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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미국-아프간 관계


지난 2018년 7월 아프간 헬만드주 캠프 쇼라박에서 아프간 공군 소속 블랙호크 헬기에서 내린 아프간 육군대원들이 재보급 임무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아프간 헬만드주 캠프 쇼라박에서 아프간 공군 소속 블랙호크 헬기에서 내린 아프간 육군대원들이 재보급 임무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핵심 군사 거점이었던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병력을 전원 철수시켰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이제 출구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관계와 아프간의 미래 등을 짚어봅니다.

“아프간 전쟁의 서막”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2001년 9월 11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미국 본토를 테러 공격한 것이 발단입니다.

알카에다는 당시 여객기를 납치해 미국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와 워싱턴 근교 국방부 청사에 돌진하는 사상 초유의 테러를 자행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3천 명에 달하는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다쳤습니다.

전 세계가 충격과 경악에 빠진 가운데,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테러 분자 색출과 응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갔습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은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 정파 ‘탈레반’이 정권을 잡고 있었는데요.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하고 있던 탈레반에 그의 신병 인도와 테러분자 색출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이에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은 아프간에 대한 군사작전을 단행합니다.

9.11 테러가 발생한 지 약 1달 만이었습니다.

“극단적 원리주의 집단, 탈레반”

원래 학생들의 독립운동 단체로 출발했던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 미군과 동맹군이 아프간을 침공할 때까지 아프간을 점령, 통치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입니다.

이 기간 탈레반은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내세워, 여성들의 사회 활동과 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등 인권 탄압을 자행했습니다. 또한 외국 음악을 듣거나 서구식 복장, 면도를 하는 행위 등도 율법을 위반하는 일로 간주해 종교 경찰의 단속과 잔혹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탈레반은 또 이단의 우상을 없앤다면서 고대 문화유산인 불상을 폭파해 세계를 경악시키기도 했는데요. 탈레반 집권 기간, 이런 극단적인 종교주의 속에 아프간의 민주주의는 뒤로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침공 이후, 아프간 정세”

미군과 동맹군의 침공으로 2001년 11월 수도 카불이 함락되면서 상당수 탈레반 지도부는 이웃 파키스탄 등으로 탈출했고, 아프간에는 미국이 지지하는 과도정부가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2004년 아프간은 민주 선거를 통해 새로운 민간정부가 출범하는데요. 하지만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끄는 민간정부는 카불 등 일부 지역에서만 영향력을 행사하고, 외곽 지역은 대개 현지 군벌의 통제 아래 있는 형국이었습니다.

이런 정치적 불안정 속에 탈레반은 다시 세를 불려 나갔고, 탈레반의 공격 형태도 자살폭탄 공격 등,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아프간의 불안정이 장기화하면서, 미군과 나토군도 당초 계획과 달리 아프간에서 발을 완전히 빼지는 못하고, 아프간 정부군 훈련과 지원 등 대테러 임무를 계속 맡게 됐습니다.

“트럼프 정부, 탈레반 직접 협상”

이런 가운데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상황이 전개됩니다.

중동 등지에 나가 있는 미군을 본국으로 데려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초 미국과 아프간 민간정부, 그리고 탈레반 간의 3자 협상을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가 참여하면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면서 탈레반만 참여하는 직접 협상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협상 시작 약 2년 만인 2020년 2월 29일, 양측은 이른바 ‘아프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데 성공합니다.

협정의 골자는 미국은 2021년 5월 1일까지 아프간 주둔 병력을 철수하고,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서로 포로들을 풀어준 후, 아프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내용입니다.

협정에는 또, 탈레반이 무력 행위를 중단하고 테러 세력을 비호하거나 아프간이 테러의 온상지가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내용도 명시됐습니다.

협정에 따라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퇴임 전까지 아프간 주둔 병력을 2천500명 선까지 줄였습니다.

하지만 아프간 평화협정의 또 하나의 축인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은 포로 교환부터 갈등을 드러내는 등 지금까지도 별 성과 없이 표류 중입니다.

“바이든 정부, 아프간 전쟁 종식 선언”

지난 4월 1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인 아프간 전쟁을 끝내겠다고 선언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근 20년에 걸친 아프간 전쟁을 매듭짓겠다면서
9.11 테러 20주년이 되는 2021년 9월 11일 이전에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을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은 당초 트럼프 행정부가 한 약속과 다르다고 반발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고 안전하게 철군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까지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아프간에서 마지막 병력을 철수시켰고, 미군도 지난 1일 새벽,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전원 철수하면서 철군 작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을 기해 조기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과 미군 당국은 이를 일축하고, 예정대로 8월 말까지 철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미국은 20년간의 전쟁을 통해 군인 약 2천300명이 사망하고, 2만 여 명이 다쳤으며, 민간인 도급업자 약 4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프간의 미래”

미군과 국제동맹군이 속속 철수하면서 아프간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아프간 주변국은 물론 아프간 내부에서도 미군 철수가 완료되면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하고, 현 아프간 정부가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스틴 스콧 밀러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현재 아프간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아프간이 내전으로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아프간은 현재 407개의 행정구역이 있는데요.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롱워저널(Long War Journal)’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이 가운데 정부의 통제가 미치는 곳은 74곳에 불과하고요. 197곳은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두 달 새 80곳 이상이 탈레반에 넘어갔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군이 철군한 후에도 아프간 정부에 대한 인도적, 경제적 지원을 다짐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터키에 이어 이란까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중재에 관심을 보이면서, 중동 지형에 어떤 새로운 판도가 그려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달라이 라마 14세
달라이 라마 14세

뉴스 속 인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입니다.

7월 6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가 86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달라이 라마 14세는 이날, 비폭력과 타인에 대한 연민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영적 지도자를 일컫는 말로, ‘달라이’라는 말은 ‘지혜의 바다’라는 뜻이며 ‘라마’는 영적인 스승이라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티베트 승려들을 라마승이라고 합니다.

티베트 불교는 인간의 환생을 믿으며, 전대의 달라이 라마가 숨지면, 그 환생을 찾아내 대를 잇는 방식으로 계승돼 왔습니다.

현 달라이 라마는 14세로, 원래 이름은 라모 톤둡이며, 법명은 텐진 가쵸입니다.

달라이 라마 14세는 1935년 7월 6일, 티베트의 작은 농가에서 태어났는데요. 두 살 무렵인 1937년에 전대의 환생으로 인정받고 부모의 품을 떠나 고승들의 손에 자랐습니다.

그가 15살 때, 중국인민해방군이 티베트를 침공했는데요. 중국은 티베트에 괴뢰정부를 세우고 승려들을 탄압하는 등 강압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는 티베트인들의 반발을 일으켰고, 급기야 1959년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봉기를 일으킵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무력으로 이를 제압했고, 달라이 라마 14세를 비롯한 티베트 지도자들은 인도로 탈출해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수립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티베트인들의 영적 지도자이자 정치적 지도자로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티베트의 독립운동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89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이 15대 달라이 라마를 자신들의 뜻에 맞는 인물로 정할 수 있다며, 자신은 죽으면 환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14대 달라이 라마를 끝으로 수 백 년에 걸쳐 내려온 티베트 불교의 전통이 끊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관계 짚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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