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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도 새로운 집단발병지로 떠올라…WTO “코로나 여파 세계 무역 급감 전망”


 8일 일본 도쿄 인근 나카미세 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8일 일본 도쿄 인근 나카미세 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일본과 인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핫스팟(Hot Spot), 집단발병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세계 무역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전망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일본과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반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일부 유럽 국가들은 조심스럽게 봉쇄 완화 정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많은 일본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9일,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를 넘어섰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에 따르면 9일 오전 기준,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4천600명이 넘습니다.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7일, 도쿄도를 비롯한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지만, 아직 두드러진 변화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세계 경제 규모 3위의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재택근무를 수용하지 않고 있고, 거리를 오가는 인구는 평소와 다름없이 여전히 많은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가 일본 국내총생산 (GDP)의 20%에 해당하는, 1조 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경기부양책을 내놨지만, 이 역시 지급대상과 지급 방식 등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면서 실행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또 확진자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는 도쿄도와 일본 정부 간에 갈등 양상도 보이고 있습니다.

도쿄도는 정부의 긴급사태 발동으로 백화점, 술집, 미용실 등 대부분 업종에 휴업을 요청할 계획이었지만 정부는 대상 업종 확대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도쿄도 만큼 재정적 여유가 없는 다른 6개 지역도 긴급 사태가 미칠 부정적 경제효과를 우려해 서두르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이미 정부의 코로나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아베 정부와 도쿄도의 갈등까지 벌어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일본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편 1억 3천만 명의 인구 대국인 인도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국가봉쇄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수십 곳에서 집단 감염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이들 지역에 대해 더욱 강도 높은 제한 조처를 내리고 있습니다.

인도 당국은 주민들의 외출을 전면 금지하고 식품과 의약품 등 생필품은 배달해주기로 했습니다.

인도의 국가봉쇄령은 당초 오는 14일까지 유효합니다. 그러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앞서, 순차적으로 봉쇄 조처를 풀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9일 오전 기준, 인도의 확진자는 약 6천 명, 사망자는 약 180명입니다. 하지만 인도의 사회적 구조와 보건 체계상 통계에 누락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반면 유럽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조심스럽게 봉쇄 정책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불을 붙였던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감염세가 확연히 둔화하면서 국가봉쇄령 완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9일, 서방 국가 중에서는 최초로 전국적인 봉쇄령을 단행했습니다.

필수 업무, 식료품 구입, 의료적 필요 외에는 모든 외출이 금지되면서 6천만 이탈리아 국민은 한 달째 발이 묶였습니다.

‘AP’ 통신은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앞으로 며칠 안에 전국 봉쇄령 연장 여부에 관해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콘테 총리는 국민의 건강이 여전히 최우선이지만 국가의 경제 동력을 너무 오래 꺼놓을 수는 없다며 일부 규제는 완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탈리아와 함께 최악의 참사를 겪으며 1만 4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도 이를 검토 중입니다. 스페인 정부는 4월 26일부터는 국민들이 점진적으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봉쇄 완화 조처는 코로나 재확산을 막기 위해 매우 질서 정연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와 덴마크는 다음 주부터 단계적 봉쇄 완화 조처에 들어갑니다.

또 체코와 벨기에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럽연합(EU)도 각국의 봉쇄로 경제 상황이 한계치에 직면했다는 분석에 따라 EU 차원의 출구전략 지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8일 0시를 기해 후베이성 우한시에 대한 봉쇄를 푸는 것을 기점으로 정상적인 생산 활동 재개에 들어가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 없이 섣불리 봉쇄를 완화할 경우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2차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9일 오전 기준,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150만 명, 사망자는 9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건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건물.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세계 무역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전망했습니다.

WTO는 올해 세계 무역액이 최소 13%에서 최대 32%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WTO는 8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2021년에는 무역 규모가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잔존 기간과 대응 정책의 효과에 달렸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번 전망에는 서비스 부문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WTO는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의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생활을 방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역에 미칠 영향이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가 가져왔던 피해를 능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더 나쁜 경우는 90년 전 세계 대공황 시 볼 수 있었던 것에 상응하는 교역 감소 현상이 이번에는 짧은 기간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절정에 있을 때 세계무역은 12.5% 감소한 바 있습니다.

로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이런 전망이 심각하고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현 위기는 무엇보다 보건 위기로 각국 정부가 먼저 인명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염병으로 인명이 희생되는 가운데 교역과 생산의 피할 수 없는 위축이 사업체와 가정에 고통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당장은 전염병 관리가 우선이지만, 각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온 여파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WTO 보고서는 무역액 13% 감소는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으로 이 경우엔 교역액이 많이 축소된 뒤 2020년 하반기부터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망은 앞으로 몇 달간 코로나바이러스를 막는 데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진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서 이런 비관적인 경우엔 경제 회복이 더디고 불완전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WTO 보고서는 어떤 경우에도 올해엔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수입과 수출이 두 자릿수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가운데 북미와 아시아 수출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보입니다.

상품별로는 복합적인 가치사슬로 엮인 전자와 자동차 부품 분야에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비스 분야도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과 여행 제한으로 막대한 피해를 볼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는 세계 무역 성장률이 이미 지난해 말 하락세에 들어섰다고 설명했습니다. 2019년 4분기 상품 무역은 전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 감소했습니다.

WTO는 이런 하락세가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최근 지속한 무역 분쟁의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 유럽연합(EU) 등과 무역 분쟁을 벌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신속하고 굳건한 반등이 가능하다면서 향후 회복이나 경제성장은 앞으로 어떤 대책을 동원하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재정-통화 정책과 함께 무역이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물러간 뒤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우호적인 사업환경과 함께 시장을 계속 개방하고 예측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각국이 별개로 움직이는 것보다 함께 협력하면 회복이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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