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귀국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임시정부에 수 주 전부터 마차도가 아무런 방해 없이 귀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차도는 약 10개월 동안 해외에 머문 뒤 25일 베네수엘라로 돌아갔습니다. 먼저 서부 도시 바르키시메토에 모습을 드러낸 뒤 육로로 수도 카라카스로 이동했으며, 지지자들은 마차도를 환영하기 위해 그곳에 모였습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마차도의 귀국은 여러 차례 지연됐습니다. 지난 7월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마차도의 귀국이 지연된 일부 원인으로 미 국무부를 지목했습니다. 앞서 6월 말 마차도 본인은 귀국 지연의 책임이 베네수엘라 당국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26일 기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미국이 마차도에게 귀국하지 말라고 권고한 것은 지난 6월 베네수엘라에서 지진이 발생한 직후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의 우선 과제는 인도적 지원 물자와 구조·구호 인력의 현지 도착을 지원하는 것이었다고 루비오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인도주의적 재난이 한창인 상황이었기에, 귀국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은 그때가 유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녀는 베네수엘라인이며, 자신의 나라에 있어야 한다”며 “귀국이 허용돼야 하고, 아무런 방해나 문제 없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당국은 마차도가 항공편으로 입국할 수 있다고 미국 정부에 통보했으며, 미국 당국자들은 이 정보를 마차도 측에 전달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마차도가 베네수엘라에 입국한 뒤에는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대화 지속 촉구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26일 야권 내 여러 세력과의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으며, 마차도의 귀국 이후에도 대화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카라카스의 한 군 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화가 정치 참여를 위한 공간을 계속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대베네수엘라 제재와 자신이 ‘외부의 침략’이라 칭한 행위를 지지해 온 자국 정치인들도 비판하며 이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고 후회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마차도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지지해 왔습니다. 또 정치적 대화를 통해 다양한 정치 세력이 의견을 제시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차도가 이끄는 정치운동 단체 '벤테 베네수엘라'는 임시정부와 다른 야권 단체들 사이에 진행 중인 협상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협상은 향후 선거를 앞두고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와 대법원을 개편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입니다.
미국 “정치적 전환 일정대로 진행 중”
루비오 장관은 지난 6월 지진으로 일부 차질이 발생했지만, 정치적 전환 절차는 베네수엘라 임시 당국과 합의한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합의된 일정이 있으며, 지금까지 모든 일정을 준수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최고 외교 당국자인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에 여전히 광범위한 미국의 제재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그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일부 경제 활동이 가능한 것은 미국 정부가 제재 면제 조치와 일반 허가를 발급했기 때문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러한 조치가 베네수엘라 임시 당국의 협력을 유도하는 유인책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요청한 모든 조치를 베네수엘라 당국이 이행했고, 함께 추진하고 있는 모든 일정도 준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선거 날짜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훨씬 전에 정치적 전환 절차가 상당한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지원하는 협상안은 선거 실시 전에 베네수엘라의 정치·선거 제도를 개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특히 선거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현재의 국가선거관리위원회(CNE)와 대법원(TSJ)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두로 집권 기간 이들 두 기관은 모두 마두로 정권에 충성하는 인사들로 채워졌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선거 제도의 기반을 바꿔야 한다”며 이러한 변화가 “우리가 설정한 일정에 따라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궁극적인 목표가 “새로운 대법원, 새로운 국가선거관리위원회, 새로운 선거, 새로운 정부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로드리게스의 협력 강조
미국 정부가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루비오 장관은 행정부가 공개적인 발언보다는 실제 행동을 기준으로 임시정부를 평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궁극적으로 우리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당국에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과 관련된 조치, 정치·경제 개혁, 정치적 전환 절차와 관련해 일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범죄조직에 대한 대응 협력, 미국 사법당국이 수배 중인 인물들의 신병 인도, 제도 개혁 추진을 위한 합의 등을 언급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은 정치적 전환 절차가 진전되도록 요구했고,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를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임시 당국이 경제 개혁과 정치 개혁에 관한 미국의 요구를 모두 이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이란·쿠바의 베네수엘라 내 영향력 크게 감소"
루비오 장관은 마두로 전 대통령이 체포된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이란과 쿠바의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고도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은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는 특정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고,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를 이행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조치는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오늘날 베네수엘라에서 이란과 쿠바를 비롯한 타국 세력의 영향력은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았더라도 상당 부분 축소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쿠바는 마두로 정권의 가장 가까운 정치·안보 동맹국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란 역시 마두로 집권 기간 에너지와 무역, 운송 분야를 중심으로 베네수엘라와의 협력을 확대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