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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이탈리아 북부 이동 통제...말레이 여객기 격추사건 재판 시작


9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교도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면회가 금지된 데 대해, 수감자 가족들이 교도소 밖에서 항의하고 있다.
9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교도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면회가 금지된 데 대해, 수감자 가족들이 교도소 밖에서 항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자가 급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안에서도 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사건에 대한 재판이 9일 열렸습니다. 한편 유가족들은 8일 네덜란드 주재 러시아 대사관 밖에서 항의 행사를 벌였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통령 2명이 취임식을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식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이탈리아 상황이 심각한데요. 그새 사망자가 많이 나왔군요?

기자) 네. 9일까지 사망자가 463명을 기록했습니다. 전날보다 97명이 또 늘었는데요. 중국 외 지역에서는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된 사람도 많이 늘었죠?

기자) 이탈리아 내 전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9천 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특히 이탈리아 북부가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특별 대책이 나왔군요?

기자) 네. 이탈리아 정부는 8일 롬바르디아를 포함해 북부 15개 지역 내 이동을 통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통제구역에는 밀라노와 베네치아, 파르마 등 이탈리아 북부 주요 도시들이 모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이곳들은 이탈리아 중심 지역으로 사람이 많이 사는 곳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략 1천600만 명 정도가 영향을 받는데요. 이제 이동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겁니다. 통제 명령이 떨어지자 이날 제한 지역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기차역이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이번 조처로 학교는 물론이고 박물관, 수영장, 그리고 영화관 등이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진행자) 통제 명령은 언제까지 적용되나요?

기자) 일단 오는 4월 3일까지로 돼 있는데요.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모데나에 있는 교도소에서 폭동이 나서 지금까지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교도소에서 폭동이 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이탈리아 교정 당국이 재소자들 외부 면회를 일절 금지했는데, 여기에 항의하는 폭동이 났습니다. 현지 언론들 보도로는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다른 교도소에서도 폭동이 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세계 경제도 휘청이고 있죠?

기자) 물론입니다.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힘들어져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우려는 세계 주식시장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북부 지역 이동 통제 조처가 내려진 이탈리아를 비롯한 미국, 일본, 한국 등 주식시장이 최근에 일제히 폭락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각국 경제성장률이 대폭 떨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체 상황을 좀 정리해 볼까요?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 확진자와 사망자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를 보면요. 9일 기준으로 세계 105개 지역에서 감염자가 11만 명이 넘고요. 사망자는 약 3천800명입니다.

진행자) 감염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역시 중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감염자가 약 8만900명으로 가장 많은데, 이 가운데 3천100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한국은 약 7천500명이고요. 이란에서도 약 7천100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요. 이란에서는 지금까지 약 230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사망자가 이렇게 많지는 않죠?

기자) 네. 지금까지 5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이곳 미국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로는 지금까지 감염 건수가 550여 건에 달하고 총 22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또 한 대형 유람선에서 바이러스 감염자가 많이 나왔는데, 이 배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감염자가 나온 유람선이 ‘그랜드 프린세스’라는 배인데요. 배 안에서 21명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배는 9일 미국 서부 오클랜드로 이동해서 이곳에 정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보건당국은 고령자들에게 되도록 유람선에 타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수도인 이곳 워싱턴 D.C. 지역에서도 감염자가 나왔죠?

기자) D.C. 지역에서 감염자가 모두 9명이 나왔습니다. D.C.에서 2명, 메릴랜드에서 5명, 그리고 버지니아에서 2명입니다.

진행자) 오늘 뉴스를 보니까 공화당 의원 2명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 그리고 폴 고사르 연방 하원 의원입니다. 두 사람은 바이러스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뒤에 자가 격리에 들어갔는데요. 현재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두 의원이 어떻게 확진자와 접촉한 겁니까?

기자) 네. 지난달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보수파 정치행동위원회(CPAC)’에 참석했는데, 이곳에서 두 의원이 바이러스 감염자와 악수하고 잠깐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보건 당국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악수를 하지 말라고 권고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손에 묻어있는 바이러스가 옮을 수 있어서 악수를 피하고 항상 손을 깨끗하게 씻으라고 권고합니다.

9일 네덜란드에서 지난 2014년 발셍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당시 사건으로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을 잃은 안톤 코트 씨가 법원에 출석했다.
9일 네덜란드에서 지난 2014년 발셍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당시 사건으로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을 잃은 안톤 코트 씨가 법원에 출석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9일 네덜란드에서 눈길을 끄는 재판이 열렸군요?

