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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한인법률가들 "애틀랜타 총격범 혐오범죄 기소 가능"


박영선 미국 캘리포니아주 부에나파크 부시장이 지난 20일 풀러턴 시청 앞에서 아시아계와 한인에 대한 혐오 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Gaston Castellanos)

총 여덟 명이 숨진 지난주 애틀랜타 일대 스파 총격 사건 이후, 용의자 로버트 에런 씨에게혐오 범죄(hate crime)’ 혐의를 적용할 것을 미국 곳곳의 한인 사회가 촉구하고 있습니다. 오종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16일 발생한 애틀랜타 일대 총격 사건으로 한인 네 명을 포함한 아시아계 여성 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체 희생자 여덟 명 가운데 아시아계가 여섯 명, 인종적으로 집중돼 있습니다.

하지만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이 22일 공개한 초동 수사 진행 상황에는 인종적 동기에 따른 ‘혐오 범죄’ 혐의가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한인 사회 지도자들은 반발했습니다.

태미 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부시장이 지난 20일 풀러턴 시청 앞에서 아시아계 대상 혐오 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Gaston Castellanos)
태미 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부시장이 지난 20일 풀러턴 시청 앞에서 아시아계 대상 혐오 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Gaston Castellanos)

[녹취: 태미 김 어바인 부시장] “It was the sympathizing with the perpetrator! And that was to me, the most shocking and the almost acceptance that what he might have done was somehow justified. And to me, it really perpetrated much of the deep agony that many Asian-American women go through in life.”

“수사 당국의 이번 발표는 범죄자에게 동정을 베푼 것”이라고 태미 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부시장은 22일 VOA 인터뷰에서 비난했습니다.

이어서 “어쩌면 용의자의 행동을 용납하고 정당화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수많은 아시아계 여성들이 살면서 겪어나가는 깊은 고통을 더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혐오 범죄’는 개인적 특성과 출신 배경을 증오하거나 혐오해서 저지른 범죄를 가중 처벌하기 위해 미 연방법으로 규정한 혐의입니다.

그레이스 유 변호사
그레이스 유 변호사

[녹취: 그레이스 유 변호사] “You know, the US government chose to have enhancement for hate crimes. Because we believe that people should be treated fairly and equally, and not because of someone’s race, religion, or sexual preference.”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이후 인종 간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그레이스 유 변호사는 “미국 정부는 혐오 범죄를 가중 처벌하도록 했다”고 관련 법규 제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인종이나, 종교, 성적 지향성에 대해 차별받지 않고, 모든 사람이 공정하고 형평성 있게 대우받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는 ‘혐오 범죄’ 혐의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수사 당국 관계자가 VOA에 밝혔습니다.

‘혐오 범죄’ 혐의를 확정하려면, 용의자 롱 씨가 아시아계를 범행 대상으로 특정했다는 명확한 물적 증거가 필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인 사회 지도자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물적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정황 증거가 충분히 뒷받침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녹취: 태미 김 어바인 부시장] “This is absolutely a hate crime. Asian women were targeted. They were intentionally targeted. He knew exactly what he was doing and who he was going after. It was Asian women that he wanted to go after whether he said it or not. He drove for miles and miles and miles specifically targeting (Asian) women.”

태미 김 부시장은 “아시아계 여성들이 표적이 된” 사건이 명확하다고 말했습니다.

“용의자는 누굴 (범행대상으로) 뒤쫓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면서, 자백 여부와 관계 없이 용의자 롱씨가 “아시아계 여성들을 뒤쫓았다”고 김 부시장은 강조했습니다. “수 마일을 운전해서 (아시아계) 여성들을 찾아 이동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용의자의 이런 범행 패턴을 ‘혐오 범죄’의 정황 증거로 채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한인 법률가들 사이에서 지배적입니다.

VOA가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 동안 형법ㆍ민권ㆍ인종 관계 전문 한인 변호사 다섯 명에게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네 명은 ‘혐오 범죄’ 기소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법률가 출신인 이상현 페어팩스 시의원은 특히 용의자 롱씨의 동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상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시의원
이상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시의원

[녹취: 이상현 페어팩스 시의원] “...in one hand we have patterns, right? The murderer, he went to three different locations ended up killing eight people, and six of them were Asian....”

이 의원은 “이번 사건을 보면 범행의 패턴이 있다”며, “용의자가 다른 업소 세 곳을 돌아다녔고, 거기서 여덟 명을 살해했는데, 여섯 명이 아시아계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의견에 그레이스 유 변호사도 동의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유 변호사] “I see this as a hate crime. When you have the shooter going around the Asian locations, I can’t see this anything but anger and hatred, victimization of Asian-Americans. So, yes, I consider this a hate crime. And there should be enhancements.”

유 변호사는 “총격범이 아시아계 업소들만 돌아다닌” 사실이 특이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희생시키고, 분노와 증오를 표출한 사건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고 유 변호사는 말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의 한인 법률가도 ‘혐오 범죄’ 적용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의견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과정과 배경이 완전히 공개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판단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혐오 범죄’ 혐의가 적용되면, 기본 혐의에 형량을 크게 추가해 가중 처벌합니다.

[녹취: 그레이스 유 변호사] “Let’s say the regular murder charge might be ten or twenty years. The enhancement will increase anywhere from another five to twenty years. Every jurisdiction is a little different....”

그레이스 유 변호사는 “일반적인 살인 혐의로 10년에서 20년 형을 받는다고 할때, 가중 처벌로 혐의 한 건당 5년에서 20년까지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 법규에 따라 추가 형량은 약간씩 달라지지만, 살인 혐의 20년형 기본 형량에 최대 20년형이 추가돼 40년형 선고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사건 용의자 롱 씨는 살인 혐의 여덟 건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혐오 범죄’ 혐의를 규정한 연방 법규를 각 주법에도 속속 도입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조지아주의 경우, 작년 여름에야 ‘혐오 범죄’ 관련 주법을 승인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조지아주에서 ‘혐오 범죄’ 관련 법규 도입 후 적용 가능성이 있는 첫 번째 주요 사건입니다.

사건 발생 지역인 체로키 카운티와 풀턴 카운티 수사 당국은 아직 ‘혐오 범죄’ 적용 의사를 법원에 통보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부의 캘리포니아에서 동부의 뉴욕에 이르기까지, 곳곳의 한인 사회는 ‘혐오 범죄’ 기소를 촉구하는 여론 환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방 법무부 관계자는 24일 VOA에, 용의자 롱 씨를 ‘혐오 범죄’로 기소해달라는 청원이 곳곳에서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은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일대 한인 대학생 단체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조지아주 한인 사회 지도자들은 사건 당사자가 속해있는 지역이어서 이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공판 등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혐오 범죄’ 판단 여부는 당국에 맡겨두겠다는 입장을 VOA에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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