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총기 범죄 근절 촉구...'인력 부족' 미 병원 해외 간호사 채용

조 바이든(앞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3일 뉴욕시경찰국(NYPD) 본부에서 총기 폭력 등 현안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왼쪽은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 오른쪽은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뉴욕을 찾아 총기 폭력 근절을 촉구하면서 정부의 총기 범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력난을 겪는 미국 병원들이 해외 간호사 채용에 나섰습니다. 미시시피주가 의료용 목적의 마리화나 사용을 승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최대도시인 뉴욕을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3일 뉴욕시 경찰국을 방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역 당국자들 그리고 경찰관들과 만나 총기 폭력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더는 안된다, 이에 대해 우리가 뭔가를 해야만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정부의 총기 폭력 대응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뉴욕에서는 최근 총기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특히 경찰관들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에도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2명이 용의자의 총에 맞아 숨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하기 하루 전날인 2일, 뉴욕 시민과 동료 경찰 수천 명이 애도하는 가운데 숨진 경찰관의 장례식이 엄수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뉴욕을 찾아서 총기 문제를 언급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매일 미국에서 316명이 총에 맞고 106명이 사망한다”며 특히 “올해 들어 6명의 뉴욕 경찰이 총기폭력의 희생자가 됐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와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 등도 함께했는데요. 올해 초 취임한 애덤스 시장은 경찰 출신으로, 경찰의 인종차별적인 관행을 종식하고, 강력 범죄를 단속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아 지지를 얻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폭력 근절을 위해 어떤 방안들을 내놓았는지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범죄자에 대한 기소를 확대하고, 불법 총기 유통과 불법 거래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법무장관이 미 전역의 연방 검찰에 주와 시의 경계를 넘나드는 총기 거래를 근절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삼을 것을 지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총기 범죄를 척결하기 위해 불법 총기 거래부터 막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류의 불법 밀거래 경로를 뜻하는 ‘쇠 파이프라인(Iron Pipeline)’에 사법 당국이 더 관심을 가질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는데요. 총기 구매가 비교적 쉬운 남부 주에서 이 쇠 파이프라인을 타고 뉴욕과 같은 동부지역까지 총기 불법 밀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악관은 이를 위해 유령총, 그러니까 추적 불가능한 일련번호가 없는 총을 근절하기 위한 ‘전국 유령총 집행 계획’을 발족한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진행자) 총기 범죄를 막기 위해 예산 지원도 약속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2년 간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 증가한 총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미 전역 도시에 3억 5천만 달러를 지원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에선 총기를 소유하는 것 자체를 두고도 의견이 나뉘지 않습니까? 민주당 쪽에서는 총기 소유를 더 까다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공화당 쪽에서는 총기 소유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인데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방문에 대해서도 엇갈리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총기 규제 강화를 지지하는 단체인 ‘브래디 캠페인’의 크리스 브라운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내놓은 방안들은 총기 범죄 해결을 위한 바이든 행정부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총기 소유 옹호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케이토 연구소’의 클라크 네일리 선임 부회장은 VOA에, 총기 문제 같은 지방정부 차원 문제를 해결하라고 연방정부에 헌법적 권한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했습니다. “총기 폭력 대응은 헌법에 따라 연방정부가 할 일이 아니고, 연방 정부가 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총기 규제 입법화를 촉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공화당과 총기 협회 반대로 법제화에는 난항이 예상되는데요. 일각에서는 의회가 총기규제 법안 통과에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주와 지역 정부에 연방 자금을 투입해 범죄 근절에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대학병원에서 근무중인 나이지리아 출신 페이스 아킨마데 간호사.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미국 병원들이 해외 인력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년간 계속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내 많은 병원이 해외 의료 인력 영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AP통신은 코로나 신규 확진자와 입원환자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 가운데 코로나 대응 최전선에 있는 간호사들의 퇴직과 은퇴가 이어지면서 미국 의료 체계에 엄청난 압박이 가해졌다고 전했는데요. 결국 많은 병원이 영어 구사가 가능한 필리핀이나 자메이카 등지에서 간호사들을 데려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간호사가 얼마나 모자란 겁니까?

기자) 캘리포니아주를 예로 들어보면, 현재 약 4만 명의 간호사가 모자란 실정인데요. 전체 간호사 인력의 14%가 채워지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국내적으로는 인력 부족이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인 건가요?

