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트럼프-문재인 개인적 유대관계에 초점 맞춘 미-한 정상회담

  • 윤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오늘(11일)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은 내용 못지 않게 형식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강한 개인적 유대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지적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의 형식 면에서 관심을 끄는 내용이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우선, 단독정상회담이 영부인들이 배석한 가운데 친교를 겸한 회동으로 열리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7번째이지만, 멜라니아 여사와 김정숙 여사가 배석한 적이 없었고, 이런 형태의 회담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영부인들은 단독정상회담 전 과정에 배석하지는 않고, 사진촬영과 환담 뒤 곧바로 오찬을 함께 할 예정입니다. 미-한 두 나라 영부인의 단독 오찬도 지난 1989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 아버지 부시 대통령 부인 간 오찬 이후 30년 만에 처음입니다.

진행자) 영부인들이 정상 간 단독회담에 배석하고, 이어 오찬을 함께 하는 게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특별한 우호관계를 가진 국가의 정상을 맞이하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예의 표시”라는 게 한국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미-한 두 나라 정상 부부의 관계가 좋고, 서로에게 호감이 있다는 겁니다. 멜라니아 여사와 김정숙 여사는 지난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 때 한 시간 넘게 이산가족 문제 등에 대해 얘기하면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단독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 사이에 소규모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도 특징적인 것 같은데요?

기자) 소규모 정상회담 역시 일반적이지 않은데요, 미국은 존 볼튼 백악관 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대사, 한국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장관, 조윤제 주미대사가 각각 참석합니다. 이어지는 확대정상회담은 업무오찬을 겸해 진행됩니다. 단독정상회담에서 확대정상회담까지 잡힌 시간은 2시간입니다.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측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을 두루 접견하는 일정도 있지요?

기자) 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에 숙소인 영빈관에서 볼튼 보좌관과 폼페오 장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접견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강경파로 꼽히는 인사들인데요, 자신의 중재안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도 볼튼 보좌관과 폼페오 장관을 만났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으로서는 우리 한국이나 한반도의 운명이나 미래를 좌우하는 그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며 “두 분께 잘 부탁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당시는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몇 주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세 사람을 각각 만나는 것도 그 때와 목적이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서 지금은 1년 전 보다 더 중요한 시점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5월은 첫 번째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었던 반면, 지금은 미-북 협상의 동력이 크게 약화된 국면입니다. 문 대통령의 중재안이 실패하면 협상 중단 상태가 계속되고, 아예 판이 깨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에서 2017년과 같은 위기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출발하면서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와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건 이런 점을 우려한 때문입니다.

진행자) 오늘 정상회담 이후 상황이 어떻게 예상되나요?

기자) 회담 결과에 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안을 받아들이면, 문 대통령은 평양에 특사를 보내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의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설득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열리게 됩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들여 올 상반기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경우 이런 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