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입국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국가 목록을 기존 19개국에서 39개국으로 확대한다고 16일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부르키나파소와 말리, 니제르, 남수단, 시리아 등 5개 나라가 전면 입국 금지 대상 국가에 추가됐으며, 새 입국 제한 조치는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6월 4일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 차드, 콩고공화국,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아이티,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등 12개국을 ‘고위험 국가’로 지정하고 해당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전면 중단한 조치는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한 입국 제한 강화 조치 포고문에서 이번 결정에 대해 “국가안보와 공공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심사와 검증, 정보 공유 체계에 지속적이고 심각한 결함이 확인된 국가 국민들에 대한 입국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추가 지정은 “최근 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발급한 여행 문서를 소지한 개인들도 고위험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포고문에 따르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미국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단체가 미국 시민을 살해한 전례가 있다는 점이 근거로 거론됐습니다.
또 라오스와 시에라리온 이번에 전면 입국 제한 대상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부룬디와 쿠바, 라오스, 시에라리온,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베네수엘라 등 7개국 국민에 대해 부분적인 입국 제한 조치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에 적용됐던 비이민 비자에 대한 부분 제한은 해제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투르크메니스탄이 미국과 생산적으로 협력해 왔고, 이전 조치 이후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투르크메니스탄 국적자의 이민자 신분 입국 정지는 계속 유지됩니다.
또 부룬디와 쿠바, 토고,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부분 입국 제한 대상에 남게 되며, 여기에 앙골라와 앤티가 바부다, 베냉, 코트디부아르, 도미니카, 가봉, 감비아, 말라위, 모리타니아, 나이지리아, 세네갈, 탄자니아, 통가, 잠비아, 짐바브웨 등 15개국이 같은 분류로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또 이번 입국 제한 조치에는 영주권자와 기존 비자 소지자, 운동선수, 외교관 등 특정 비자 범주 소지자를 비롯해 미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정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사기 위험이 확인된 광범위한 가족 초청 이민 비자 예외를 축소하는 한편, 개별 심사를 통한 예외 허용은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됐습니다.
앞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지난 4일, 행정부가 입국 제한 대상 국가를 30개국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놈 장관은 당시 미국의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국가에 안정적인 정부가 없고, 자국민 신원을 확인하거나 미국의 심사 절차를 도울 수 없다면 왜 그 나라 사람들의 입국을 허용해야 하느냐”고 말했습니다.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는 “고위험 국가”로 지정된 19개국 출신 이민자들의 난민 신청, 영주권, 시민권 신청 처리를 포괄적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조치는 지난 2일 공개된 정책 지침을 통해 발표됐으며, 국가안보 또는 공공 안전 우려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또한 2021년 1월 20일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취임 당일 혹은 이후 미국에 입국한 19개국 국민 가운데 이미 승인된 각종 혜택 신청 건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이 문건에는 지난 11월 26일 워싱턴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도 언급됐습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 국적자 라흐만울라 라칸왈이 주방위군 병사 2명에게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으며, 연방 당국은 해당 용의자가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착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