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총회에서 한국 내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또다시 주장했습니다. 유엔의 이름을 도용한 ‘유령 조직’이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비난을 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유엔총회 회의에서 한국 내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법적 지위를 문제 삼으며 해체를 다시 요구했습니다.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3일 유엔총회 제4위원회 회의에서 유엔의 정보 활동에 관한 발언 도중 유엔사를 겨냥했습니다.
김 참사관은 “우리는 매년 갱신돼 발행되는 유엔 핸드북이 한국에 있는 유엔사를 유엔 안보리의 산하 기구로 기술하고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느낀다”면서 유엔사를 ‘유령 기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참사관]
“미국이 유엔의 이름을 남용해 불법적으로 날조한 유령 기관인 유엔사는 유엔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유엔 고위 관계자들도 이를 여러 차례 증언한 바 있습니다. (The UN Command, a ghost entity which was fabricated illegally by the US abusing the name of the UN, has nothing to do with the UN. UN's high-ranking officials attested to it on several occasions.)”
이어 1975년 유엔총회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보장과 더불어 유엔의 권위와 공정성 회복을 위해 유엔사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한 사실을 거론했습니다.
김 참사관은 “이 불법 기관은 이제 부활과 확장을 향해 나아가며 그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성격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는 유엔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유엔 회원국 간 긴장과 대립을 촉발하는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유엔총회는 1975년 11월 18일 제30차 회의에서 유엔사와 관련한 결의 두 건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유엔사 해체의 주요 근거로 제시하는 결의 3390 B에는 유엔사 해체와 유엔기 아래 한국에 주둔 중인 외국군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채택된 결의 3390 A는 정전협정을 유지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보장할 대체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유엔사를 해체할 수 있도록 관련 당사국들이 협상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주장에 대응해 남북 대화 촉구 등 한국의 입장을 담은 별도의 결의를 동시에 채택하면서 한쪽의 일방적 조치만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한국 측 대표는 북한의 ‘유엔사 해체’ 주장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과거 유엔총회 4위원회 회의에서 유엔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84호에 따라 창설된 조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유지 기능을 수행하도록 공식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