기자) 네. 한때 병원과 병원을 오가며 일하는 ‘트래블링 간호사’가 급부상하긴 했지만, 일반 간호사보다 급여가 훨씬 비싸다 보니 병원으로선 채용에 한계가 있었고요. 간호대학 졸업생들 역시 병원의 수요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래서 결국 해외에서 인력을 데려와야 하는 상황이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때마침 의료 인력에 할당되는 비자 발급이 이번 회계연도에 많이 늘어난 것도 해외 인력 유입에 영향을 줬다고 AP통신은 분석했습니다. 보통 미국에선 간호사를 비롯한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14만 개의 영주권이 배당되는데, 올해는 28만 개의 영주권이 가능한 상황이 됐는데요. 그렇다보니 미국에 취업을 원하는 간호사들에게는 문호 개방의 기회가 됐고 또 병원들로서는 해외 간호사 채용에 기회가 됐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더구나 지금은 전염력이 매우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의료진이 더 필요한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의료인력 관리회사인 ‘AMN헬스케어’의 국제 간호인력솔루션대표인 시네이드 카버리 씨는 AP 통신에, 코로나 팬대믹 이후 해외 간호사 수요가 300%~400%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기존의 간호사용 이민 비자로 채용할 수 있는 수준이 넘어서기 때문에, 해외에서 직접 간호사를 채용해 데려오는 방법도 현재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해외 간호사가 유입되는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의료계나 이민업계에서는 환영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해외 간호사가 늘어나는 만큼 간호사에 대한 처우 역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미국 내 17만5천 명의 간호사를 대표하는 노조인 ‘전국간호사연합’ 측은 해외 간호사들을 채용하는 데 있어 간호사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게 되는지 더 철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의료용 마리화나 잎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시내 판매점에 비치돼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시시피주가 의료용 목적의 마리화나 사용을 승인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시시피주의 테이트 리브스 주지사는 2일 의료용 목적의 마리화나 사용 합법화 법안에 서명해 주 내에서의 사용을 합법화했습니다.

진행자) 리브스 주지사가 이번 마리화나의 의료용 목적 사용 승인 법안에 서명하면서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리브스 주지사는 성명에서 의료용으로 처방된 대마초에 대한 접근을 통해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번 합법화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법안은 언제 통과된 거죠?

기자) 지난주 미시시피주 상∙하원에서 해당 법안 최종안을 통과시킨 뒤 일주일 만에 주지사 서명까지 이뤄졌습니다. 주지사의 서명으로 즉시 효력이 생겼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의료용 마리화나가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이번 법안 서명에 따라서 환자들은 하루에 3.5g의 대마초를 살 수 있습니다. 또 일주일 내 최대 6일까지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 달에 약 3온스, 그러니까 약 85g에 달하는 양입니다.

진행자) 어떤 환자들이 의료용 마리화나를 처방받은 뒤 구매할 수 있는 거죠?

기자) 주에서 등록한 확인 카드를 발급받는 환자들만 의료용 마리화나를 처방받고 살 수 있습니다. 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환자는 약 20개가량의 항목 가운데 적어도 하나에 해당해야 하는데요. 여기에는 암과 파킨슨병, 진행성 신경계 퇴행성 질환인 ‘헌팅턴병’, 알츠하이머, 자폐증, 근육위축병,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이 포함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해당 환자들이 아무 병원이나 의료진을 찾아가서 상담 후 처방전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환자와 진정한 관계를 맺고 있는 면허증이 있는 전문 의료진이 확인 증명서를 써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들은 유선이나 온라인이 아닌 반드시 현장 방문을 통해서만 처방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처방을 희망하는 환자들도 나이에 따라 일정 제한이 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18세부터 25세 사이의 젊은 환자들에 대해선 전문 의료진 가운데 오직 의사만이 처방전을 써 줄 수 있고요. 미성년자들은 반드시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만 처방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의료용 목적의 마리화나 재배는 주의 관리하에 이뤄지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리화나 재배와 판매에는 세금이 부과되고요. 마리화나의 재배는 오직 실내에서, 주의 감시 아래에서 할 수 있습니다. 미시시피주는 때때로 특정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세금 감면이나 금융 지원 등을 제공하기도 하는데요. 의료용 목적의 마리화나 재배, 판매 사업에 대한 미시시피주의 특정 혜택은 없습니다.

진행자) 미시시피주의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 승인은 미국 전체 주에서 몇 번째인가요?

기자) 미국 ‘주의회협의회(NCSL)’에 따르면 미시시피주는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을 승인한 37번째 주입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을 승인한 곳은 캘리포니아주입니다. 한편, 오락용 마리화나는 현재 18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허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