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알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이는 이야기, ‘알고 나면 달라지는 오늘’ 시간입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해야 한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그런데 부부가 함께 운동하면 대화가 더 잘 되고, 갈등도 좀 더 원만하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부부가 같이 운동하면 결혼생활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네. 미국 브리검영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가족관계(Family Relations)’라는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인데요. 부부가 함께 운동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의사소통이 더 원활하고, 갈등을 더 평화롭게 해결하며,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도 적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물론 같이 운동한다고 갑자기 부부 사이가 좋아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함께 운동하는 습관이 작지만 꾸준하게 부부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얼마나 많은 부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건가요?
기자) 연구진은 미국의 젊은 기혼 부부 약 1천700쌍의 설문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이 자료는 ‘CREATE’, 즉 ‘부부관계와 전환기 경험(Couple Relationships and Transition Experiences)’이라는 장기 연구에서 나온 건데요. 미국 전역의 신혼부부들을 10년 넘게 추적 조사하면서 결혼생활의 변화를 살펴본 자료입니다. 연구진은 이들이 혼자 운동하는지, 배우자와 함께 운동하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의사소통, 갈등 해결, 결혼생활의 스트레스라는 세 가지 지표와 비교했습니다.
앵커) 혼자 운동하는 것도 부부 관계에 도움이 됐나요?
기자) 혼자 하는 운동도 더 건강한 결혼생활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운동 자체가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수 있는데요.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배우자와 함께 운동했을 때 그 연관성이 더 뚜렷했다는 겁니다. 조사 대상 남편과 아내의 약 60%가 운동을 한다고 답했지만, 부부가 함께 운동한다는 응답은 약 3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다시 말해, 운동을 하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배우자와 따로 운동하고 있었던 겁니다.
앵커) 그런데 왜 같이 운동하는 게 부부 관계에 더 도움이 되는 걸까요?
기자) 연구진이 특히 주목한 것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함께 운동하면 자연스럽게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고, 그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도 많아집니다. 연구진이 살펴본 세 가지 항목 가운데 운동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인 것도 바로 의사소통이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운동할 때 상대방의 이야기를 더 잘 듣고, 배우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지해 준다고 느끼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앵커) 반드시 부부가 거창한 운동을 함께 해야 하는 건 아닐 것 같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부부가 함께 가장 많이 한 운동은 걷기였습니다. 이게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인데요. 걷기는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고 운동 실력의 차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나란히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연구를 공동 진행한 애슐린 하이엇 밀든홀 연구원도 걷기가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니까 부부 관계를 위해 꼭 헬스장 회원권을 끊거나 특별한 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앵커) 함께 운동하면 부부싸움도 줄어든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함께 운동한 부부들은 갈등을 좀 더 평화롭게 해결하는 능력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습니다. 연구를 이끈 브리검영대학교 제러미 요가슨 교수는 함께하는 운동이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능력에 “작지만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운동 그 자체만이 아니라, 함께 움직이고 이야기하고 서로의 말을 듣는 시간이 반복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오늘부터 배우자와 산책을 시작하면 결혼생활이 좋아진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가능성은 있지만, 이번 연구를 그렇게까지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연구는 함께 운동하는 것과 좋은 부부 관계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 것이지, 함께 운동했기 때문에 반드시 결혼생활이 좋아졌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연구진도 함께 운동하는 것이 모든 부부 문제를 해결하는 치료법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 20분이나 30분이라도 함께 걷는다면 운동도 하고, 대화할 시간도 만들 수 있겠죠. 결국 이번 연구가 주는 메시지는 상당히 간단합니다.
앵커) 부부가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각자의 건강도 챙기고 부부 사이도 좋게 만들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소식이네요. ‘알고 나면 달라지는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