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메리 펠톨라 후보와 공화당 현역 댄 S. 설리번 상원의원이 맞붙은 알래스카주에서도 두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알래스카주는 우편투표 집계 등에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입니다.
반면 공화당이 의석을 지킨 곳도 있습니다.
플로리다주에선 공화당의 애슐리 무디 후보가 민주당의 앤지 닉슨 후보를 꺾고 상원의원직을 유지했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도 공화당의 셸리 무어 캐피토 현역 상원의원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고, 앨라배마와 아칸소, 테네시주도 공화당이 의석을 유지했습니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습니다.
오전 10시 현재. 민주당은 228석, 공화당은 139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원 다수당 기준인 218석을 넘어선 민주당은 2022년 이후 4년 만에 하원 주도권을 되찾았습니다. 다만 아직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은 선거구가 남아 있어 의석 분포는 더 바뀔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아이오와와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콜로라도, 위스콘신 등 경합 지역에서도 의석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아이오와주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 현역 하원의원 재크 넌과 마리앤 밀러믹스 의원을 꺾었고,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애슐리 힌슨 후보의 하원 의석도 민주당이 가져왔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민주당이 공화당 현역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의원의 지역구를 포함해 주요 경합 지역에서 승리했습니다. 텍사스주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에 유리하게 선거구가 조정된 지역에서 선전했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한인 후보들의 희비도 엇갈렸습니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민주당의 댄 고 후보가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역대 7번째 한국계 연방의원이 됐습니다.
워싱턴주에서는 메릴린 스트릭랜드 민주당 의원이 4선에 성공했고, 캘리포니아주의 데이브 민 의원도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반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영 김 공화당 의원이 같은 당의 켄 캘버트 의원과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42%가 개표된 현재 캘버트 의원은 54.4%의 득표율로 앞서고 있으며, 영 김 의원은 45.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의석 3분의 1에 해당하는 35석과 함께 연방 하원 전체 435석을 새로 뽑았습니다. 또 전국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에서는 주지사 선거도 함께 실시됐습니다.
이번에 주지사 선거가 치러진 36개 주에서는 민주당이 조지아와 오하이오, 아이오와, 텍사스 등 4개 주에서 공화당이 보유했던 주지사직을 가져왔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여러 글을 올리며 반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만약 투표용지에 자신의 이름이 있었다면 공화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최근 6개월 동안 공화당의 원칙에서 벗어나 이른바 ‘이름만 공화당원’, 즉 ‘라이노(RINO)’가 되지 않았다면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와 패배한 후보들의 이유를 분석하는 정치 평론가가 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승리를 유권자들이 변화를 선택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4일 새벽 연설에서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상원에서 승리했다”며 미국 국민에게 “안도와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슈머 대표는 민주당이 승리한 배경으로 미국 가정의 생활비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선거운동의 중심에 둔 점을 들었습니다. 유권자들이 가장 우려한 문제는 물가와 혼란, 부패였으며, 민주당은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국인들은 변화를 선택했다”며 “이제 민주당이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지도부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면서도 민주당의 정책 추진에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존 튠 상원 공화당 대표는 이날(4일) 새벽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지난 2년간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치안 강화와 국경 안보, 세금 부담 완화, 보수 성향 판사 임명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습니다.
튠 대표는 공화당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세금 인상을 막았고, 역대 2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대통령 내각 인준을 마쳤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2027년부터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더라도 공화당은 민주당 내 급진 진영이 지금까지의 성과를 되돌리려는 시도를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해 민주당의 정책 추진에 맞서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연방 의회와 주 정부의 권력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민주당은 연방 상·하원에서 다수당으로서 예산과 주요 입법, 행정부 인사 인준 등을 주도하게 되며, 주지사직을 확보한 지역에서는 주 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 구성되는 연방 의회는 내년 1월 3일부터 임기를 시작합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