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필레이 전 유엔인권최고대표가 202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북한의 조직적인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 조사를 촉구했던 그의 활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필레이 전 특별대표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자행되는 고문과 처형, 성폭력, 강제노동, 집단처벌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국제사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5만~20만 명…실태 파악 한계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규모를 둘러싼 추정치는 조사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외부 조사관들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는 데다 각 기관마다 조사 대상과 정보 수집 방식이 달라 정확한 수감자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14호, 16호, 18호, 25호 등 4곳의 정치범수용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감자는 5만3천 명에서 6만5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8일 발표한 인권매매 실태보고서에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는 약 8만 명에서 20만 명이 수감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범죄 혐의에 대한 공정한 재판이나 적법한 절차 없이 수감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회장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수감자 규모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회장은 지난 7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약 10년 전까지 수감자 수를 12만 명 정도로 추산했지만 지금은 약 20만 명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재판 없는 구금·강제노동…주민 통제 위한 공포의 수단”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자행되는 심각한 인권 침해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의 신희석 위원은 지난 7일 VOA에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재판 없는 구금과 사실상의 종신 강제노동, 연좌제를 꼽았습니다.
신 위원은 “정치범으로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지면 재판도 없이 사실상 종신형에 해당하는 강제노동에 처해지고 가족들 역시 연좌제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정치범으로 체포되면 가족들에게 생사나 수감 장소조차 통보되지 않으며, 이를 알아보려는 사람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 위원은 정치범수용소가 수감자에 대한 처벌을 넘어 북한 주민 전체를 통제하는 공포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역시 지난 2014년 발간한 최종보고서에서 정치범수용소와 공개처형 등을 주민들을 복종시키기 위한 극단적인 공포 수단으로 지목했습니다.
스칼라튜 회장은 김정은 집권 이후 숙청과 국경 통제 강화, 외부 정보 차단 등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책임자 처벌위해 증거 확보해야”
미국은 지난 2024년 11월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진행된 북한 인권에 대한 네 번째 보편적 정례검토(UPR) 심사에서 북한이 정치범수용소를 즉각 해체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부당하게 구금된 정치범을 석방하며, 공정한 재판과 기타 보호를 보장하는 등 자의적 구금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를 규명하고 향후 책임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관련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의 신희석 위원은 수용소의 지휘·보고 체계와 내부 규정, 당국자들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책임규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칼라튜 회장은 국제사회의 조사와 압박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외부 정보 접근을 확대하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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