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전문가들 “북한, 위성 발사에 ICBM 기술 적용할 것”

지난 1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화성-15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축제가 벌어졌다.

북한은 최근 “평화적 우주 개발은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면서 위성 발사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로켓 전문가들은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다면 최근 시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기술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한 ‘화성-15형’이 과거 위성 발사에 이용했던 로켓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형태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위성 탑재용으로 개발해온 ‘은하’ 로켓보다 ‘화성-15형’ 기술을 위성 발사에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마커스 실러 박사] “(They will) perhaps use the new technologies of the Hwaseong-15 that we have seen, because Hwaseong-15 can lift much more into low earth orbit than Eunha so that will be another option.”

‘은하’ 로켓에 비해 화성-15형이 훨씬 먼 저궤도까지 비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실러 박사는 매우 뛰어난 ICBM 기술을 갖고 있는 북한이 위성 발사에는 구형인 스커드 기술을 사용한다면 매우 이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참여과학자연대의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 역시 북한이 화성-15형 기술을 위성에 접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화성-15형은 북한이 선보인 로켓 가운데 가장 강력했으며, 위성 발사를 통해 로켓의 실제 성능을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실러 박사는 북한이 현재 보유한 ICBM 기술만으로도 저궤도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마커스 실러 박사] “You could put a satellite on the ICBM and just change the guidance program and then let the ICBM place the satellite into the orbit.”

현재 보유한 ICBM에 위성을 탑재해 미사일 유도 프로그램 설정만 바꿔 궤도에 안착시키면 된다는 설명입니다.

실러 박사는 또 화성-15형 뿐만 아니라 북한이 7월에 시험 발사한 ‘화성-14형’ 역시 위성 발사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커스 실러 박사] “Hwaseong-14 should be capable of launching into the low earth orbit. From what I know, it has the burn time that are longer than Hwaseong-15, and it should be capable without big modification and placing an 100 kg of satellite to the 300 km low earth orbit.”

화성-14형의 연소 시간이 화성-15형보다 긴 것으로 알고 있으며, 큰 수정 없이 100kg 위성을 300km 저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 역시 북한이 저궤도 위성을 발사한다면 화성-15형에 사용된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너선 맥도웰 박사] “I think they might use the some of the components of the Haseong-15 on low orbit satellites.”

전문가들은 북한이 위성을 탑재해 발사할 능력은 갖췄지만 위성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이미 두 차례 위성을 쏘아 올렸지만 이들로부터 어떤 무선 신호도 받지 못했다며, 운용 상 문제를 겪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커스 실러 박사] “So they already two times injected satellites into the orbit successfully, but both time the objects that they injected didn’t send out any signals.”

하지만 발전된 발사 기술을 통해 더욱 무거운 위성을 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위성 자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더욱 크게나 작게 만들 수 있는데 발사 기술 진전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설명입니다.

맥도웰 박사 역시 북한이 새로 쏘는 위성에서 신호가 잡힐지 여부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조너선 맥도웰 박사]“Whether we will see the signals from that will be interesting to see. It is not clear how successful previous satellites have been in terms of operating once they get on orbit.”

북한이 과거에 쏘아 올린 위성이 막상 궤도에 안착한 뒤에는 얼마나 성공적으로 작동했는지 불분명하다는 겁니다.

라이트 박사는 북한의 위성 발사 목적이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통신 기술을 늘리고 날씨 등 지구 전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맥도웰 박사는 북한의 위성 발사에는 군사적 동기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조너선 맥도웰 박사] “I think there is some military applications. They want a spy satellite to independently see what U.S. is up to, what South Korea is up to.”

첩보용 위성을 통해 미국이나 한국이 어떤 일을 하는지 독립적으로 보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또 현대화된 통신 기술을 획득하고 북한이 기술적으로 앞선 국가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선전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