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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 재개방...이스라엘 의회, 팔레스타인 배우자 차별 법안 부결


아프간 보안군이 미군이 철수한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아프간 보안군이 미군이 철수한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군이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철수한 데 이어, 아프간 보안군이 기지 방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의회가 팔레스타인 배우자의 시민권 부여를 금지하는 법안을 부결시켰습니다.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했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석 달 만에 풀려나 7일 출항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아프가니스탄 소식입니다. 지난주 아프간 주둔 미군이 20년 만에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철수했는데, 지금 현지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아프간 군인들이 기지 안에 남겨진 군수 물자를 확인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정리 작업에 한창입니다. 아프간 보안군은 5일 기지 문을 다시 열었는데요. CNN, AP 등 주요 매체들은 폭발물이 설치된 장벽으로 둘러싸인 기지 주변은 미군이 철수한 후 매우 적막하고 텅 빈 모습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그람 공군기지는 미군과 나토 동맹군이 아프간 전쟁을 수행하는 데 핵심적인 군사기지였죠?

기자) 맞습니다. 바그람 공군기지는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데요. 대규모 활주로와 교도소, 병원 등의 시설을 갖춘 아프간 최대 군사기지로, 한때는 미군 약 10만 명이 주둔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군의 철수 계획에 따라 이곳에서도 병력을 철수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 당국은 지난 1일,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병력 철수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파와드 아만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도 다음 날 트위터에 “전날 밤 모든 연합군과 미군이 바그람 기지를 떠났다”라고 확인하면서, 이제 바그람 공군기지는 아프간 보안군이 보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바그람 공군기지는 아프간이 관할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르 아사둘라 코히스타니 아프간 장군이 바그람 기지의 새 사령관으로서, 바그람 기지를 지휘, 통제하게 됐는데요. 코히스타니 사령관은 5일 기자들에게, 미군이 기지에서 철수하면서 자신에게 미리 통보도 없이 전력을 끊고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바그람 기지 신임 사령관은 뒤늦게 미군 철수 소식을 알았다는 건가요?

기자) 네. 코히스타니 사령관은 미국인들이 바그람을 떠났다는 소문을 들었다면서 “결국 아침 7시에 그들이 이미 기지를 떠난 게 분명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군과 아프간 군 당국 간에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건가요?

기자) 소니 레게트 미군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군은 아프간 지도부와 철수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조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주 발표한 성명을 거론했는데요. 레게트 대변인은 당시 바그람 기지 철군을 발표하면서, 4월 중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발표 직후부터 반환 작업이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보안군이 바그람 기지를 접수하는 과정은 순조로웠습니까?

기자) 아프간 보안군이 기지에 도착하기 전에, 소규모 약탈꾼들이 기지에 침입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아프간 병사는 미군이 철수한 지 20분 만에 갑자기 전기가 끊어지고 암흑으로 변했으며, 이때 약탈꾼들이 들어왔다고 전했는데요. 이 병사는 처음에는 탈레반 반군인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철수하면서 군수 물자 같은 것을 다 가져가지 않았나 보군요?

기자) 네. 코히스타니 장군은 미군이 떠나면서, 350만 개에 달하는 물품을 남겼다고 전했는데요. 미군이 남긴 물품으로는 물병 수만 개와 음료수, 전투식량, 전화기 등 작은 물건부터 민수용 차량 수천 대, 장갑차 수백 대, 소형무기 등도 있습니다. 코히스타니 장군은 미군이 중화기는 가져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군인들의 분위기는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주요 매체들은 아프간 군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아프간 병사들이 하루 밤새 미군이 철수하면서 지난 20년간 쌓았던 선의를 저버렸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부 아프간 병사들은 또 미군이 떠날 때 기지 안팎에 있던 아프간 병사들에게 작별 인사도 하지 않았다며 서운함과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5일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의회 앞에서 아랍계 여성들이 ‘시민권과 이스라엘입국법’ 연장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5일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의회 앞에서 아랍계 여성들이 ‘시민권과 이스라엘입국법’ 연장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이스라엘로 가봅니다. 이스라엘 의회에서 매우 중요한 법안 표결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가 5일 ‘시민권과 이스라엘입국법’ 연장 법안을 표결에 부쳤는데요. 밤샘 토론 끝에 6일 새벽, 59대 59 동수로 부결시켰습니다.

진행자) ‘시민권과 이스라엘입국법’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법인가요?

기자)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스라엘인과의 결혼을 통해 자동으로 이스라엘 시민권을 부여받거나 입국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연장 여부를 논의한 겁니까?

