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경장벽' 대국민 연설...매너포트, 대선 자료 러 측과 공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취임 후 첫 백악관 집무실 연설에서 국경장벽 건설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이 연설에서 국경장벽 건설이 필수적임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반박 연설에서 연방 정부 폐쇄를 먼저 끝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잠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폴 매너포트 씨가 러시아 인사에게 대선 투표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방 정부 부분 폐쇄 사태가 길어지면서 연방 공무원들과 워싱턴 D.C. 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정부 부분 폐쇄 사태가 9일로 19일째가 됐는데, 이와 관련해서 8일 중요한 연설이 있었죠?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저녁 9시에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이 연설에서 남부 국경 상황을 설명하고 이곳에 장벽을 세우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기존 요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 연설을 봤는데, 여기서 어떤 말이 나왔는지 다시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먼저 남부 국경에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 My fellow Americans…”

트럼프 대통령, 남부 국경에 인도적인 면과 보안 면에서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미국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연설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인도주의적 면에서는 미국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남부 국경에 대규모로 몰려와서 이들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거고요. 또 보안 항목에서는 남부 국경을 통해 범죄자들과 마약, 그리고 불법무기가 미국으로 흘러들어온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위기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는데요. 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말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 A crisis of Heart, and a crisis of soul..”

특히 남부 국경에서 나타나는 인도주의적인 위기는 "마음의 위기, 그리고 영혼의 위기"라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불법이민자 가운데 아이들과 여성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남부 국경이 열려있어서 미국인들이 큰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많은 불법 이민자가 미국인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불법이민자들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임금이 오르지 않을뿐더러 일자리도 없어진다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범죄자와 마약 등이 유입돼서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이민자들과 관련해서 기존에 주장하던 말들이 다시 강조됐네요?

기자) 네. 미국에 범죄자와 마약 등이 유입돼서 희생자들이 많이 나오니까 이걸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내놓은 대책은 뭡니까? 역시 장벽 건설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문제를 해결하려면 반드시 ‘장벽(wall)’이나 ‘장애물(barriers)’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My administration…”

트럼프 대통령, 연방 정부가 장벽 건설이 포함된 국경보안 강화 방안을 연방 의회에 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 방안에 반대해서 현재 연방 정부가 부분적으로 운영이 중단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 폐쇄 상태를 민주당 탓으로 돌린 거군요? 그런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서 연방 정부 폐쇄 상태를 풀 전기가 될만한 내용이나 제안이 있었나요?

기자)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 부분 폐쇄를 풀려면 국경장벽 예산이 있어야 한다는 기존 태도를 고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몇몇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언급한 항목 가운데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령 미국으로 들어오는 마약 가운데 90%가 남부국경에서 사람이 몰래 들여온다고 했는데요. 관련 당국 자료를 보면 불법 마약 대부분은 차량이나 기차 등에 실려서 국경검문소를 통과해서 미국에 들어옵니다.

진행자) 그럼 장벽을 세워도 마약 밀반입을 막는 데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또 이날 연설에서 민주당 요청에 따라 콘크리트 장벽 대신 강철 장애물을 설치하겠다고 했는데요. 그런데 민주당 쪽에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이 국경보안 강화 방안에 전혀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은 국경보안 화 예산 13억 달러를 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지 관심이 집중됐었는데, 이 얘기는 연설에서 빠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비상사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기자들에게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한 국경장벽 건설 방안이 완전하게 제외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인터넷 트위터에 경제와 군사 등 많은 부분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남부국경 문제를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연설이 끝나고 민주당 지도부가 반박 연설을 했죠?

기자) 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그리고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함께 연설했는데요. 슈머 대표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Tonight..”

슈머 대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사실이 아닌 두려움에, 그리고 통합이 아닌 분열에 호소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슈머 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도 국경보안을 강화하기를 바라지만, 트럼프 대통령 방안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민주당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뭔가요?

기자) 네. 슈머 대표는 국경보안 문제와 연방 정부 폐쇄 문제를 분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먼저 연방 정부 부분 폐쇄를 풀고 그다음에 국경보안 강화 문제를 논의하자는 겁니다.

진행자) 민주당도 기존 태도를 고수했네요. 자, 지금 워싱턴에서는 연방 정부 폐쇄를 풀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9일 특별한 일정이 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의회를 방문해 상원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또 오후에는 연방의회 지도부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2016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참석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뮬러 특검이 기소한 폴 매너포트 씨와 관련해서 8일 눈길을 끄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매너포트 씨 변호인단이 이날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 담긴 내용인데요. 매너포트 씨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선거 관련 정보를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콘스탄틴 킬림닉 씨와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매너포트 씨는 지난 대선 기간 잠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휘했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뿐만 아니라 킬림닉 씨도 특검이 기소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킬림닉 씨는 매너포트 씨와 공모해서 증인을 회유하려 한 혐의로 특검에 기소됐습니다. 킬림닉 씨는 오랫동안 매너포트 씨와 사업을 같이한 사이인데요.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가 킬림닉 씨와 공유한 정보가 뭡니까?

