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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달라진 미북 협상 환경…북핵 위협 감소·억지력 병행해야”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하기 위해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하기 위해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실제 정상회담을 위한 협상 환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은 지난 1, 2차 미북 정상회담 당시와는 크게 달라졌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기존의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북한, 핵 고도화... 북중러 관계 강화

이같은 견해에는 그동안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대폭 확대했고, 러시아와 긴밀한 군사, 경제 협력관계를 구축했으며, 중국과의 교역도 회복했다는 점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은 이제 제재 완화나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

“I can't remember the last time I heard anybody in North Korea talk about sanctions easing because North Korea is that-that's not a top priority for them anymore…”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에서 제재 완화를 이야기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며 “제재 완화는 이제 북한의 최우선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과거 미국이 북한을 협상으로 유도하는 수단이자 지렛대로 활용했던 제재가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지금이야말로 북한과 협상 재개가 시급한 때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

“I think President Trump realizes that it is urgent to resume diplomacy with North Korea. At some level, its nuclear missile program has become more dangerous…”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더 위험해졌고, 김정은과 푸틴의 관계는 강화됐으며, 북한은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그러면서 “이를 막기 위해 대통령이 외교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현재 실무급에서 이를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현실적 북핵 위협 감소 방안 추구’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며 비핵화를 더 이상 협상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북한의 핵 위협을 우선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지난 4월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에서 ‘콜드 평화’(cold peace)로 북한 핵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 석좌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 석좌

차 석좌는 “관계 정상화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오판과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열린 대화를 우선시하는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콜드 평화’라고 규정했습니다.

차 석좌는 “비핵화 목표를 포기해서는 안 되지만, 정책 결정자들은 이제 비핵화가 먼 장래의 목표가 됐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모든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대신, 북한과 군비통제 합의, 핵실험과 미사일 생산 제한, 위기관리 체계 구축, 핵무기와 핵기술의 제3국 이전 금지 등에 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협상 초기 비핵화 목표 고수’

하지만 이런 견해와는 반대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협상 처음부터 비핵화 목표를 견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합니다.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

“We have to go in asking for denuclearization. This nuclear weapons program has to stop. Where we will go from the opening position, I don't know. But expanding this program further is just so dangerous…”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협상에 들어갈 때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해야 한다”며 “협상이 어디까지 나아갈지는 알 수 없지만, 핵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하도록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협상 초기에 북한에 모든 미사일 시험 중단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비핵화가 달성가능한 목표로서는 불가능해졌을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전략과 목표라는 측면에서 볼 때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은 중대하고 위험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핵동결을 공식 의제로 삼는데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과 군비통제를 논의한다면, 사실상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셈”이며 “핵 동결과 같은 접근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포괄적 대북 전략 유지해야

전문가들은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외교는 물론 군사 억지력과 제재를 포함한 포괄적 전략을 추구하면서 일방적인 양보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 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 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 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미국은 계속 대화를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 재단 선임연구원

“Right now there's a lot less optimism amongst Korea watchers that we'll be able to achieve a success with North Korea. That doesn't mean we we don't keep trying, and but it's always been sort of the strategy that should be pursued is a comprehensive…”

클링너 연구원은 “국가가 가진 모든 수단을 활용하는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제재와 외교는 물론 군사적 억지력을 비롯한 여러 수단을 함께 활용해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은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이 낮더라도 계속 대화에 열린 입장을 유지해야 하며, 동시에 억지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연합훈련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고, 높은 수준의 군사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미국과 한국의 핵협의그룹(NCG)를 통한 협의, B-52 전략폭격기 전개,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의 방문 등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If it's their will not to denuclearize, then we have to work with the North Korea that we have. And I would say our policy has not been a failure; it's been a success in that we have deterred North Korea's aggressive military action…”

사일러 전 국가정보분석관은 “북한의 의지가 비핵화를 하지 않는 것이라면, 우리는 현재 존재하는 그대로의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며 “북한의 핵무기가 늘어났음에도 북한의 공격적인 군사행동을 억제해 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성공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을 유지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것을 끝까지 거부할지 우리가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억지력은 통제할 수 있고 바로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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