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란에 핵물질 사찰을 위한 시설 접근과 관련 정보 제공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이란이 보유한 것으로 신고한 고농축 우라늄 440kg에 대한 검증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국제 의무 불이행을 비판했지만, 이란은 IAEA의 활동이 정치화됐다며 반발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신고된 핵물질에 대한 사찰단의 접근과 정보 제공을 허용하라고 이란에 촉구했습니다. 여기에는 이란이 신고한 고농축 우라늄 440kg(약 970파운드)가 포함됩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개최한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특별회의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몇 주 전 IAEA 이사회가 이란의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이란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한 뒤 열렸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의무 불이행이 다른 국가들도 우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이란은 IAEA의 활동이 정치화됐다며 유엔 안보리 회의가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와 이란이 체결한 법적 협정인 ‘포괄적 안전조치협정(CSA)’에 따른 이란의 의무를 강조하면서, 사찰단의 검증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IAEA가 이란의 포르도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혼다브 중수 연구용 원자로 등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접근과 관련 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스파한 연료농축시설에 대한 정보와 접근도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사찰단이 안전조치 이행을 위해 해당 시설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그 안에 핵물질이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들 시설 가운데 적어도 세 곳은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안보리에서 “이란은 군사 공격의 영향을 받은 시설과 그렇지 않은 시설 모두에서 안전조치 대상인 기존 신고 핵물질을 IAEA가 검증할 수 있도록 요청된 정보와 접근 권한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란에 대해 IAEA와 협력하고,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며, 포괄적 안전조치협정에 따라 기존 신고 핵물질을 검증하기 위해 IAEA가 계획한 모든 필수 안전조치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와 이란이 기술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부셰르 원자력발전소를 제외하면 정상적인 사찰 활동이 재개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부셰르 원전에서는 사찰단이 검증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어 핵물질 검증과 핵물질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 확보와 관리 상태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사안으로 이란이 기존에 신고한 핵물질을 꼽으며, 여기에는 고농축 우라늄 440kg이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이란의 국제 의무 불이행 비판
미국은 이란이 IAEA와의 협력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의무 불이행을 비판했습니다.
제니퍼 로세타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특수정치사안 담당 차석대표는 “신고되지 않은 장소에 신고되지 않은 핵물질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IAEA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는 행태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라며 “IAEA 사찰단이 여러 핵시설에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는 행태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평화적 목적에 사용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농도로 농축된 이란의 핵물질 비축량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완전한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는 행태도 이제 그만둬야 한다”며 “국제적 의무를 계속 이행하지 않는 행태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세타 차석대표는 안보리가 현재 마련된 ‘책임 규명 체계’를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과 IAEA 활동 비판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한 것을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공격은 방사성 물질 유출이라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며, 그 결과는 파괴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라바니 이란 대사는 또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유엔 안보리가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가 “이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구실을 만들려는 정치적으로 기획된 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라바니 이란 대사는 또 “지정학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IAEA와 사무국을 정치화하고 핵확산 방지 체제를 왜곡하는 행위 역시 개탄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로세타 미국 유엔대표부 차석대표는 핵확산금지조약을 중시하는 모든 국가는 이란이 국제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