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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혐의 부인 "좌파 선거 개입"...공화 "기소 정치적" 민주 "누구도 법 위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뉴욕 맨해튼 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뒤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 자택으로 돌아와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뉴욕 맨해튼 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뒤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 자택으로 돌아와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에 대한 기소의 배경에 선거 개입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해 공화당은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민주당은 정당한 법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교원 노조의 지지를 받은 진보 성향 후보가 차기 시카고 시장으로 선출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 맨해튼 법원 출석 후 바로 플로리다주로 돌아갔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맨해튼 법원에 출석해 기소인부절차를 받았습니다. 그러고는 곧바로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로 돌아갔습니다. 이날(4일) 저녁 연설을 위해서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내용 자세히 보겠습니다.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은 저녁 8시 반쯤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을 길게 할 때는 2시간이 넘기도 하는데요. 이날 연설은 30분을 넘기지 않고 비교적 짧게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자신에 대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일이 미국에 일어날 것이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내가 범한 유일한 범죄는 이 나라를 파괴하려는 사람들로부터 두려움 없이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 사안을 본 모든 사람이 범죄가 없고 기소되지 않았어야 한다, 심지어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렇게 말한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자신에 대한 기소엔 뒷배경이 있다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선거로 자신을 이길 수 없으니 법을 사용해 공격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나라는 쇠퇴하고 있고, 급진적인 좌파 미치광이들이 법을 이용해서 선거에 개입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맨해튼 지검 외에 다른 수사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자신에 대해 이뤄지고 있는 수사당국의 조사를 비판한 건데요. 2020년 대선 당시 선거 개입 여부를 수사 중인 조지아주 검찰, 그리고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발견된 기밀문서와 관련한 특별 검사의 수사 등을 거론하며 이는 자신의 대선 출마를 위협하는 시도로 "지금껏 보지 못한 규모의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날(4일) 연설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였죠?

기자)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이 눈에 띄었습니다. 장남인 돈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그리고 막내딸인 티파니가 이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아내인 멜라니아와 백악관에서 함께 일했던 장녀 이방카, 막내아들 배런은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외에도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들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절차에 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어떤 혐의가 적용됐는지 나왔죠?

기자) 네, 모두 34건의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적용된 혐의는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거나, 혹은 범죄를 은폐하려는 등의 목적으로 기업의 문서를 조작했다는 등의 기업 문서 조작 관련한 혐의로 중범죄인데요. 각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면 최고 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혐의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앞서 알려진 대로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건넨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성인영화 배우에게 침묵을 대가로 13만 달러를 건넸는데, 이 과정에서 돈을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를 통해 전달하고, 또 이를 회사 자금으로 변제하면서 회계 장부에는 법률 자문으로 기재하면서 장부를 조작했다는 겁니다. 사건을 담당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행위는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해 선거에서 불리한 정보를 감추려고 한 것으로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34개 혐의가 있는데 다른 혐의는 어떻게 되죠?

기자) 기본적으로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합의금 전달과 관련이 있는 건데요. 크게 분류하면 장부 위조와 관련해 혐의 12건, 돈 지급 수표 발행과 관련한 혐의 11건, 그리고 청구서 위조 혐의 11건 등 총 34건의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진행자) 검찰의 논리를 보면 이런 장부 조작 혐의와 선거 개입 의도를 결합해 중범죄로 보는 건데요. 언론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CBS' 뉴스는 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맨해튼 지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회계 장부를 조작한 것이 다른 범죄를 저지르거나 혹은 범죄를 은폐하려는 의도에서 그랬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나아가 이를 또 선거법 위반과 연결하는 것에도 역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 하원의원이 4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인부절차가 진행된 뉴욕 맨해튼 법원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 하원의원이 4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인부절차가 진행된 뉴욕 맨해튼 법원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진행자) 전·현직 최초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소식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정치권 반응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사안을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은 한목소리로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절차가 끝난 뒤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정치적 혐의를 적용해 민주적 절차에 개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의회에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매카시 하원의장은 덧붙였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늘 우리는 만약 당신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쓰러뜨리고자 한다면 그 무엇도 당신을 막을 수 없다는 새로운 규범을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누군가를 기소하고자 하면 어떻게든 법을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번 기소가 부당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 역시 이번 기소는 전적으로 정치적이고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평소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해 온 의원들은 어떤 입장을 냈죠?

기자) 공화당 하원 내 서열 3위의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급진적인 지검의 위험하고 불법적인 과잉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녀사냥'을 극복하고 오는 2025년 1월, 대통령 선서를 하게 될 것"이라고 스테파닉 의원은 덧붙였습니다.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뉴욕을 찾았을 때뿐만 아니라 플로리다까지 동행했는데요. 특히 뉴욕에선 시위에 참여해 "모두가 불의와 부패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반해 민주당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적법한 법의 집행에 따르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과 법에 기반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의 사법 체계에서 어떠한 외부 개입이나 위협이 자리할 곳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쉬프 하원의원은 "가장 중요한 것을 알아야 한다"며 "가장 강력한 사람 역시 책임을 져야 하고,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 그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죠?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은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사태와 거리를 두려고 하고 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기소인부절차 당일 취재진으로부터 이번 사안에 관한 질문을 받았는데요. 장피에르 대변인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관해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물가 안정과 같은 미국인들을 위한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장피에르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말을 아끼고 있는데요. 외부 행사 일정 중 이번 사안에 관한 취재진의 질의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차기 시카고 시장으로 당선된 브랜든 존슨 쿡카운티 위원이 4일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차기 시카고 시장으로 당선된 브랜든 존슨 쿡카운티 위원이 4일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죠, 시카고의 차기 시장이 결정됐군요?