기자) 정확한 내용이 뭔지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사실도 매너포트 씨 변호인단이 법원에 문건을 낼 때 실수로 삭제하지 않아서 우연히 알려진 겁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는 러시아 스캔들로 기소된 것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개인 비리로 기소됐습니다. 그런데 ‘사전형량 조정(플리바게닝)’에 응해서 특검 수사에 협력하기로 했죠? 하지만, 특검 측은 지난해 말 매너포트 씨가 약속을 깨고 계속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매너포트 씨 재판이 워싱턴 D.C.와 버지니아 연방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건에 유죄평결이 나왔고요. 곧 선고공판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이 있는 러시아 여성 변호사 1명도 기소됐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기자) 네. 2016년에 있었던 이른바 ‘트럼프타워 회동’을 주도한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씨가 미국 연방검찰에 기소됐습니다. 러시아 기업의 돈세탁에 관련된 혐의인데요,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는 관련이 없지만, 베셀니츠카야 씨와 러시아 정부의 밀착 관계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타워 회동이라면 뮬러 특검이 유심히 들여다본 사건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베셀니츠카야 변호사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마련된 회동인데요. 이 자리에 트럼프 진영 고위 관계자 3명이 나왔습니다.

7일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원 입구에 연방정부 부분폐쇄 사태로 휴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연방정부 부분 폐쇄 상황이 3주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연방 공무원과 연방정부 기관들이 밀집해 있는 워싱턴 D.C.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정부 부분 폐쇄가 길어지면서 그 영향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데요. 특히 연방공무원들과 워싱턴 D.C. 안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정부가 부분적으로 업무를 중단한 이유가 연방의회가 예산을 만들어주지 않아서인데, 여기에 영향을 받는 연방공무원들이 상당히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냥 집에 있거나 아니면 예외로 분류돼서 계속 업무를 보는 연방 공무원들이 80만 명가량 됩니다. 참고로 VOA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서 지금도 계속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집에 있든 나와서 일을 하든 급여를 받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죠?

기자) 맞습니다. 예산이 없어서 급여 지급이 모두 중단됐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연방 공무원이 호소하는 문제입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에 있는 한 연방 기관에서 근무하는 유니스 김 씨는 VOA에 최근 사태 탓에 정신적으로 압박감이 상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니스 김 씨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연방공무원 유니스 김] “연방정부 셧다운이 길어지면서, 일단 저희 가족은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데, 만일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모아놓은 돈을 써야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상당히 큰 상황입니다”

급여가 들어와야지 ‘모기지’, 즉 주택대출금이나 유틸리티 같은 주거비 등을 낼 수 있는데, 급여가 나오지 않아서 큰일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연방정부 폐쇄에 반대해서 일부 연방공무원이 소송을 낸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연방정부 근로자들이 속한 전국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연방공무원노조(AFGE)’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최근 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 단체는 셧다운 기간 연방정부가 국방, 치안 등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 그리고 공공 안전에 직결되는 업무를 '필수' 공무로 지정해서 약 42만 명에게 급여 없이 업무를 계속하도록 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진행자) 연방공무원들도 그렇지만, 연방기관이 몰려있는 워싱턴 D.C. 안에서 가게를 하는 사람들도 이번 사태로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많은 연방기관에 사람들이 출근하지 않으니까, 이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자영자들의 어려움도 상당합니다.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항공-우주 박물관 근처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김희진 씨는 VOA에 셧다운 이후에 매상이 크게 줄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녹취: 자영업자 김희진 씨] “‘거버먼(government)’, 정부에 있는 분들이 일을 안 하니까 가게 매상이 절반 이상 줄었죠.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현재 은행에다 돈을 좀 빌렸어요.”

김희진 씨는 주변 가게들 상황도 비슷한데 역시 매상이 크게 떨어져서 종업원을 줄인 곳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자. 상황이 이렇다면 연방공무원이나 자영업자들이 원하는 것은 물론 하나겠죠?

기자) 네. 역시 연방정부가 빨리 문을 여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연방공무원 유니스 김 씨의 말, 그리고 이어서 자영업자 김희진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유니스 김] “정치권이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해서 빨리 이 상황을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셧다운이 해결돼서 일터로 빨리 돌아가고 싶어요.”
[녹취: 김희진 씨] “간절히 바라는 건 국경장벽 법안이 빨리 패스가 돼서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