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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차 NPT 평가회의 최종 합의 문서 채택 실패...3회 연속 무산

2026년 5월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6년 5월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4주간의 회기를 마치고 22일 폐막한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최종 결과 문서 채택에 실패했습니다.

이로써 2015년과 2022년에 이어 3회 연속 합의 도출이 무산됐습니다.

이번 회의 의장인 도 훙 비엣 유엔주재 베트남 대사는 이날 최종 본회의에서 전날 밤 배포된 결과 문서 4번째 수정 초안(CRP.2/Rev.4)에 대해 "회의가 실질적 합의에 도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문서를 채택 표결에 부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실질적 합의 문서 채택은 최종 결렬됐고, 절차적 보고서(CRP.3)만 채택됐습니다.

[녹취: 도 훙 비엣 NPT 평가회의 의장]

"Distinguished delegates, to my deep regret, this conference was not able to reach consensus. The threat posed by nuclear weapons is a collective one, and it demands a collective response."

"각국 대표 여러분, 이 회의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핵무기가 제기하는 위협은 집단적인 것이며, 집단적 대응을 요구합니다."

NPT 평가회의는 만장일치제를 채택하고 있어 191개 회원국 전원이 찬성해야 최종 문서가 채택됩니다.

앞서 2015년 제9차 평가회의에서는 중동 비핵지대 설립 문제를 놓고 회원국들 간의 이견으로 최종 선언문 채택이 무산됐습니다.

2022년 제10차 평가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주변 군사 활동을 지적한 최종 선언문 초안에 반대하면서 합의가 결렬됐습니다.

당초 이번 회의에서 채택이 추진된 결과, 문서 초안에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지지가 담겼습니다.

초안은 "북한이 NPT에 의거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음을 상기시키며, 북한이 NPT 및 IAEA 안전조치 체제로 조속히 복귀해 이를 전면적으로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모든 관련 당사국이 대화 재개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회의에 참여한 각국은 회의 전반에 걸쳐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을 강력히 비판하며 글로벌 비확산 체제 수호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미국을 대표해 참석한 크리스토퍼 여 국무부 군비통제·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개막 직후 진행된 일반토의에서 "북한은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이는 핵 비확산이라는 NPT의 핵심 목표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핵무기 보유가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들의 도발은 NPT의 온전성을 중시하는 모든 이들에게 우려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여전히 열려 있다는 입장도 유지했습니다.

미국은 또 한국·일본과 함께 지난 5일 공동 실무 보고서를 제출해 최종 선언문에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 표명과 핵보유국 지위 불인정, NPT 복귀 촉구 등을 포함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7일 제1위원회에 영국, 프랑스와 공동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즉각 포기해야 하며, NPT 체제 아래서 핵보유국 지위나 어떠한 특별한 지위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도 이번 회의에서 북한 핵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했습니다.

개막 첫날 일반토의에서 정연두 한국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은 북핵 문제가 NPT의 완결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현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4일 제2위원회 회의에서 한국 대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NPT의 신뢰성과 통합성에 대한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며 "국제사회는 NPT 체제를 악용하는 북한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과의 모든 불법 군사 협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럽연합과 주요 유럽 국가들도 5일 제2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한목소리로 비판했습니다.

EU 대표는 "북한은 NPT 체제하에서 핵보유국 지위나 어떠한 특별한 지위도 절대 인정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독일은 회의 초반 제1위원회에서 "북한의 핵 확산 위기는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4일 제2위원회 회의에서 "평양과의 협력은 국제적 약속을 전적으로 준수하며 진행되고 있고 NPT에서 논의되는 주제들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서방 국가들과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대표는 즉각 반박에 나서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협력이 유엔 헌장과 관련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7일 김성 유엔 주재 대사 명의 담화를 관영 매체를 통해 발표하고 "북한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NPT에 구속되지 않는다"며 핵보유국 지위를 거듭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으나 2003년 최종 탈퇴를 선언한 이후 NPT 체제 밖에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 개발하며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6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다음 NPT 평가회의는 오는 2031년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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