기자) 네, 시카고에서 4일 시장 결선 투표가 치러졌는데요. 선거 결과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 성향 정치인으로 꼽히는 브랜든 존슨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현재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인데요. 올해 47세인 존슨 후보가 51.4% 득표율을 보이며 48.6%를 얻은 폴 발라스 후보를 약 3%P 차이로 앞질렀습니다.

진행자) 두 후보 모두 교육과 관련 있는 일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슨 당선인은 전직 교사 출신으로 교원 노조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시카고 시내 중심부를 관할하는 인구 500만 명의 쿡(Cook)카운티 위원입니다. 이번에 패한 발라스 후보는 올해 69세로 시카고 공립학교 교육감 출신인데요. 경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당선에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시카고 시장 본 선거는 사실 지난 2월 말에 치러졌는데요. 거기서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나오지 않아 이번에 결선투표를 치른 거죠?

기자) 맞습니다. 소속 정당에 상관 없이 상위 두 후보가 이번 결선투표에 진출했는데요. 사실 2월 선거 때 득표율은 발라스 후보가 약 35%, 존슨 당선인이 20%였습니다. 발라스 후보 득표율이 훨씬 더 높았는데, 이번 결선투표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존슨 후보가 승리한 겁니다.

진행자) 존슨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떤 요인이 있습니까?

기자) 유명 정치인들의 지지가 도움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존슨 당선인은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를 받았는데요. 두 의원은 지난 2020년 선거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서는 등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습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선거 막바지에 존슨 후보의 집회에 등장해 힘을 실어줬습니다.

진행자) 로리 라이트풋 현 시카고 시장은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했죠?

기자) 맞습니다. 라이크풋 시장의 탈락 역시 존슨 후보에게 도움이 됐습니다. 2월 선거에서 라이트풋 현 시장에게 투표했던 시카고 남서부 지역의 유권자들이 이번 결선투표에서 존슨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지역은 주민의 대부분이 흑인인데요. 존슨 후보가 흑인인 데 반해, 발라스 후보는 이번 시카고 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총 9명의 후보자 중 유일한 백인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발라스 후보도 민주당 소속이지 않습니까?

기자) 네, 존슨 당선인과 발라스 후보 모두 오랫동안 민주당에 뿌리를 두고 활동해왔는데요. 그러나 이 두 후보의 배경과 관점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언론은 발라스 후보가 낙선한 이유에 주목했는데요. 결론적으로는 발라스 후보의 정책이 보수적이고 공화당에 가깝다는 겁니다.

진행자) 존슨 후보의 지지자들은 발라스 후보를 민주당원으로 “위장한 공화당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사실 지난 2009년 TV 인터뷰에서 발라스 후보가 자신을 “민주당보다 공화당에 가깝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 영상이 다시 돌면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외에도 시카고 최대 경찰노조인 경찰공제조합(FOP)의 지지를 받은 것도 결정적인 낙선 이유로 꼽히는데요. 이 조합의 대표인 존 카탄자라 씨는 강경 우파적 성향을 지닌 인물로 지난 2021년 1월 6일 의사당 사태 당시 폭도들을 지지했다가 이후 사과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두 후보 간 가장 큰 이견을 보인 부분이 공공안전과 관련한 문제였다고요?

기자) 네, 이번 시장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범죄 문제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2021년 시카고는 근 25년 만에 약 800건에 달하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등 범죄율이 급증했는데요. 이에 발라스 후보는 수백 명의 경찰을 더 고용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반면 존슨 당선인은 현재 경찰 시스템 문제를 지적하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제안했는데요. 그는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 치안과 체포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대신, 정신 건강 치료와 모두를 위한 저렴한 주택 마련, 그리고 청소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시카고 시민들의 선택을 받는 존슨 후보, 당선 후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존슨 후보는 4일 밤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 연설을 했는데요. 지지자들이 “우리 도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데 도움을 줬다며 감사를 표했고요. 또 시민들의 출신이나 재산 등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을 돌볼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또 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제시 잭슨 목사를 언급하며, 자신의 승리는 그들의 유산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발라스 후보는 이날 선거 결과와 관련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발라스 후보는 4일 밤 존슨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그가 차기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지지자들에게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은 시카고를 하나로 단결하기 위해 출마했다며, “이 선거로 인해 우리가 분열된다면 이는 나의 포부를 충족시키는 캠페인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차이점을 제쳐두고 차기 시장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라이트풋 현 시장도 존슨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군요?

기자) 네, 라이트풋 시장은 성명을 내고 존슨 후보를 축하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수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존슨 당선인의 팀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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