기자) 이 법이 한시법이기 때문입니다. 이 법은 팔레스타인의 2차 무장봉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3년 처음 제정된 이래, 계속 매년 연장법안을 통해 갱신해왔는데요. 하지만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아랍권의 반발은 물론, 국제 사회의 비판이 이어졌고요. 이스라엘 인권단체들도 철폐를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법 유효 기간이 언제까지인가요?

기자) 6일 자정까지입니다. 이날 이스라엘 의회가 법안을 부결함으로써 이 법의 효력은 자동 소멸하게 됐는데요. 이번 표결은 최근 새로 출범한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 정부에 대한 신임 투표로 읽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스라엘 정부는 여러 정당이 참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추구하는 이념과 사상이 저마다 다른 8개의 정당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중의를 모으기 쉽지 않은 형국인데요. 특히 아랍계 정당인 ‘람’과 좌파 정당 ‘메레츠’ 등에서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진행자) 베네트 총리도 아랍계 정당의 반대를 어느 정도 예상하지 않았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이 법을 6개월 동안만 연장하고, 약 1천600명의 아랍계 주민에게 거주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59대 59, 동수로 부결됐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연정에 참여한 정당에서 이탈표가 나왔다는 소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트 총리 정부는 현재 크네세트 전체 의석 120석 가운데 61석으로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이탈표가 2표 나왔고요. 베네트 총리에게 밀려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의 리쿠드당은 반대표를 몰아줬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전 총리 정부 때는 매년 이 법을 갱신해온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베네트 총리와 연정에 타격을 가하고 패배감을 안겨주기 위해 당 차원에서 반대를 결정했습니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5일, 이 법을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정권 교체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이 법은 그냥 단순한 법이 아니며, 반시오니즘을 추구하는 이 정부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5월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좌초됐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견인선에 끌려서 이동하고 있다.
지난 5월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좌초됐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견인선에 끌려서 이동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3월,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됐던 선박이 곧 출항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지난 3월 23일,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돼 전 세계 물류 공급에 큰 차질을 일으켰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7일 출항합니다. 에버기븐호는 당시, 사고 6일 만에 인양됐지만 수리와 배상금 합의 등 후속 처리를 위해 그동안 이집트 당국에 억류돼 있었습니다.

진행자) 사고 선박의 선주가 일본 기업이죠?

기자) 네. 일본 ‘쇼에이 기센’입니다.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과 쇼에이 기센 측 보험사는 그동안 배상금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는데요. 지난 4일, 양측이 배상금 합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수에즈운하관리청은 7일 정식 합의서 서명식과 출항 기념행사가 있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배상금은 얼마로 합의했습니까?

기자) 양측 모두 정확한 배상액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당초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사고로 인한 통행 피해 비용과 인양 작업 비용, 이미지 실추 등을 들어 9억1천600만 달러를 요구했었는데요. 하지만 선주와 보험사 측이 난색을 보이자, 이후 요구액을 5억5천만 달러로 낮춘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사고 발생 후 거의 석 달 만에 일단락을 짓게 됐는데, 어떤 사고였는지 한 번 되짚어주시죠.

기자) 네. 지난 3월 23일,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 남쪽에서 좌초했습니다. 에버기븐호는 길이 400m에 배수량이 22만t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인데요. 함수는 우현 측 모래톱에 박히고, 함미는 비스듬히 운하를 가로막은 형태로 좌초돼, 거의 일주일간 운하 내 쌍방향 운항이 전면 중단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런 초대형 선박을 어떻게 인양할 수 있었던 건가요?

기자) 네. 에버기븐호는 운하 안에서도 특히 폭이 좁은 구역에서 좌초돼 인양작업이 더 쉽지 않았는데요. 네덜란드 구난 회사 소속, 대형 예인선 2척을 포함해 예인선 10여 척이 인양 작업에 동원돼, 만조 때 선미를 움직인 후 선수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에버기븐호는 예인된 후 운하 중간, 가장 넓은 구역인 그레이트비터 호에 정박해 기술 점검 등을 받았고요. 이집트 당국의 명령에 따라 지금까지 억류돼 있었습니다.

진행자) 좌초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도 조사 중에 있습니다. 당초 사건 발생 초기에는 강한 바람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는데요. 하지만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청장은 기술적 결함이나 사람의 실수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수에즈 운하 통항 중단으로 전 세계 화물 운송에 큰 파장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에즈 운하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단 최단 무역항로로 특히 상선 통항량이 많은 수로입니다. 전 세계 선박 운송의 15%가 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데요. 당시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으면서 이미 운하에 진입해 있던 수백 척의 선박이 발이 묶였고요.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 등 대체 항로를 찾는 업체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진행자) 올 상반기 수에즈 운하 실적은 어떻게 좀 변동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 청장은 4일, 에버기븐호 사고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수에즈 운하의 수익이 30억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8.8%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 통신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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