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통령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5일 백악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러시아가 점령한 도시 올레슈키에서 이뤄진 짧은 국지적 휴전을 더 광범위한 평화로 발전시킬 것을 양국에 촉구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에서 자신이 성사를 도운 6일간의 휴전을 기념하는 이날 회동에서 “우리는 전쟁보다 인도주의를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제 우리는 고통받는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공동의 관심으로 공통점을 찾기 위해, 올레슈키에서 발휘한 용기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함께라면 일시적인 휴전보다 더 지속적인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9월 올레슈키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해 알게 됐으며, 자신의 대리인인 마크 벡먼에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정부에 연락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내가 계획의 모든 단계에 관여했다”며 “지뢰 제거 계획과 항공 사진을 검토하고, 도로 상황을 평가했으며, 대피 경로와 병원 접근성, 차량, 의료 자원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멜라니아 여사의 요청에 따라 행사에서 연설하고, 멜라니아 여사가 한 일에 대해 “탁월한 인도주의적 역할”이라 부르며 칭송했습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또 푸틴 대통령이 이번 활동을 위해 직접 지시를 내렸으며, 멜라니아 여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평화를 이루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력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행사에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 ‘국민의 종’의 다비드 아라하미아 원내대표는 멜라니아 여사에게 긴장 완화와 전쟁 종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여하는 국가 훈장인 올가 공주 훈장 1등급을 멜라니아 여사에게 전달했습니다. 드미트로 루비네츠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위원장은 “귀하의 지도력과 용감한 마음, 우리 국민을 구하고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돌려보내 준 데 대해 이 국가 훈장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귀하는 우리를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해주셨다”면서, “우크라이나 국민 모두를 대표해 한 가지 부탁만 드리고 싶다, 훌륭한 활동을 계속하고 국민들을 지원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야나 란트라토바 러시아 인권위원장도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이들의 중재 노력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백악관은 멜라니아 여사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번 휴전을 가능하게 한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으며, 두 정상에게 직접 작성한 서한을 드미트리예프 특사와 아라하미아 원내대표에게 각각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올레슈키가 지속적인 평화의 불꽃으로 자라나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10월 23일 휴전 합의에 서명했고,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교전이 중단됐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 기간에 약 800명이 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올레슈키에서는 휴전이 끝난 뒤 교전이 재개됐습니다. 우크린폼 통신에 따르면, 올레슈키의 테티아나 하사넨코 우크라이나 측 군사행정 책임자는 휴전 종료 이후 코스티안틴 멜니크 전직 학교 교장이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사넨코 책임자는 일부 주민들이 이번 작전 기간에 전달된 구호품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고, 구호품을 받은 주민들 가운데서도 식량이 일주일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에서도 교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일 러시아군의 유도폭탄이 자포리자 지역의 코미슈바하 마을을 타격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텔레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4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실종자로 분류됐던 1명은 생존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지역 경찰은 여전히 최대 33명이 잔해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5일 새벽까지 이어진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는 드니프로시에서 3명이 다쳤다고 올렉산드르 한자 지역 행정관이 밝혔습니다.
앞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는 지난 2일, 미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대표단이 11월 10일과 1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전쟁 종식과 전후 안보 체제, 긴장 완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 늦은 시각, 위트코프 특사, 또 재러드 쿠슈너와 90분 동안 대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이 전쟁을 가능한 빨리 끝내기 위해 협상은 전속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텔레그램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쿠슈너는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번 협상의 목표는 “이 끔찍한 전쟁을 끝내는 것”을 넘어, 전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안보 체제를 마련하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측 루스템 우메로우 수석 협상 대표는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 각국 정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자들이 4일과 5일 브뤼셀에서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재건과 2027년 재정 지원, 안보 보장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