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국방장관 “북한과의 협상 위해 군사훈련 변경 가능”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기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한 미-한 연합군사훈련의 변경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외교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3일 외교 상황에 따라 한국과의 군사훈련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미-한 안보협의회 참석을 위해 서울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외교 측면에서 무엇이 필요하느냐에 따라 훈련 태세를 더 많거나 더 작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스퍼 장관] “We will adjust our exercise posture, either more or less, depending on what diplomacy may require.”

그러면서, “북한 측과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해야 할 우리의 외교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여지를 넓혀주기 위한 모든 일을 하는 것에 열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의 이런 발언은 미-북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해 실시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에스퍼 장관] “We have to be open to all those things that empower and enable our diplomats to sit down with the North Koreans.”

그러나 에스퍼 장관은 군사 연습이나 훈련에 어떤 변경이 생기더라도, 미군의 전투 준비 태세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또 훈련 규모 조정은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는 북한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 외교의 문을 열어놓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스퍼 장관] “As we consider adjusting — either dialing up or dialing down — exercises, training, stuff like that, we want to do that in close collaboration with our (South) Korean partners, not as a concession to North Korea but, again, as a means to keep the door open to diplomacy.”

에스퍼 장관은 이어 북한이 제기한 ‘연말 시한’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과잉대응을 하는 등 외교의 문을 닫아버릴 수 있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스퍼 장관] "We’re also not going to overreact and do something that, for example, could close the door to diplomacy.”

한편 에스퍼 장관은 미-북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2017년 이후 양국 간 상황을 볼 때 외교가 군사력보다 더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한국에 상당한 증액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국무부보다 앞서 나갈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에스퍼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한국 당국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 계획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할 것이라면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북한과 중국에만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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