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음식을 하나씩 가져온다…미국의 식사 문화 ‘포트럭’”

미국에서 모임을 할 때 흔히 접할 수 있는 식사 문화 가운데 하나인 ‘포트럭(Potluck)’ (사진=Adobe Stock)

진행자: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 관련 소식을 전해 드리는 ‘역사 속 아메리카 250’입니다. 오늘은 조진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미국의 식사 문화에 관한 이야기군요?

기자: 네. 미국에서 모임을 할 때 흔히 접할 수 있는 식사 문화 가운데 ‘포트럭(Potluck)’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일 때 각자 음식 하나씩을 준비해 와서 함께 먹는 방식인데요. 그래서 포트럭 식탁을 보면 미국 사회의 다양한 문화가 한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어떤 모습인가요? 참석자들의 배경에 따라서 가져오는 음식 종류도 천차만별일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은 미국식 바비큐나 프라이드치킨을 가져오고, 다른 사람은 멕시코 음식인 타코나 이탈리아 음식인 파스타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이 참석한다면 김밥이나 잡채, 만두 같은 한국 음식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한 식탁에 서로 다른 나라와 문화에서 나온 음식이 함께 올라오는 겁니다.

진행자: 한국 음식도 미국의 포트럭 식탁에 잘 어울릴까요?

기자: 네. 포트럭은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눠 먹기 때문에 김밥이나 잡채처럼 여러 사람이 덜어서 먹기 좋은 음식이 특히 잘 어울립니다. 불고기나 만두 같은 음식도 인기 있는 메뉴입니다. 직접 만든 음식을 가져가면 다른 참가자들이 “이 음식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서 자연스럽게 음식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포트럭에서는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서로를 알아가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김밥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재료가 무엇인지, 어떻게 먹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음식을 가져온 사람은 가족이나 고향, 자신이 자주 먹던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습니다. 음식 하나가 자연스럽게 사람과 문화에 관한 대화로 이어지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포트럭 문화는 언제부터 미국에서 자리 잡은 겁니까?

기자: ‘포트럭(potluck)’이라는 표현 자체는 16세기 영국에서 이미 사용됐습니다. 당시에는 pot, 즉 냄비에 어떤 음식이 준비돼 있는지 luck, 운에 맡겨 먹는다는 의미에 가까웠습니다. 이후 북미에서는 여러 사람이 음식을 가져와 함께 먹는 식사 방식과 연결됐고, 특히 교회와 지역사회 모임 등을 통해 미국에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포트럭은 단순히 음식을 준비하기 편해서 생긴 문화라고만 볼 수는 없겠군요.

기자: 네.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지역사회 행사나 교회 모임 등에서 각자가 음식을 준비해 함께 식사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학교 행사나 직장 모임, 이웃 간의 파티 등으로 그 범위가 자연스럽게 넓어진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의 250년 역사와 포트럭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미국의 식탁 자체가 지난 250년 동안 크게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독립 당시 미국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와 유럽계 정착민의 음식문화가 식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면서 각자의 음식과 조리법도 함께 들어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오늘날 미국에서 흔히 먹는 음식 가운데 상당수가 미국으로 들어온 여러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피자와 파스타 같은 이탈리아계 음식부터 타코와 살사 같은 멕시코계 음식, 그리고 아시아 각국의 음식까지 미국의 식탁에는 다양한 문화가 더해졌습니다. 처음에는 특정 이민자 공동체에서 먹던 음식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미국식으로 변형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음식도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미국에서는 한국 음식도 점점 더 일상적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한식당이나 한국식 바비큐뿐 아니라 김밥이나 만두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들에게는 가족의 음식 문화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포트럭 식탁 하나만 봐도 미국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엿볼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포트럭의 흥미로운 점은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평범한 모임에서도 이런 문화적 다양성이 나타난다는 겁니다. 누군가는 가족에게서 배운 음식을 가져오고,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가져옵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음식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진행자: 250년 동안 미국의 식탁도 계속 새로운 음식을 받아들이면서 변해 온 셈이군요.

기자: 네. 그래서 미국의 250년 역사를 음식으로 살펴보면, 미국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조금 색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을 먹는지가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의 음식을 받아들이고 함께 먹는 방식도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포트럭 식탁에 김밥과 타코, 파스타와 바비큐가 함께 올라온다면, 그 자체가 미국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김밥부터 바비큐까지, 여러 음식이 한 식탁에 모이는 미국의 생활문화, 포트럭 이야기였습니다. 조진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