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 '형평성 행동계획' 공개...텍사스주, 멕시코 측과 국경 보안 합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 있는 농업·기술 주립대학교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연방 정부의 형평성과 인종적 정의를 강화하기 위한 행동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텍사스 주지사가 멕시코 국경지대 주지사들과 국경 보안 합의를 타결함에 따라 남부 국경지대 트럭 시위대가 해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공중 보건 비상사태가 90일 더 연장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연방 정부의 형평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들을 공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이 14일, 인종적 정의를 강화하고 소수계 지역사회를 지원하기 위한 ‘형평성 행동계획(Equity Action Plan)’을 공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월 20일, 취임 첫날 ‘연방 정부를 통한 인종적 형평성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는데요. 이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이 화제가 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연방 정부가 인종적 평등을 위해 구체적인 지침 마련에 나선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행정명령이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백악관은 14일, 모든 내각 부처를 포함해 90여개의 연방 정부 기관들이 일제히 형평성 행동계획을 마련한 것은 처음이라며, 행동계획은 300개 이상의 구체적인 전략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에서의 구조적 장벽이나 취약 계층의 번영과 평등을 가로막는 프로그램들을 해소하는 데 행동계획의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는 형평성이라는 게 뭘 말하는 걸까요?

진행자) 형평성(Equity) 또는 사회적 형평성은 사회 규범의 하나로, 누구나 정부의 혜택을 평등하게 받아야 한다는 데 기본을 두고 있습니다. 사회적 불평등을 시정하기 위해 공공서비스의 혜택을 사회적 취약 계층에 더 많이 돌아가게 한다는 점에서 사회 정의나 평등, 공정성과 비슷한 의미로 쓰입니다.

진행자) 정부가 형평성 행동 계획을 마련한 배경은 뭘까요?

기자) 백악관은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행동 계획은 모든 미국인이 매일의 삶에서 형평성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연방 정부가 다양성과 통합성의 모델이 되어 환경적 정의를 실천하고, 남녀 성차별, 성 정체성 또는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부 기관들이 각각 행동 계획을 마련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한인들을 비롯한 소수계가 가장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행동계획이라면 법무부의 계획을 들 수가 있는데요. 법무부는 영어에 능숙하지 못한 미국인을 위한 언어 지원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소수계가 범죄 대상이 되어 피해를 본 경우가 많은데요. 언어 장벽으로 인해 범죄 신고를 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거고요. 또 언어 때문에 법무부가 제공하는 혜택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정당한 권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언어 지원을 제공해 법무부의 프로그램과 자원들을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인종적 차별 해소에 중점을 둔 부서가 또 있습니까?

기자) 주택도시개발부는 주택 소유에 있어 인종적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취약계층에서 노숙자 비율이 불균형적으로 높은 점을 해소하고요. 또 부처 간의 협력을 통해 주택가격 감정에서 나타나는 인종차별을 줄이겠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주택 매매 과정에서 흑인이나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주택 가치를 저평가하거나, 유색인종에게 집을 팔지 않는 등 주택 매매 과정에서 인종차별로 인한 문제는 종종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주택도시개발부가 주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종적 차별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정부의 행동 계획에 소수 인종을 돕는 지원 방안들이 많은 것 같군요?

기자) 네. 국토안보부도 시스템 개선과 직원 교육을 통해 공항 검색대 통과 시 소수계가 받는 차별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비롯한 국내 테러 사건들이 최근 증가한 상황에서 국내 테러와 관련해 소수계가 국토안보부의 지원을 더 쉽게 받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선보입니다.

진행자) 성별에 따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선 어떤 계획이 마련됐습니까?

기자) 보훈부는 ‘보건 형평성’을 강화해 취약계층의 퇴역군인들을 각별히 챙긴다는 계획입니다. 소수계나 여성, 또는 성소수자들을 뜻하는 LGBTQ 퇴역군인들의 보건에 영향을 끼치는 경제적, 사회적 결정 요인들을 해소하겠다는 건데요. 또, 치료 서비스나 장애 혜택, 여러 다른 서비스들에 있어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데이터 전략도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 외 눈길을 끄는 정부의 행동 계획,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환경부는 공해가 취약계층과 저소득 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포괄적인 체계를 마련합니다. 저소득계층 지역이 오염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은 계속돼 왔는데요. 환경부는 ‘환경 정의’라는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환경과 관련한 법 집행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중소기업청은 취약계층이나 소수계가 운영하는 사업체를 위한 ‘자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 신청 프로그램을 간소화하는 등 기술 개발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지난 12일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에서 미국 텍사스주로 연결되는 무역로 '제로니모-산타 테레사 국제다리'를 가로막은 멕시코 트럭 운전사들과 현지 방위대원이 대화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시간에 미 남부 국경을 지금 트럭 시위대가 가로막고 있다고 전해드렸는데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남부 텍사스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치후아후아주가 국경 보안에 대한 합의에 이르면서 국경을 막고 있던 상업용 트럭들이 정상 운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14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텍사스 남부 국경은 멕시코와의 주요 무역 경로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지난 월요일부터 텍사스주 보안당국이 국경을 통과하는 트럭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멕시코 트럭 운전사들이 국경을 막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떤 합의를 통해서 트럭 운전사들이 시위를 풀게 된 겁니까?

