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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북한, 사형제도 확대해 주민 통제와 생존 위협”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시위에서 한 탈북자가 공개 사형집행 그림을 들고 있다. (자료사진)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시위에서 한 탈북자가 공개 사형집행 그림을 들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유엔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당국의 심각한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최근 사형 대상 범죄를 대폭 늘리고 외국 문화 접촉이나 일상적인 경제 활동까지 사형으로 처벌하며 주민 통제와 공포 정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북한이 일상적인 생존을 위한 활동과 외국 문화의 영향, 그리고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마저 범죄로 규정하며 사형 처벌 범위를 공격적으로 확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가 13일 공개한 살몬 보고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사형제도를 사회적, 정치적, 그리고 이념적 통제를 위한 광범위한 도구로 변질시켰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은 2015년 이후 몇 차례에 걸쳐 형법을 개정해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를 기존 8개에서 16개로 늘렸으며, 반국가 선전선동, 무기 제조, 폭발물 보관 등에 대해서도 사형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형법 이외에도 북한 당국은 2020년에서 2023년 사이에 일련의 단독 법률들을 제정하거나 개정해 사소하거나 비폭력적인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사형을 규정했습니다.

이러한 법률 규정에 따라 외국 영상물을 유포하거나, 심각한 물가 상승 등 경제난 속에 승인되지 않은 경제 활동을 하고, 또 남한식 말투나 문체를 사용하거나 비상 방역 조치를 위반하는 행위 모두 총살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또 보고서에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ICCPR) 등 국제인권법에 따르면 생명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이며, 통상 사형은 고의적 살인과 관련된 ‘가장 무거운 범죄’에만 엄격히 제한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새로 도입한 사형 대상 범죄 가운데 고의적 살인에 해당하는 것은 없으며, 따라서 이들 법에 따라 집행되는 사형은 불법적이고 자의적인 생명 박탈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새로운 사형 대상 범죄를 추가하는 것은 국제규약(ICCPR) 비준 이후 비사형 범죄를 사형 범죄로 소급해 바꾸는 것을 금지하는 국제법상 소급적용 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밝혔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또 이러한 법률의 적용 과정에서 기본적인 적법 절차 보장이 결여돼 있으며, 재판은 강요된 진술에 의존하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 내 증언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주민들과 학생들에게 극심한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된 공개 처벌 사례들을 기록해 왔으며, 유엔은 이러한 행위가 고문과 잔혹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를 금지하는 규정과 본질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국경과 경제 규제에 대한 당국의 강압적인 단속으로 인해 여성들이 불균형적인 피해를 보고 있으며, 탈북 후 강제 송환된 여성들의 경우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살몬 보고관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활동이나 소규모 상업 시설을 운영했다는 이유로 재판 당일 판결과 함께 사형이 집행된 인신매매 피해자 등 취약 계층 여성들의 실증적인 사례들을 조명했습니다.

아울러 살몬 보고관은 보고서에서 사법적 우려에 더해 고문, 강제 노동, 영양실조, 그리고 의료 방치 등으로 인해 구금 시설 내에서 발생하는 다수의 예방 가능한 사망 사례들을 지적하며, 국가 통제 시설 내에서 자행되는 시스템적인 생명권 침해 실태를 상세히 기술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그러면서 북한 당국에 즉각적인 사형 집행 유예를 선언하고, 확장된 사형 관련 법률을 철회하며, 형사 사법과 구금 제도를 국제법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혁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살몬 보고관은 외교와 안보적 측면의 국가적 위험도 강조하며, 북한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분쟁 지역에 약 14,000명의 군사 인력을 파병했고, 보도에 따르면 2천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4천명이 부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그러면서 언론 매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생포된 병사들의 신원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이는 전쟁포로를 공공의 노출로부터 보호하는 국제인도법 기준을 위반하는 것이자 북한에 남아 있는 그들의 가족에게 심각한 보복 위험을 가하는 행위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 9월 14일 유엔총회에 제출됐으며, 이후 불거진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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