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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코로나 사망자 중국 넘어…푸틴, 개헌 국민투표 연기 


지난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의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를 임시 의료시설로 이동시키고 있다.
지난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의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를 임시 의료시설로 이동시키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스페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중국 공식 사망자 수를 넘어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보름간 연장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개헌 국민투표를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 스티븐 레빈슨 씨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스페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페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이탈리아에 이어 중국을 넘어섰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에 따르면 26일 현재 스페인에서 사망자는 약 4천 명을 넘었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도 이미 중국 공식 사망자 수를 넘어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탈리아는 현재 사망자가 7천500여 명인데요. 지금까지는 중국이 3천200여 명으로 두 번째로 사망자가 많았는데 25일부로 스페인이 중국의 공식 사망자 수를 넘어선 겁니다.

진행자) 감염자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스페인 내 확진자는 5만6천 명을 넘었습니다. 하루 만에 27% 넘는 증가율을 보이면서 무서울 정도로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지 상황이 지금 말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망자가 폭증하자 시신을 수용할 시설이 없어 스케이트장까지 임시 시신 보관소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며칠 전에는 한 요양원에 버려지거나 사망한 노인들이 대거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스페인 보건 전문가들은 앞으로 며칠간 사망자와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페인 정부가 이런 사태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지난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국민 이동제한령을 내렸는데요. 이를 보름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원래는 국가비상사태가 언제 끝날 예정이었나요?

기자) 28일입니다. 당초 스페인 정부나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주 정도를 기점으로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하지만 바이러스 기세가 전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오는 4월 11일까지 보름간 국가비상사태를 더 연장하기로 한 겁니다.

진행자) 국가비상사태로 국민들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필수품, 약품 구입, 병원 진료, 필수업무 등 꼭 필요한 외출이 아니면 모든 외출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5일 대국민 담화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극복을 위해서는 시간과 단합이 필요하다면서 국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는 전 세계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24시간 동안 7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와 26일 현재 사망자는 7천500여 명, 확진자는 약 7만4천 명으로 집계되고 있는데요. 그나마 이탈리아에서는 지금 신규 확진 건수가 며칠째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이탈리아도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고 국민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양성 반응을 보이고 격리 지침을 어긴 사람은 징역형에 처하게 하는 등 강도 높은 처벌 수위를 내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일본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기세가 심상치 않다고요?

기자) 네, 이번 주 일본은 올 여름으로 예정됐던 도쿄올림픽 개최를 내년으로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이런 가운데 하루 만에 확진자가 2배 이상 폭증하면서 일본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수도 도쿄에서는 식료품 같은 생활필수품을 사들이는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일본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를 보면 26일 기준 일본 내 확진자는 1천300여 명, 사망자는 45명인데요. 하지만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가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면서 주민들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일본은 봉쇄 같은 특별 조처는 내리지 않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고이케 지사도 도쿄시 봉쇄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도쿄는 수많은 사람이 몰리는 대도시라서 집단감염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겠다며 사재기 자제를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함께 대응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죠?

기자) 네, 이번 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 이어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도 26일 특별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G7 외무장관 회의도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화상회의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G7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G7 외무장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중국이 발병 초기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주요 20개국(G20) 정상들도 화상회의 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G20 정상들도 26일 화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을 논의했는데요. 정상들은 이날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세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밀접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25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술집에서 손님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TV 연설 중계를 보고 있다.
25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술집에서 손님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TV 연설 중계를 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연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다음 달 22일 실시할 예정이었던 개헌 국민투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민투표를 연기하겠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러시아에서도 최근 하루 새 16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현황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에 따르면 26일 현재 확진자는 약 660명인데요. 러시아 정부는 26일 처음으로 사망자 2명이 나왔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인구에 비해 감염자나 사망자가 굉장히 작은 편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1억 4천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세계 인구수 9위의 나라죠.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높은 나라기도 한데요. 그래서 일부에서는 러시아가 피해 상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스크바 시장도 정부 발표에 이의를 제기했다고요?