기자) 텍사스주가 검역 강화를 중단할 수 있도록 멕시코 치후아후아주가 별도로 국경 보안을 강화하는 계획을 제시했는데요. 텍사스주가 이를 받아들인 겁니다.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14일, 치후아후아주의 마리아 이우헤니아 캄포스 갈반 주지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양측 모두 국경 보안을 강화해 상업용 트럭들이 검문소를 통과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애벗 주지사가 트럭 검역을 강화한 이유는 뭐였습니까?

기자) 애벗 주지사는 지난주 밀입국자나 마약 밀매를 색출하기 위해 멕시코와 텍사스 국경을 통과하는 차량의 검문 검색을 강화할 것을 주 공공안전부에 지시했습니다. 애벗 주지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른바 ‘열린 국경’ 정책을 비난하며 주 차원에서 국경 보안 강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남부 국경을 이동하는 차량이 굉장히 많을 것 같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텍사스주 당국이 트럭을 다 세워서 일일이 조사를 하자 국경 지역 정체가 심각해졌는데요. 일부 트럭 운전사들은 검역을 위해 반나절 이상 기다리는 상황도 빚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국경 통과가 지연되자 트럭 운전자들은 아예 국경을 막고 서서 시위를 벌였던 겁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으로 교역 차질도 빚어졌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14일 텍사스국제생산협회(TIPA) 자료를 인용해, 트럭 시위로 약 1억5천만 달러 상당의 과일과 채소가 국경에 정체돼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제 텍사스주의 트럭 검색 강화는 완전히 해제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텍사스와 멕시코 간의 국경검문소는 여러 지역이 있는데요. 치후아후아주의 국경 육로는 양측의 합의로 14일 뚫렸고요. 앞서 13일엔 멕시코 로에보레온주와도 텍사스주가 보안 합의를 이루면서 국경이 정상화됐습니다. 하지만, 텍사스주와 아직 협의를 보지 못한 그 외 다른 국경검문소에서는 여전히 검역 강화가 시행될 것이라고 애벗 주지사는 밝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시내 코로나 백신 접종 센터에서 이용객들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보겠습니다. 공중 보건 비상사태가 또다시 연장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건후생부(HHS)는 12일 발표에서 16일 종료 예정이었던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90일 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추가 연장 여부는 종료, 또는 만료 60일 전 이를 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공중 보건 비상사태는 언제 처음 선언됐죠?

기자) 지난 2020년 1월입니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비상사태도 선언됐는데요. 이후 지금까지 분기별로 계속 연장되어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장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비상사태가 선언되면 어떤 조치가 취해지는 건가요?

기자) 팬데믹 관련한 의료 활동 등에 정부 자금이 투입됩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 확진 여부 검사와 코로나 백신 접종, 특정 치료 등에 정부 자금이 들어가는 건데요. 메디케어, 혹은 메디케이드에 적용되는 사람들은 정부가 직접 이들의 검사나 백신 접종, 치료 비용을 부담하고요. 민간 보험사의 경우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에 대한 이 같은 의료 활동에 들어간 비용을 정부에 청구한 뒤 전액 보상받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더 이상 정부가 이 같은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카이저가족재단(KFF)’의 줄리엣 쿠반스키 메디케어 정책 담당 부국장은 ‘로이터’ 통신에 지금까지 비상사태가 연장되면서 검사나 백신 접종 등을 모두 무료로 받을 수 있었지만, 비상사태가 끝나면 이 같은 보장도 끝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항공기나 열차 등 대중교통수단 이용 시 적용되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도 연장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항공기 등의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지난 13일, 이를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는 18일 만료 예정이었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을 5월 3일까지 보름 연장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연장에 대해 CDC는 뭐라고 설명했나요?

기자) CD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인 BA.2 변이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 이 같은 연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 연장 발표에 앞서 항공업계에서는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5월 초까지로 연장됐습니다. 항공편 운행에 있어서 특히 마스크 착용 거부가 주요 갈등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올해 발생한 마스크 착용 거부 사례는 12일 현재 740건이 넘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내 신규 확진자 발생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뉴욕타임스’ 신문이 집계하는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올 1월엔 평균 일일 확진자 수가 80만 명을 넘기도 했는데요. 이후 3월 중순엔 2만 명대로 급격히 줄었습니다. 최근엔 BA.2 변이,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13일 현재 평균 일일 확진자 수는 다시 3만 명을 넘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의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상황은 어떻죠?

기자) CDC는 최근 발표에서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감염이 전체 신규 확진의 86%를 차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뉴욕과 코네티컷, 매사추세츠주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90%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인 상황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