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동서남북] 북한, 27년 만에 중대장대회 개최…배경은 부정부패와 기강 확립

  • 최원기

2026년 10월 2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린 북한군 중대장 회의 도중 손짓하며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최근 북한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3차 중대장대회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평양에서 조선인민군 중대장대회가 열렸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했나요?

기자) 참석했습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2~23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3차 중대장대회에 참석해 ‘새 시대 강군 건설과 중대장들의 임무’라는 주제로 연설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강군 건설’과 ‘기강 확립’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1991년 11월과 1999년 2월에도 중대장대회를 연 바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당국이 27년 만에 중대장대회를 개최한 것인데, 회의를 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두 가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지난 9월 21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입니다. 당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남쪽에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한국군 장병 3명이 부상했는데요. 현재 남북 간에는 이 문제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북한 수뇌부가 중대장 대회를 열어 일선 지휘관들의 전투 의지를 고취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군사 전문가인 김민석 전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북한이 중대장 전체 회의를 연 것은 2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인데, 이는 북한이 전방의 지휘관들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전투 의지를 고취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진행자) 중대장 대회를 연 또 다른 요인은 무엇입니까?

기자) 북한군 내부의 부정부패 문제도 중요한 배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지난 7월 10일 김정은 위원장은 당·정·군 연합회의를 열어 박희철 전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의 부정부패 사건을 공개했습니다. 박희철은 인사권을 악용해 각종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 당국은 이를 ‘특대형 부정부패’라고 규정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은 군 기강을 확립하고 부정부패를 없애라고 지시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북한군 전문가인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김열수 안보전략실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실제적으로는 사상 무장과 병력을 잘 다스리라는 얘기를 하면서, 부정부패 문제가 말단까지 퍼져 있으니까 그런 문제를 강조하지 않았나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은 연설에서 “중대장들이 강철 같은 군기 속에 중대 관리와 군인 생활을 부단히 개선”하라고 강조했는데, 북한군 내 부정부패가 심각한 모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군의 부정부패는 단순히 일부 장교가 뇌물을 받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가가 군인에게 제공해야 할 식량과 보급 물자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군대가 자체적으로 필요한 식량과 물자를 마련하고, 그 과정에서 권한 남용과 착복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김열수 안보전략실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봉급만 받아서는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니까, 그게 부정부패의 사슬이 되는 것이죠. 또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서 뭔가를 건설해라, 지어라 하는 것이 중대장들에게 떨어지면, 중대장들이 집에서 동원할 수 있는 병사들에게 특혜를 주고 동원하고, 이런 것이 구조적으로 쌓여 있는 것이 북한이죠.”

진행자) 북한 당국은 군인들에게 식량을 충분히 배급하지 않나요? 기자) 북한 당국이 정한 급양 기준에 따르면 일반 병사들이 하루에 배급받아야 할 정량은 800g입니다. 그러나 정량대로 배급받는 병사는 드물어, 옥수수(강냉이)를 섞은 600g 정도의 밥 한 그릇과 소금에 절인 염장무가 전부라고 합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군인권센터’가 발간한 ‘북한 군인권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군 간부들의 부정부패로 인해 병사들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일선 부대에서는 지휘관이 식량 배급으로 내려온 쌀과 옥수수(강냉이)를 장마당에 팔아 부대 운영비를 마련하고 기름 등을 구입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북한군 내부에서는 각종 은어가 돌고 있는데요. “사단장은 사정없이, 연대장은 연대적으로, 대대장은 대대적으로 떼어먹고, 중대장은 중간에서 떼어먹는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 밖에 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기자) 탈북민들에 따르면 부모들이 아들을 평양 인근 부대나 군사경찰 부대에 보내기 위해 미화 300~500달러를 뇌물로 주는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반면 돈이 없는 농민 가정의 자녀들은 전방 부대나 힘든 건설부대에 배치된다는 겁니다. 또 부대에 배치되면 중대장, 사관장, 소대장 등에게 돈과 쌀, 담배 등을 주고 편하게 지내거나 외출할 때 편의를 제공받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일선 지휘관 수천 명을 모아 놓고 부정부패를 없애라고 강조했는데, 실효성이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움찔’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군의 물자 보급 문제와 장교들의 월급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부정부패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김열수 안보전략실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먹는 문제, 입는 문제가 충분히 주어지면 왜 부정부패가 일어나겠습니까? 이런 중대장 대회를 한 것이 단기적으로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북한 사회를 바꾸고 개혁·개방을 하지 않는 한 바뀔 수 없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최근 열린 인민군 중대장대회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