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이버 공격 능력 세계 최상위...정예요원 7천명"

지난 2017년 12월 토머스 보서트 미국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완쪽)과 지넷 맨프라 국토안보부 사이버보안·통신 담당 차관보가 워싱턴 백악관에서 '워너크라이' 사이버공격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근 유엔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다룬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사이버 역량은 어느 정도인지, 오택성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각국 정부가 평가하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한국 국방부의 `2018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전 인력은 6천 800여 명입니다.

이는 6년 전인 2013년의 3천 명에 비해 2 배 이상 증가한 규모로, 북한이 사이버전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 엿보게 합니다.

사이버 부대의 운영 또한 체계적입니다.

미 의회 산하 연구단체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찰총국의 3국, 즉 121부대는 ‘사이버 지도국’으로 불립니다.

이 조직 내 하부조직이 각각 다른 임무를 맡아 수행 중인데, 110연구소에서는 ‘사이버 해킹’ 연구가 이뤄지며, 91부대에서는 세계 각국의 과학기술 정보 탈취 방법에 대한 연구 등이 진행됩니다.

핵심 부서 중 한 곳인 180부대는 국제금융시스템을 해킹해 돈을 훔치는, 이른바 ‘외화벌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의 `2014 국방백서’는 북한의 사이버 부대 정예요원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선별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이 평양제1중학교 등 수재학교를 나와 북한을 대표하는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에서 교육을 받는다는 설명입니다.

즉, 중학교 6년 과정과 대학교 5년 등 총11년의 교육 기간을 거치고, 이후에도 매년 500시간 컴퓨터 전문교육을 받습니다.

이같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대체로 일치합니다.

지난 2월 미국의 사이버 보안회사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데이터를 훔치기 위해 침입자가 초기 진입 지점을 넘어 네트워크의 다른 시스템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즉 ‘브레이크 아웃 타임’이라는 측정지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 해커집단은 목표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2시간 20분으로, 4시간인 중국을 가뿐하게 앞지르며 러시아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의 기록은 평균인 4시간 37분 보다도 2시간이나 더 빠른 속도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사이버 전문기관 ‘테크놀로틱스’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북한의 사이버 공격 역량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전에 대한 의지는 세계 2위, 사이버 공격 능력은 세계 6위, 그리고 사이버 정보평가 능력은 세계 7위입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복스’는 지난 2017년 북한을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이란과 더불어 다른 나라의 정보를 엉망으로 만드는 사이버 능력을 갖춘 7개국 중 하나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에 대한 평가를 잘 보여준 사례가 바로 해킹 공격 ‘워너크라이’입니다.

워너크라이는 감염된 컴퓨터를 모두 암호화하고 비트코인을 내야만 암호를 풀어 컴퓨터 내 정보를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랜섬웨어 공격’으로, 2017년 5월부터 사이버 공격을 통해 배포됐습니다.

이 공격으로 99개국의 컴퓨터 12만 대 이상이 감염되면서 4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백악관은 사이버 공격 ‘워너크라이’의 배후로 북한을 공식적으로 지목했습니다.

[녹취: 보서트 보좌관] “After careful investigation, the United States is publically attributing the massive WannaCry cyber-attack to North Korea. We do not make this allegation lightly, we do so with evidence and we do so with partners.”

토머스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 담당 보좌관은 “신중한 조사 끝에 당시 공격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북한 정권으로 규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군 당국은 북한의 사이버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의회 증언에서, “북한의 잘 훈련된 사이버 부대는 세계 최고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미 연방수사국 FBI의 토냐 우코레츠 사이버 담당 부국장보도 북한을 미국의 사이버 안보에 대한 최대 위협국가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녹취: 우코레츠 FBI 사이버 담당 부국장보] “Nation state adversaries that we see active in the cyber realm and that includes Russia, China, Iran and North Korea.”

우코레츠 부국장보는 북한이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함께 북한을 사이버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나라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