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곡물 협정 위해 "서방이 러시아 요구 들어줘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자료사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종료 악영향을 우려하며,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요구를 들어줘야한다고 21일 말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걸프 순방 일정을 마친 뒤 귀국 항공편에서 "흑해 곡물 협정 종료는 세계 식량 가격 상승부터 특정 지역에서의 (곡물) 부족에 이르는 일련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수행기자단에 밝히고 "잠재적으로 새로운 이주 물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가 흑해 곡물길을 유지하는 데 찬성하지만, 서방 측에 어느 정도 기대를 갖고 있다”며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요구에 어떤 조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흑해 곡물수출협정을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이 문제를 철저히 논의함으로써 인도주의적 노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달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전화 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러시아 부정적 입장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8일,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교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 날(19일) "서방이 흑해곡물협정을 정치적 협박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러시아가 협정 참여를 위해 동의한 모든 원칙이 완전히 이행되는 경우에만 협정 재개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국제 밀 시장에서 러시아의 비중이 20%"이라며 "러시아는 상업적으로나 구호 지원 차원에서도 우크라이나 곡물을 대체할 수 있다"고 푸틴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흑해 곡물 협정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 중에도 곡물과 비료 등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장치입니다.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된 이 협정은 전쟁 이후 봉쇄됐던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들에서 곡물 수출을 재개하고, 동시에 러시아의 식량과 비료를 원활히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3차례 연장됐으나, 러시아 측이 추가 연장을 거부하면서 지난 17일 자정부로 기한이 만료됐습니다.

같이 보기: 러시아 '흑해 곡물 협정 종료' 발표...크름대교 폭발, 차량 통행 전면 중단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앞서 러시아는 협정 연장을 위해서는 농업은행을 비롯한 자국 금융기관들의 국제결제망 차단, 국외 자산 동결, 국내 농산물·비료의 세계 시장 배송 차단 등이 풀려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협정을 통해 수출 곡물이 아프리카 빈곤 해소 등 인도주의 방식으로 쓰이지 않았다고 푸틴 대통령이 비난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