기자) 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정부 발표보다 확진자 수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단 검사 키트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검사하는 양이 너무 적기 때문에 실제 현실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인 폐렴 환자가 폭증했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모스크바의 폐렴 환자는 지난 1월 6천900여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습니다. 러시아 시민사회와 야권 단체는 러시아의 얼마나 많은 폐렴 사례가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 안전이 절대적으로 우선이라면서 국민투표가 연기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후 방호복을 입고 모스크바의 한 감염 전문병원을 찾았습니다.

진행자) 다음 달 치르려고 했던 국민투표, 푸틴 대통령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행사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민투표에 부치려고 했던 개헌안의 중요한 내용이 대통령직과 관련이 있습니다. 현행 헌법에는 대통령직을 3번 연이어 맡는 걸 금지하고 있는데요. 개헌안에는 이전까지 대통령직 수행 횟수를 ‘0’으로 간주하는 조항이 들어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푸틴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했는데요. 하지만 연임 제한 조항에 걸려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대통령직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또 지난 2018년 대선에서 당선돼 4기째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중인데요. 그런데 만약 개헌안이 통과되면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해온 건 ‘0’이 되고 오는 2024년 대통령 선거에 다시 나설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만약 개헌안이 통과되면 푸틴 대통령은 30년 이상 장기 집권할 수도 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67살인데요. 이미 4번을 집권한 데 이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2030년 선거까지 나선다면 푸틴 대통령은 84살이 됩니다. 사실상 종신집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 다시 국민투표를 할지, 날짜는 정해졌나요?

기자) 새 국민투표일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의료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날짜를 다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군사훈련에 돌입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25일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28일까지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특별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훈련에는 전문 의무부대는 물론 핵 ∙생화학 부대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에 억류됐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 로버트 레빈슨 씨의 지난 2012년 FBI 포스터 사진.
이란에 억류됐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 로버트 레빈슨 씨의 지난 2012년 FBI 포스터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란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인 로버트 레빈슨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지난 2007년 이란에서 실종된 미국인 로버트 레빈슨 씨 가족이 25일 성명을 냈는데요. 미국 정부가 제공한 정보로 판단한 결과, 레빈슨 씨가 이란에서 구금 중에 사망한 것으로 믿는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레빈슨 씨가 언제, 어떻게 사망했는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성명은 사망 시기와 사인은 전혀 모르고 단지 레빈슨 씨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나기 이전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레빈슨 씨가 미국 연방수사국(FBI) 출신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레빈슨 씨는 사설탐정으로 악바르 하세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이 연관된 부패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지난 2007년 3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이란 키시섬으로 들어간 뒤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진행자) 그간 레빈슨 씨가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관돼 있다는 말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네. ‘AP통신’ 등 몇몇 언론은 CIA 정보분석 부서가 추진하던 비공식 임무에 레빈슨 씨가 동원됐다가 이란에서 실종됐다고 보도한 바 있었습니다. 언론들은 이 사건 여파로 몇몇 CIA 요원이해고되거나 징계됐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쪽에서는 그간 레빈슨 씨 행방에 대해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공식적으로는 레빈슨 씨를 구금하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부인했습니다. 한때 이란 관영 언론과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에서 레빈슨 씨를 구금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었는데요. 나중에 다시 이런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레빈슨 씨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가족 발표에 이란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이란 외무부는 26일 레빈슨 씨가 몇 년 전 이란에서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도 이날 레빈슨 씨 행방에 대해서 이란 정부는 아는 것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이고 많은 사람이 레빈슨 씨가 사망했다고 하는데, 하지만, 자신은 그가 숨졌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성명을 냈는데요,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레빈슨 씨가 몇 년 전에 사망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그간 이란 정부가 구금하고 있는 자국 인질을 석방하라고 요구해 왔는데, 몇 명이나 잡혀 있는 건가요?

기자) 올해 1월 기준으로 최소한 5명이란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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