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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 법원, 이민단속법 위헌 판결... 미 남부 열대 폭풍 주의보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 연방 대법원이 애리조나주의 이민단속법의 대부분 조항들이 위헌이라고 판결했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은 또 건강보험 개혁법에 대한 위헌 여부 심판 결과도 곧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미 동남부 지역에 발효된 열대 폭풍 주의보와 콜로라도주 산불 피해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첫 소식 살펴보죠. 애리조나주의 강경 이민 단속법을 놓고 연방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었는데요. 그 결과부터 알아보죠.

답) 네. 미 연방 대법원이 애리조나주의 이민단속법 조항들이 연방정부의 이민법을 위배하고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따라서 연방법에 해당하는 이민 관련법들을 주 정부에서 형사적으로 다룰 수 없다는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는 애리조나주의 이민단속법이 연방 이민법에 위배된다며 핵심 조항들의 시행을 중단한채 소송을 진행해 왔었습니다.

문) 그러면 어떤 조항들의 시행이 불가능하게 된 겁니까?

답) 미국에 불법 체류하는 문제는 그동안 연방 이민법에 의해 처벌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애리조나주는 이것을 주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자체 단속을 벌여 처벌하겠다고 한 것인데요. 대법원은 이는 명백한 연방법 위반이라고 결정했습니다. 또 불법 이민자가 취업할 경우에 대해서도 역시 연방 정부에서 단속할 일이라며 계속 시행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문) 불법 체류자로 의심될 경우 경찰이 불시 검문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어떻게 된 겁니까?

답) 그동안 그 부분이 논란의 핵심에 놓여 있었습니다. 단지 불법 체류자로 의심된다는 이유 만으로 경찰이 그 사람의 체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이 경우 대부분 해외 이민자들이 불시 검문을 당하게 되고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받기 때문에 인권 침해 논란에 휩싸인 겁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같은 경찰의 검문 행위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며 인정해 줬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서른 살 이하 젊은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추방 조치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민 개혁 문제를 정치적 주요 현안으로 삼고 있는데, 이번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답) 일단 오바마 행정부가 위법 여부를 문제 삼은 4개 조항 가운데 3개 조항이 시행될 수 없게 됐는데요. 전체적으로는 오바마 행정부의 승리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불시 검문을 대법원이 인정해 주는 바람에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개혁 방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연방정부는 앨라배마와 조지아, 인디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주 등이 제정한 비슷한 이민 단속법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한 상태여서 그 결과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문) 연방 대법원의 이민법 판결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대법원은 또 건강보험 개혁법에 대한 심사 결과도 곧 발표할 전망이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법은 오바마 대통령 집권 3년 반 기간 중 최대의 역점 추진 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전 국민 건강보험 의무 가입제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의 건강 보험 체계는 거의 민간 부문에 의존하고 있고요. 정부 기관은 주로 저소득층이나 노년층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보조 활동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문)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전국민들을 위한 공공 보험 형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한 것 아닙니까?

답) 그렇죠. 하지만 각 주 정부들이 건강보험 개혁법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재정상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면서 반발하기 시작했고요. 급기야 의무 가입 조항 등은 개인의 자유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소송이 제기된 것입니다.

문) 대법원의 결정은 어떻게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까?

답) 미국 대법원에 속해 있는 대법관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해서 모두 9명입니다. 상원의 인준을 거쳐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는데요. 9명 중에 5명이 보수 성향의 공화당 대통령 재임시절에 임명된 대법관들입니다. 상대적으로 진보성향의 대법관은 4명이어서 숫적으로는 열세인 상황입니다.

문) 진보냐, 보수냐, 이처럼 대법관들의 정치적 이념을 거론하는 이유는 뭘까요?

답)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건강보험 개혁법은 다분히 진보 성향의 정책입니다. 전통적으로 미국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 세력은 사회보장제도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라는 공보험 형태는 사회보장제도의 확장된 의료서비스 제도입니다. 여기에는 국가 재정이 많이 들어가게 되고요. 결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요시 여기는 보수주의자들이 불만을 갖는 것입니다.

문) 그러면 결국 보수 성향 대법관들의 생각대로 위헌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까요?

답) 아무래도 합헌 판결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법 조항 전체에 대한 위헌 판결을 예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사실 일반 서민들이나 저소득층은 가뜩이나 비싼 민간 회사들의 보험료 때문에 무보험 상태에 놓인 경우가 많았거든요. 따라서 이에 찬성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번 판결은 건강 보험 의부 가입 조항에 대한 부분 위헌 판결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는 것입니다.

문) 건강보험 개혁법의 위헌 심판 여부 또한, 대통령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답) 미국 정치권에서는 꽤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집권 기간 중점 추진한 대표 정책이 일시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인데요. 이렇게 되면 선거 과정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문) 반면에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 측으로서는 매우 강력한 공격의 기회가 되겠군요?

답) 맞습니다. 하지만 만일 위헌 판결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꼭 불리하지 만은 않다는 분석도 물론 있습니다. 건보 개혁법에 찬성하는 서민들과 저소득층의 막강한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작용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남부 지역에 열대 폭풍 주의보가 발효됐다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답) 미국 남부에 멕시코만이라는 해안가 마을이 있는데요. 이 바다 건너편에는 멕시코와 중미 대륙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처음 발생한 열대성 폭풍 ‘데비(Debby)’가 적잖은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문) 멕시코만을 끼고 있는 해안가 지역에는 미국의 주요 정유시설들이 몰려 있지 않습니까?

답) 맞습니다. 멕시코만에는 워낙 유조선들도 많이 드나들고요. 각종 정유 시설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서 자연 재해에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영국 석유회사 BP사는 모든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시설을 폐쇄한 상태입니다. 또 루이지애나 항구에는 유조선들의 원유 하역작업도 중단했습니다. 참고로 멕시코만은 미국 원유 생산의 약 20%, 천연가스 생산의 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 좀 전에 폭풍 이름이 ‘데비’라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답) ‘데비’라는 이름은 미국에서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이름 가운데 하나인데요. 보통 여성처럼 온유한 품성으로 큰 피해를 남기지 말라는 의미에서 허리케인과 열대 폭풍의 이름은 여성의 이름을 지어서 사용합니다. 이 열대 폭풍은 아직 허리케인으로까지 발달하지는 않았는데요. 아마도 27일쯤이면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전환되면서 루이지애나주 남동부를 강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폭풍 데비는 시속 145킬로미터의 풍속을 동반하며 플로리다주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미 동부 해수면의 수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서 홍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가 됐죠?

답) 그렇습니다. 미 조질조사국 소속 한 연구진이 과학 전문 잡지에 보고서를 실었는데요. 미 동부 대서양 해안 지역의 해수면이 전 세계 다른 곳보다 서 너 배가량 높고 상승률도 빨라 홍수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례로 전 세계 해수면이 22년만에 5센티미터 높아지는 동안 버지니아주 노폭 지역의 해수면은12센티미터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끝으로 콜로라도 산불 피해 상황 전해주시죠.

답) 네. 콜로라도 주 산불 상황이 심각합니다. 이제는 로키산 국립공원 등 유명 휴양지로 번지는 상황인데요.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만 1만1천여명의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했습니다. 벌써 몇 주째 계속되고 있는 이 지역 산불로200제곱킬로미터 면적의 삼림이 소실됐고요. 주택 200여채가 불에 타는 등 10년 만에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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