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하원 장악…전문가들 “미한동맹 기조 유지, 의회 견제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2025년 8월 2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회담했다.

요약

  • 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의회가 관세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교 정책은 여전히 대통령이 주도할 것이라고 VOA에 밝혔고, 의회가 정책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을 모두 탈환했지만, 한미동맹의 핵심 요소는 초당적 지지 속에 유지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VOA에 밝혔습니다.

다만 관세,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새로운 동맹 현안의 전망을 놓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의회 견제 강화 전망"

제임스 김 스팀슨센터 한국 프로그램 국장은 이번 중간선거는 생활비 부담 같은 경제 문제와 중동 상황과 관련된 외교정책, 이민 문제에 대한 행정부의 대응이 유권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제임스 김 / 스팀슨센터 한국프로그램 국장
“전반적으로 이번 선거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광범위한 거부 의사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이었던 일부 지역의 상원 선거 결과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외교 정책 큰 변화 없을 것”

하지만 트럼프 2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아시아 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 앤드루 하딩 헤리티지재단 연구원도 이번 중간 선거로 하원의 세출예산 편성 과정과 상원의 공직 후보자 인준 권한 등 의회의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외교정책의 큰 방향을 정하는 권한은 여전히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반적인 외교정책은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가 아니었고, 이란 분쟁이 유일한 외교 쟁점이었기때문에, 이란 정책과 관련해서만 일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앤드루 하딩 /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우선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대통령이라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결정에 있어 행정부가 여전히 주된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임기 후반에 접어든 대통령의 외교 권한이 약해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셉 윤 /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헌법과 과거 대통령의 관행에 기반해 볼 때, 대통령들은 마지막 몇 년 동안 대외 문제에 대한 권한을 잃지 않으며, 오히려 더 적극적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임스 김 국장은 같은 맥락에서 의회의 견제가 양국 관계 전반에서 강화되겠지만, 국내 정책 의제가 제약을 받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정책을 추진할 기회도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SOT 4) 제임스 김 / 스팀슨센터 한국프로그램 국장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몇 가지 기회도 열어줍니다. 국내 정책 의제의 상당 부분이 제약을 받거나 제한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김 국장은 앞으로 2년의 방향도 같은 흐름에서 내다봤습니다.

(SOT 5) 제임스 김 / 스팀슨센터 한국프로그램 국장
“국내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2년 동안 사실상 레임덕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심은 외교정책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임스 김 국장은 이에 따라 무역과 투자, 양국 관계 전반에서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면서도, 이런 변화가 실제로 정책 기조의 중대한 변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동맹에는 큰 영향 미치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가 미한 동맹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윤 전 특별대표는 미국 의회가 한국 안보와 상호방위조약, 동맹 문제에서 늘 초당적이었다며, 이 때문에 의회가 ‘가드레일’, 즉 안전장치를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셉 윤 /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미국 의회는 한국의 안보, 상호방위조약, 동맹 사안에 대한 접근 방식에 있어 항상 초당적이었습니다. 미국 의회는 확장억제에 대한 확고한 공약, 병력 수준에 대한 확고한 공약, 그리고 동맹을 둘러싼 본질적으로 모든 핵심 사안들에 대한 확고한 공약을 언제나 보여주었습니다.”

하딩 연구원도 중간선거 결과가 미한 동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새로운 동맹 사업은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윤 전 특별대표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나온 원자력 잠수함 관련 합의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며, 새 이니셔티브는 한동안 보류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조셉 윤 /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이러한 이니셔티브 중 일부는 한쪽 또는 다른 쪽의 추진력 부족으로 인해 향후 2년 동안 별다른 진전이 없도록 보류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정치적, 전반적인 정치적 분위기와 환경이 새로운 이니셔티브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핵심 동맹 사안들은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새로운 것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관세 놓고 엇갈린 시각

전문가들은 관세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 시각을 나타냈습니다.

트로이 스탠가론 카네기멜런대 전략기술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선거에서 물가 부담이 가장 큰 쟁점이었던 만큼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우선 검증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철강이나 반도체 공장,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처럼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투자 사업들은 관세 때문에 비용이 더 들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트로이 스탠가론 / 카네기멜런대 전략기술연구소 연구원

“민주당은 먼저 관세 자체를, 그리고는 이러한 관세가 한국 기업들로 하여금 미국의 핵심 산업들에 투자하도록 하려는 행정부 자신의 목표를 실제로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를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윤 전 특별대표는 의회가 관세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관세를 바꾸려면 새 입법이 필요한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조셉 윤 /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만약 그것이 바뀌려면 새로운 입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입법은 십중팔구 대통령에 의해 거부권이 행사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행정부가 주도하는 협상을 통한 방식을 제외하고는 현재의 관세 구조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제임스 김 국장은 의회가 행정부 조사와 감독으로 바빠지는 사이 행정부가 관세로 관심을 돌릴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김 / 스팀슨센터 한국 프로그램 국장

“의회는 외교정책뿐 아니라 국내 정치와 관련해서도 행정부 조치들에 대한 감독과 조사로 매우 바빠질 것이기 때문에 행정부는 다시 관세 문제에 관심을 집중할 여지가 생깁니다. 따라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이 더 많아질 수도 있고, 행정부가 실제로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제임스 김 국장은 반대로 의회가 개입해 행정부가 일부 조치를 자제하도록 할 수도 있다면서도, 의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지는 이 문제에 얼마나 신속하게 한 목소리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기업 대미 투자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다른 진단을 내놨습니다.

스탠가론 연구원은 한국 입장에서 모든 투자가 상업적으로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하다면서도,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은 상업적 타당성을 둘러싼 의문이 컸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추진하는 것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자금을 미국 경제와 방위산업 기반에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되는 분야로 돌려야 하는지를 민주당이 물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임스 김 국장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수출 통제에 대한 의회의 감시가 강화될 것으로 보면서, 이것이 한국에 유리하게도 불리하게도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제임스 김 / 스팀슨센터 한국 프로그램 국장

“이는 여러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수출 통제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 경우, 중국과 관련된 무역 관련 제한이 더 강화될 수 있습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같은 사안에서는 한국 기업과 정부가 더 철저한 실사를 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책을 실제로 다룰 인사에 대한 의회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스탠가론 연구원은 인준이 상원의 헌법상 권한이어서 하원의 영향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상원이 한국과의 타협에 더 열린 인물을 앉히도록 압박할 수는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상원 인준을 피해 갈 방법을 자주 찾아왔고, 하위 직급은 애초에 인준이 필요 없는 직업 공무원직이어서 실제로 한국 정책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편 하딩 연구원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정보 공유 제한 논란과 쿠팡 등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우 등을 가리켜 정치적 문제라기보다 동맹 운영상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앤드루 하딩 /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이러한 상황은 양국 관계에 신뢰 문제가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유된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또는 그 정보가 궁극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활용되는지에 관한 신뢰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딩 연구원은 또 쿠팡 문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모두 우려를 제기해 온 만큼 향후 양국 간 더 큰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인식이 양국 간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딩 연구원은 이런 현안을 해결하려면 양국이 직면한 위협에 대한 공동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이 타이완해협과 서해,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일방적인 행동을 취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의회의 견제는 강화되겠지만 외교정책의 주도권은 여전히 대통령에게 있고, 동맹의 핵심 사안은 초당적 지지 속에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관세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새로운 동맹 사업의 향방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갈렸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