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차관 전격 방중…정상회담 협의할 듯

임성남 한국 외교부 1차관. (자료사진)

한국 외교부 임성남 제1 차관이 오늘(31일) 중국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임 차관은 다음달 초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중 정상회담 개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임성남 제1 차관이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관련 전반적인 사전 준비와 점검을 위해 31일 1박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임 제1 차관은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관련 현안을 협의한 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도 예방 형식으로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20 정상회의 개막을 나흘 앞둔 시점에서 한-중 외교 당국의 고위 인사가 만나는 만큼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임 차관은 류 부부장과의 협의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갈등과 맞물려 있는 한-중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 짓고, 의제를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사드를 둘러싼 갈등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대북 공조를 비롯한 양국 간 협력 논의를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차를 확인하면서도 소통을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한국의 통일연구원 전병곤 박사는 임 차관의 중국 방문이 한-중 두 나라의 고민과 선택 차원에서 타협점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전병곤 박사/ 한국 통일연구원] “G20 회의가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니까 그것을 위해 한국이 거기 가서 정상회담을 해서 어떤 안건을 논의하고 협력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아마 중국 측에서 그에 대해 어느 정도 반응이 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고요. 차관이 직접 가서 안건이나 세부 내용들에 대해 조율을 하는 게 아닌가 판단이 됩니다. ”

이와 함께 임 차관과 류 부부장은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시험발사를 비롯한 도발에 대해 한-중 정상이 공동으로 내놓을 메시지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임 차관은 지난 26일부터 칠레와 아르헨티나, 콜롬비아를 방문하는 남아메리카 순방외교에 나서 당초 다음달 1일 귀국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임 차관이 칠레 방문을 마친 뒤 지난 29일 일정을 앞당겨 귀국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한-중 간 외교 협의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