기자) 네.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여객기와 관련된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재판은 여객기 격추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인 3명, 그리고 우크라이나인 1명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진행자) 당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격추됐는데, 많은 사람이 희생됐죠?

기자) 네.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모두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희생자 가운데 3분의 2는 네덜란드 사람이었습니다.

진행자) 여객기 격추 원인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었죠?

기자) 네, 몇몇 조사위원회에서 조사했는데, 모두 여객기가 러시아 미사일에 격추된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러시아 ‘북(Buk)’ 지대공 미사일이었는데, 미사일이 러시아 쪽에서 들어왔고, 러시아가 지원하는 반군 지역에서 발사됐다는 겁니다. 한 조사에서는 미사일이 러시아 53 방공여단 소속으로 러시아가 여객기 격추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됐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런 조사 결과를 부인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동부를 장악한 친러시아 반군 측은 이런 조사 결과를 부인해 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에서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내전이 벌어졌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친서방 행보를 펼치자 동부 도네츠크 지방을 중심으로 한 친러시아 세력이 중앙정부에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러시아는 이 지역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덜란드 법원이 재판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요?

기자) 네덜란드 검찰은 기소된 네 사람이 비행기를 격추하려고 지대공 미사일을 들여오고 운용하는데 협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소된 사람 가운데 러시아인 3명은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관이 있고요. 우크라이나인은 반군 지휘관 가운데 1명입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이 모두 재판에 참석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반군 측은 기소된 사람들을 네덜란드 측에 넘겨주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재판이 궐석 재판인 셈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명은 변호사를 보냈기 때문에, 이 사람은 궐석 재판으로 간주하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재판에서 이 사람들에게 유죄가 나와도 별 실효성은 없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죄 평결이 나와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반군 측이 협조하지 않으면 실제 처벌은 불가능합니다.

진행자) 유족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재판이 열리기 하루 전에 네덜란드 헤이그 주재 러시아 대사관 밖에서 일종의 침묵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날 러시아 대사관 밖에 빈 의자 298개를 놓는 행사를 했는데요. 사망자 298명을 상징하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국무부가 이번 재판과 관련해서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네덜란드 사법부가 정의와 진실을 확립할 것을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에서 도발을 멈추고 긴장을 완화하라고 촉구했습니다.

2020년 3월 9일 취임식에서 연설하는 아슈라프 가니 현 아프간 대통령
2020년 3월 9일 취임식에서 연설하는 아슈라프 가니 현 아프간 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9일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군요? 대통령이 2명이나 취임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2명이 이날 대통령 취임식을 했습니다. 한 사람은 아슈라프 가니 현 대통령이고요. 다른 한 사람은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최고 행정관입니다. 두 사람은 같은 날 다른 곳에서 시차를 두고 대통령 취임식을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이 지난해 대선을 치렀고, 가니 현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9월에 대선이 있었는데요. 공식적으로는 가니 대통령이 당선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하지만, 압둘라 후보 측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자신이 이겼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압둘라 최고 행정관 쪽에서는 지난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압둘라 최고 행정관은 부정선거가 난무한 이번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별도로 정부를 꾸리겠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압둘라 최고 행정관은 이전 대선에서도 부정선거 문제를 지적했었죠?

기자) 네. 2014년에 치렀던 대선에서도 부정선거 문제를 제기하고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미국 중재로 가니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압둘라 후보는 최고 행정관이 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최고 행정관은 ‘총리’에 해당하는 직위입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정부 쪽에서는 이번에 어떤 움직임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아프간 평화협상에 참여한 미국의 잘메이 할릴자드 특사, 로스 윌슨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 대리, 그리고 스콧 밀러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 등은 가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가니 현 대통령을 인정하겠다는 뜻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외에 EU 대사와 캐나다, 독일, 호주 등 대사들도 가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가 지금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10일부터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과 협상을 시작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협상 당사자인 아프가니스탄은 대통령이 2명이 나오는 등 상황이 어지럽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에 협상 대표단을 꾸리는 일에서부터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이번 사태가 탈레반과의 협상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과의 협상은 최근 타결된 평화협정에 따른 절차죠?

기자) 네. 미국과 탈레반이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양측은 이 협정에서 탈레반의 테러 지원 중단과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그리고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사이 협상 개시 등에 합의한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니 대통령 행정부가 협정의 탈레반 포로 석방 조항에 반발하면서, 평화협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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